국토교통부는 30일 오후 원희룡 장관 주재로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사무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현장 관계자와 입주예정자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간담회에는 한국주택협회·현대건설 등 건설업계 관계자와 입주예정자가 참석했다.
대한건설협회 조사 결과 46개 건설사, 전국 985개 현장 중 577개(59%) 현장에서 레미콘 타설이 중단됐다. 한국주택협회에 따르면 주택건설 현장의 경우 전국적으로 200개 현장에서 공사가 중단됐고 이번 주 중 128개 현장의 추가적인 공사 중단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둔촌주공 현장소장은 "현재 골조공사가 진행 중으로 지난 25일부터 레미콘 공급이 중단됨에 따라 철근·형틀 작업만 일부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레미콘 타설 중단이 장기화되면 공사가 전면 중단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원희룡 장관은 "정부는 시멘트 운송자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여 운송업체 등을 통해 업무 복귀를 요청하고 있다"며 "오늘도 많은 운송자가 시멘트 수송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내일까지 명령서가 차질 없이 송달된다면 물류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건설현장도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는 화물연대의 운송방해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시멘트 운송자 여러분의 조속한 업무 복귀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오후 2시 세종 정부청사에서 총파업 이후 국토부와 화물연대의 두 번째 교섭이 진행했으나 40분 만에 결렬됐다. 정부는 안전운임제를 3년 연장하되 품목 확대는 안 된다는 입장이지만,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를 영구화하고 품목을 확대하라고 요구했다. 국토부는 안전운임제 3년 연장을 추진하고, 국회에서 입법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화물연대의 요구안을 정부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구헌상 국토부 물류정책관은 "안전운임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면서 "화물연대가 국가 경제·국민을 볼모로 집단 운송 거부를 해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조속히 업무에 복귀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태영 화물연대 수석부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와 국토부는 대화의 의지가 전혀 없다"며 "진정성 있는 협상안을 갖고 나왔으나 협상 불가하다는 정부 이야기에 대화를 이어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화물연대 측은 "업무개시를 해야 할 곳은 무책임하게 일하지 않는 정부와 국회"라며 "정부와 여당은 화물노동자의 기본권을 볼모로 잡은 업무개시명령을 즉각 철회하고 화물연대와 진정성 있는 대화에 임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박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onp7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