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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안전공단, 한수원 등 공기업 패소할 게 뻔한데 ‘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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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안전공단, 한수원 등 공기업 패소할 게 뻔한데 ‘항소’

통상임금 소송에 법정지연이자만 수백억원 ‘펑펑’

교통안전공단 등 공기업이 통상임금 소송에서 항소하며 수억원에 달하는 이자를 지급해야할 형편이다.  이미지 확대보기
교통안전공단 등 공기업이 통상임금 소송에서 항소하며 수억원에 달하는 이자를 지급해야할 형편이다.
[글로벌이코노믹 오소영 기자] 공기업들이 통상임금 소송에서 패소와 항소를 반복하고 있다. 특히 대법원의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소송에서 질 게 뻔히 보이는 가운데 공기업들이 잇따라 항소에 나서며 법정지연이자에 따른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공기업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2013년 12월 '갑을오토텍 판결'을 통해 소정근로에 대해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면 통상임금 해당된다고 명시했다. 통상임금이란 근로자가 통상적으로 지급받는 임금으로서 연장근로 등 법정수당 산정의 기준이 되는 임금개념이다.

이와 함께 대법원은 상여금 소급분에 대해서 추가임금 청구를 제한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특히 대법원이 통상임금에 대해 기준을 제시한 후 공기업은 관련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하고 있다.

실제로 ’ 근로자(1130여명)은 지난 2014년 식대와 교통비, 정기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3년 치 임금(2011~2013년)을 재산정 해달라고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교통안전공단은 지난 2015년 1심에서 패소해 법정 지연이자 5억90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교통안전공단은 1심 판결 가운데 회사가 지급해야할 정기상여금 52억원이 과도하게 계산됐다며 항소했다. 하지만 2015년 2심 판결에서 역시 패소해 4억원이 넘는 법정지연이자를 물어야 한다.

소송이 진행될 때마다 수억원의 이자를 내야 할 형편이지만 교통안전공단은 현재 3심을 준비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한국수력원자력공사와 발전사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2012년부터 시작된 발전노조와 발전사 간의 통상임금 소송 역시 발전사가 1·2심 패소한 가운데 현재 3심이 진행 중에 있다. 앞서 발전 공기업 연합노조인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발전노조)은 정기상여금과 장려금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4년 치의 임금(2009~2012년)을 다시 정산해 달라며 회사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었다.

법원은 2015년 1심 판결에서 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소송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민사 40부는 2009년 12월 16일 이후의 정기상여금의 경우 통상임금에 해당된다고 판결했다. 장려금과 건강관리비 등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봤다. 해당 소송으로 발전사들은 24억원의 법정이자를 지급해야 했다.

발전사들은 항소 시 눈덩이처럼 불어날 소송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법원의 판결을 수용했다. 다만 이와 별개로 여전히 임금 산정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보고 항소를 제기했으나 2심 역시 패소했다. 현재 발전사들은 3심을 진행하고 있다.

발전사 관계자는 항소 이유에 대해 “노조가 문제 삼는 임금은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이 있기 전 노사가 합의한 사항이라 문제가 없다고 본다”라고 답했다. 이어 “발전사들이 수억원의 법정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워 1심 판결을 수용하긴 했으나 회사가 3심에서 승소하면 이미 받은 임금을 돌려주기로 근로자들에게 약속을 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한국수력원자력도 패소와 항소를 반복하고 있다. 회사는 2013년 정기상여금과 내부평가급 등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해달라는 소송에 휘말렸다. 지난 2월 판결에서 한수원이 패소하고 현재 항소심을 제기한 상태이다. 한수원이 지급해야 할 법정이자는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서부발전 역시 개별 노조가 소송을 제기해 1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한전KPS는 이달 27일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한편 KDB 산업은행은 노사 간 마찰을 피하고자 항소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산은 노조는 정기상여금과 수당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달라고 사측을 상대로 소송, 지난 1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노조의 편을 들어줬다. 산은은 통상임금 소송에 참여한 2600여명 직원을 대상으로 2014년부터 2년여간 미지급 금액을 지불했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