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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중흥그룹 색채 짙어지는 대우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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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중흥그룹 색채 짙어지는 대우건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대우건설에 '새 주인' 중흥그룹의 색채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대우건설은 이달 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사위인 김보현 대우건설 총괄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군 출신인 김보현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은 지난해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 불승인 통보를 받아 무산된 이후 두 번째 도전이다.
중흥그룹 3세들은 이미 지난해 줄줄이 대우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2023년을 대우건설의 새로운 50년을 위한 원년으로 삼겠다며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경영 시스템'을 강조했지만 가족경영에 더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인수로 정창선 회장의 목표인 재계 순위 20위 입성에 성공했다. 지방 중견 건설사에서 몸집은 확실하게 키운 셈이다. 그러나 화합보다 승계에 초점을 맞춘 기업 운영에 인수 당시 밝힌 건설 분야 최고의 인재들이 몰려드는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정 회장의 꿈은 점점 멀어지는 듯하다.

정 회장의 '사위 사랑'이 결실을 본다면 대우건설은 정통 대우건설맨 백정완 사장과 함께 중흥그룹 혈연 김보현 부사장 경영 체제로 본격적으로 들어선다. 정창선 회장이 꾸리는 새 인력들이 어떤 결과를 내든 건설업계의 오랜 이야깃거리로 남게 될 것은 확실해 보인다.

지난해 대우건설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었다면 올해는 위축된 국내 주택사업을 대신할 해외사업 수주 확대다. 첫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ESG위원회를 출범시킨 것처럼, 정원주 부회장의 해외 사업지 방문 등에 기대기보다 글로벌 건설사로 거듭나기 위한 전문 시스템 구축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리더의 능력은 인재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서 판가름 난다. 최고의 인재가 몰려오더라도 적재적소에 배치하지 못한다면 제 역량을 발휘할 수 없음을 되새겨야 할 때다.

산업2부 박상훈 기자
산업2부 박상훈 기자


박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onp7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