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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우리사주제도 개선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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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우리사주제도 개선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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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증권부 부장 정준범
지난해 강세장에서 기업공개를 실시한 기업의 우리사주 보호예수 기간이 속속 만료되면서 주가에 따른 임직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주식을 처분할 수 있는 기회가 왔지만 손실을 보고 있어 의도치 않은 장기 투자를 하는 직원들이 있는 반면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높은 평가 차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직원들도 있기 때문이다.

공모주 청약이 인기를 끌면서 상장을 앞둔 기업 직원들은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주식을 많이 살 기회가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하지만 위험 자산 주식에 대해 최소 1년동안 재산권 행사가 어렵다는 점도 제도 보완이 필요한 사안이다.

우리사주제도란 근로자들에게 자사주를 취득하게 하는 제도다. 근로자가 우리사주조합을 설립해 자기회사의 주식을 취득, 보유하는 제도이다. 이 제도는 근로자 재산형성, 기업생산성 향상 및 협력적 노사관계 등을 목적으로 한다. 미국·영국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이러한 목적을 위해 널리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최근 1년 동안 급변하면서 근로자 재산 형성이라는 제도 도입 취지와 다른 결과들이 쏟아지고 있다.

먼저, 지난해 상장한 크래프톤의 경우 지난달 20일부로 우리사주 보호예수가 해제됐다. 크래프톤 우리사주조합은 총 35만1525주를 공모가 49만8000원에 배정받아 임직원 1인당 약 278주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8일 종가를 살펴보면 공모가 대비 53% 하락한 23만7000원으로 우리사주 조합원 1인당 약 7300만원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이 2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해 우리사주 손실을 막으려고 노력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크래프톤의 경우 지난 1월 주가가 처음으로 공모가 대비 40% 이상 하락해 청산 기준가 아래로 내려가자 대출 받은 직원을 위해 추가 담보를 제공하기도 했다. 대출 약관 상 주가 하락으로 담보 비율을 유지하지 못하면 주식이 반대 매매 위기에 놓이기 때문에 담보를 추가로 납부하거나 대출금 상환으로 담보 부족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 임직원도 우리사주 보유분에 대한 평가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8일 우리사주 보호예수가 끝났다. 하지만 이달 8일 종가 2만5000원은 공모가 3만9000원 대비 35%나 떨어진 상황이다. 카카오뱅크는 상장 당시 우리사주조합에 전체 공모 물량의 19.5%를 배정했다. 이 종목 역시 주가가 공모가 대비 크게 하락하면서 평가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8월 6일 상장한 카뱅은 상장 약 2주 후인 같은 달 18일 장중 9만4400원까지 올라 최고가를 찍었지만 이후 성장주가 퇴조하면서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갔다.

앞서 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가 상장 1년만에 주가하락으로 큰 손실을 본 것과 달리 현대중공업은 주가 상승의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조선업종의 강세 속 지난해 9월 17일 코스피에 상장한 현대중공업의 우리사주는 보호예수 해제를 오히려 기다리는 분위기다. 현대중공업은 8일 종가 12만7000원으로 공모가 6만원 보다 111%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상장 당시 직원은 1만2608명으로, 이들에게 총 360만주를 우리사주로 배정했다. 회사 측은 균등배분과 연차에 따른 차등 배정이 동시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평균 285주를 청약했다고 가정하면 1인당 평가이익은 1900만원 수준이다.

조선주는 지난달부터 진행된 베어마켓 랠리(하락장 속 강세)에서 주도주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이차전지·방산·원자력)으로 꼽히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최근 유럽이 에너지 위기를 빌미로 경기 침체에 들어갈 것이란 우려로 베어마켓 랠리가 일단락하고 글로벌 증시가 침체해도 조선주만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 대형 종목 외에도 다른 신규 상장 종목들도 종목 별 희비가 엇갈리기는 마찬가지다. 근로자 재산 형성을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우리사주제도가 상황에 따라 근로자의 재산 손실을 초래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현실성 있는 다양한 제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key@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