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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플랫폼 자율규제...심판이 경기 뛰는 기현상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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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플랫폼 자율규제...심판이 경기 뛰는 기현상 막아야

지난달 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디지털 플랫폼 자율기구 관련 법제도 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디지털 플랫폼 자율기구 법제도 전담팀(TF)' 발족회의를 열었다. 정부가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법적 규제의 대안으로 민간 중심의 자율규제를 추진하기로 한 데 따른 움직임이다.

자율규제는 네이버, 쿠팡 등 플랫폼 사업자들과 중소상공인들이 '자율규제위원회' 등 논의기구를 통해 자율규제안을 만들면 정부 각 부처가 이를 지원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IT)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 산업은 규모와 영역을 확장하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커머스만 하더라도 2013년 38조원에 불과했던 시장 규모는 지난해 193조원으로 집계돼 십 년도 되지 않는 기간에 다섯 배 가까이 성장했다. 지난 몇 년 새에는 당근마켓과 같은 지역 기반 거래, 영세 업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던 인테리어 시공, 심부름 대행 등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영역에서도 플랫폼화가 이뤄지고 있다.

산업 성장에 따라 갈등과 대립도 생겨나고 있다. 배달앱 운영사들이 요금체계를 개편하면서 입점 음식점주들이 수수료 부담이 과도하다며 일부 점주들이 배달앱 사용 중단을 선언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소업체들은 불공정한 계약이라도 울며 겨자먹기로 따를 수 밖에 없다. 이는 앞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등 법률 규제가 추진됐던 배경이기도 하다.

플랫폼 산업은 운영사, 소비자, 입점업체 등 다양한 이들의 이해관계가 다층적으로 얽혀있고, 기술적으로 전문화·고도화되는 추세다. 이런 점에서 정부의 자율규제 방침은 일견 합리적이다. 하지만 법적 강제성이 없다는 점에서 플랫폼 기업들이 심판과 선수 두 가지 역할을 하면서 경기규칙을 제멋대로 바꿀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자율규제 논의는 이제 막 발걸음을 뗀 단계다. 합리적인 논의를 통해 플랫폼 자율규제가 산업의 혁신과 성장, 중소상공인과의 상생 모두를 실현할 수 있는 제도로 안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도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bh75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