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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중국 배터리 성장과 우리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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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중국 배터리 성장과 우리 과제

산업부 소미연 기자
산업부 소미연 기자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상당하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발표한 올해 1~4월 점유율에서 10위권 순위에 포함된 6곳이 모두 중국 기업이다. 이들의 점유율을 합하면 55.3%로, 시장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 같은 흐름을 주도하는 기업은 CATL(33.7%)이다.

같은 조사에서 LG에너지솔루션(14.9%), SK온(7.0%), 삼성SDI(4.0%)는 총합 25.9%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국내 배터리 3사가 뭉쳐도 CATL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럼에도 3사는 위축되지 않았다. K배터리의 기술력이 월등하다는 판단에서다. 중국 기업들의 점유율은 저가 공세, 내수시장을 장악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경쟁은 지금부터다. CATL이 지금과는 180도 다른 전략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리튬·인산·철(LFP)을 함유한 각형 배터리 생산에 주력해온 것과 달리, 앞으로는 니켈·코발트·망간(NCM)을 양극재로 쓰는 삼원계와 원통형 배터리 양산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기아차 신형 '니로EV'에 공급될 배터리가 그 신호탄이다. CATL로선 한국 시장 진출의 물꼬를 튼 셈이다.

삼원계 배터리는 국내 기업 3사가 평정해온 분야다. 기술의 고도화, 모양의 다양화로 중국 기업들과 선을 그어왔다. 하지만 CATL의 이번 도전은 안방까지 내줘야 할 만큼 위협적이다. 기아차 측은 CATL을 배터리 공급사로 선택한 데 대해 내부 품질 기준 충족, 공급선 다변화로 설명했다.

CATL의 공세는 국내 기업 3사의 전략 변화가 필요하다는 방증이다.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점을 앞당겨 기술 격차를 벌이거나 북미 및 유럽 시장 내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하는 것 외에 중국 시장을 겨냥한 획기적인 방안이 논의돼야 할 때다. 여기에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중국 기업들의 급성장 배경에는 정부의 예산과 정책 지원이 있었다는 게 국내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소미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nk254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