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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발 아래서 일어나는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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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발 아래서 일어나는 혁신

조고각하(照顧脚下). 불교에서 유래된 성어로 '자기 발 아래를 잘 살피라'는 뜻이다. 사찰 경내에서 신발을 신고 벗을 때에도 심심치 않게 이 성어를 마주하게 된다. 이 때는 '신발을 가지런히 정리하시오'라는 메시지일 것이다.

기자의 외할머니는 도둑이 집에 들면 신발장부터 살핀다 하셨다. 이유는 이렇다. 신발이 어지럽게 널부러져 있는 집은 집안의 다른 물건들도 잘 정돈되지 않았을 것이고 도둑이 물건을 집어가도 집주인이 쉽게 눈치채지 못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따금 집 청소를 할 때 할머니의 말씀이 떠오른다. 가지런히 정리된 신발을 보면 늘 이렇게 정갈한 상태를 유지하겠다고 결심하지만 며칠 가지 못해 우범(虞犯)의 현관으로 되돌아가곤 한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의 저자 제임스 클레어는 고교 시절 촉망받는 야구선수였지만 큰 사고를 당해 걸을 수조차 없게 됐다. 그는 절망 대신 당장 할 수 있는 일들이라도 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 후 매일 걷기 연습을 해서 6개월 만에 운동을 할 수 있게 됐고 6년 후에는 대학 최고 선수가 됐다. 그는 위대한 성취를 이루기 위해서는 이를 위한 작고 사소한 습관들을 시스템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CJ대한통운은 작은 변화를 통해 큰 성과나 효율을 낼 수 있는 '넛지형 기술혁신' 방안을 공개했다. 자사 택배허브에 자율주행 운송로봇 AMR을 추가 도입해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인 이형택배 분류에 투입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AI 분류시스템, 지능형 스캐너, 첨단 자동 컨베이어 등 자동화 시스템으로 택배 허브터미널의 추가 업그레이드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은 '혁신기술기업'으로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물류산업이 노동집약·경험집약 구조에서 디지털집약 구조로 급변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이커머스·택배 플랫폼 확장, 로봇·AI·데이터 중심의 첨단기술 확보, 최고인재 확보와 조직문화 혁신 등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급변하는 물류환경에 대처하는 CJ대한통운의 발걸음은 바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난 90년 동안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아 성장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AMR 도입과 같은 작은 혁신의 발걸음들이 모여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도약하는 CJ대한통운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도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bh75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