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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신병은 왜 독도법을 배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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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신병은 왜 독도법을 배웠나

문현웅 THE PL:LAB INSIGHT 기획 및 운영 총괄
문현웅 THE PL:LAB INSIGHT 기획 및 운영 총괄
대한민국 육군을 대표하는 훈련 중 하나로 '과학화전투훈련'이라는 것이 있다. 마일즈(MILES) 등 첨단 장비를 활용해 조성해 둔, 실제 전장과 유사한 환경 속에서 진행하는 전술 훈련이다. 필자가 참여했던 2010년만 해도 이미 실전을 방불케 하는 박력을 느낄 수 있었으니, 12년이 지난 지금은 분명 실제 전쟁에 한층 더 가까울 것이다.

요즘도 그러는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예전엔 이 훈련에 투입되는 부대는 구성원 모두가 미리 독도법과 화력지원요청, 무전기 사용 요령 등을 숙지하고선 전장에 투입됐다. 행정병이나 취사병은 물론 갓 전입한 신병도 예외가 없었다.

군 경험이 짧거나 전투 기술 숙달이 덜된 병사에게도, 일반적으론 최소 분대장급 이상이나 돼야 익힐 법한 기술을 가르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할 필요가 무엇인지는 싸움터에서 총성이 울리는 순간 깨달을 수 있었다. 교전 직후부터 지휘관이나 지휘자를 잃는 부대가 속출했다. 어둠 속에서 급히 이동하던 중 대오에서 떨어져 길을 잃는 병사도 흔했다. 그러나 군인 된 몸으로 이끌어 주는 이가 없다고 해서 전투를 멈출 순 없는 노릇이었다. 계급이 낮은 병사라도 부득이하게 통솔을 맡거나 판단을 내려야 할 상황이 빈발했다는 것이다.

아마도 준비가 건실했던 덕이 아니었을까. 속한 부대의 지휘 체계가 무너진 이후로도 세운 전공이 훌륭했던 용사는 상당수 존재했다. 분대원을 잃고 홀로 후퇴하던 병사가 멀리서 움직이는 적군 무리를 발견하고 본부에 무전 보고를 올렸다거나, 이등병이 화력지원을 유도해 방어진지를 타격했다는 등의 무용담이 상황 종료 이후 수두룩하게 쏟아져 나왔다.
이처럼 말단까지 지휘관급의 소양을 미리 습득할 필요는, 비단 전장에 선 군인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직장인 역시 새내기 시절부터 리더십을 함양해 둘 필요가 비슷한 맥락에서 지대하다. 연차나 경험이 부족한 때에도 조직 내부의 사정에 따라 불가피하게 지휘권을 넘겨받는 경우는 의외로 드물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나 스타트업은 곳곳에서 할거하고 대기업은 젊고 유망한 직원에게 기회를 넉넉히 주는 여파로, 그 누구라도 이른 나이에 중역을 맡을 수 있게 된 요즘 같은 시대엔 더욱이나 그러하다.

인사·교육 전문 월간지인 HR Insight가 지난해 5월쯤 인사담당자 237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사내에서 새로 팀장 발령을 받은 직원의 연령대는 70%가 '40세 이하'였다. 전체 신규 팀장 중 27%가 31~35세였으며, 30세 이하도 3%나 있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2020년 4월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도 대졸 신입사원 평균 나이는 30.9세에 달했으니, 리더 자리를 맡을 가능성은 사실상 입사하는 순간부터 언제고 존재하는 셈이다.

저연차 때부터 리더십을 도야하는 것은 생존을 위한 처세이기도 하다. 평생교육전문기업 휴넷이 2020년 3월 팀장급 직장인 180명에게 지위에 비해 역량이 부족하다 느껴 퇴사를 고려한 적이 있는지를 물었을 때, 무려 60%가 '그렇다'는 답변을 했다. 중책을 떠안은 때에 합당한 준비가 없다면 몸담은 조직에 폐를 끼치고 실망을 안기는 것은 물론, 개인의 직장 생활이나 커리어에도 상당한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춘추시대에 진나라 도공을 섬기던 사마위강이 이르길, "편안할때 위기를 생각하며, 생각한 즉슨 대비가 있어야 하며, 방비를 갖추면 곧 염려가 사라진다"고 했다. 발 빠르게 리더십을 숙지해 둔 직장인 역시 무리를 이끄는 위치에 예고 없이 서더라도 동요와 근심이 없을 것이다. 이는 곧 사회에 발을 갓 들인 초년병일지라도 일찍이 리더십에 관심을 기울이며 학습을 해야 하는 이유다.

※ 해당 글은 작성자의 소속사와는 무관한 의견임을 밝힙니다.


문현웅 THE PL:LAB INSIGHT 기획 및 운영 총괄·전 조선일보 기자(플랜비디자인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