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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4공장 준공 앞당기나?…삼성重에 납기 단축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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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4공장 준공 앞당기나?…삼성重에 납기 단축 요청

삼성重 회사 소개서에 언급, 공기 일정 그대로이거나 단축 신호
완공 시기 비공개지만 약 2년 걸려, 2025년은 2나노 양산 계획

삼성중공업이 공사에 참여하고 있는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중공업이 공사에 참여하고 있는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반도체 업황 악화로 주요 기업들이 감산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차세대 반도체 공장인 평택 4라인(P4) 준공 시기를 앞당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의 조선‧해양 계열사인 삼성중공업은 최근 발표한 ‘회사 소개 자료’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건설공사 참여 건과 관련, “평택공장 건설은 최근 반도체 수급난으로 공장 건설 납기 단축 요구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사는 조선‧해양 플랜트 수행 경험으로 축적한 자동 용접 기술과 외부 작업장에서 제작한 모듈을 현장에서 조립 및 탑재하는 모듈 공법으로 공장 건설 납기 단축에 기여가 가능함을 인정받아 반도체 공장 건설 수주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매월 새로운 내용을 업데이트해 홈페이지를 통해 회사 소개 자료를 투자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평택 반도체 공장 건설 공사 관련 내용은 지난 2022년 1월호부터 실렸다. 또한 ‘공장 건설 납기 단축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내용은 이때부터 기재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시황이 바뀌면서 반도체 기업들이 연이어 생산을 줄이고, 공장 생산 투자 규모를 줄이거나 시기를 연기한다고 발표했을 때 삼성전자는 감산 논의는 없었다고 강조했고, 투자도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정황을 제시하진 않았다.

이런 가운데 삼성중공업은 올해 1월에도 여전히 ‘공장 건설 납기 단축 요구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내용을 반복했다. 건설 현장에서 삼성전자의 요청은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공기를 앞당기려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납기 단축 요구는 증가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삼성중공업뿐만 아니라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등 공사에 참여하고 있는 다른 계열사에도 같은 요구를 했을 것으로 추측한다. 이러면 삼성전자의 P4 건설 공사를 일정대로 진행하거나 오히려 단축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P4의 생산 시기와 제품 모두 대외비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P4와 관련해선)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내용”이라고 했다.
다만, 평택 3라인(P3)이 지난 2020년 말 기초 공사에 들어가 지난해 7월부터 가동에 들어간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준비작업에 들어간 P4의 준공 시기는 대략 2024년 말이나 2025년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들어간 3나노미터(nm‧10억분의 1m)에 이어 대만 TSMC를 제치고 가장 먼저 2나노(nm) 미세 공정 양산을 약속한 시기와도 일치한다.

반도체 업황이 이르면 올 하반기쯤 회복세로 돌아서 내년부터 다시 성장기에 진입한다면 삼성전자는 3나노에 이어 2나노에 이르기까지 기술 선점을 통해 경쟁사들과의 기술 초격차 유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P4가 선봉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삼성중공업에도 수주 확대 기대감을 높인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평택 반도체 공장 건설 공사 누계 수주금액이 9762억원을 기록하며 조선·해양 외 부문의 사업 다각화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