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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이후 4대 경제단체장 55명 중 재계 총수는 36명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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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이후 4대 경제단체장 55명 중 재계 총수는 36명 불과

전경련‧대한상의‧경총‧무협 등 전‧현직 회장 집계 결과
경제계 이익 대변 명예직이지만 정권과 마찰 부담 커
두산‧대한상의 등 일부 기업은 특정 단체와 인연 맺어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사진=전경련이미지 확대보기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사진=전경련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차기 회장 선임으로 경제단체 회장의 면면이 주목받고 있다.

전경련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한국무역협회(무협) 등 해방 후 출범한 주요 4대 경제단체의 전‧현직 회장의 수를 집계해 보니 총 55명이었다. 이들 가운데 전문경영인과 공직자 출신을 제외하면 36명(손길승 CJ 회장 대한상의·경총 회장 중복 포함)이었다. 전경련이 11명, 대한상의 14명, 경총 7명, 무협 4명이다.

경제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자리이지만, 총수들은 자리 맡기를 꺼려했다. 기업 이슈를 관철하기 위해 정부와 정치권·노동권 등과 합의를 이루기 위한 마찰과 불화를 각오해야 하고, 자칫 정권의 눈밖에 나면 기업이 화를 면치 못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비상근이라 월급을 못 받는 것은 고사하고 판공비도 없으며, 오히려 회장이기에 단체에 회비나 기부금을 더 많이 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총수들이 각각의 경제단체장에 선출돼 일을 했고, 지금도 활동하고 있으며, 일부 기업은 특정 단체와 인연도 맺고 있다.

전경련, 4대 총수가 회장 맡은 유일한 단체


1961년 8월 16일 설립된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재계 총리’로 불리며, 최근 위상이 많이 약화됐지만 지난 62년간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단체로 자리매김해 왔다. 시대별로 차이는 있지만 현재의 4대 그룹 총수가 모두 회장을 이끈 유일한 단체이기도 하다.

전경련 회장에 이름을 올린 이는 허창수 현 회장(GS 회장)까지 총 14명으로, 이 가운데 총수는 11명이다. 이들은 시대별로 재계를 대표한 인사들이다.

이병철 초대 회장(삼성 창업회장, 이하 취임 당시 직함), 이정림 2~3대 회장(대한유화 회장), 김용완 4~5, 9~12대 회장(경방 회장), 정주영 13~17대 회장(현대 창업회장), 구자경 18대 회장(LG 명예회장), 최종현 21~23대 회장(SK 회장), 김우중 24~25대 회장(대우 회장), 김각중 26~27대 회장(경방 회장), 강신호 29~30대 회장(동아제약 회장), 조석래 31~32대 회장(효성 회장), 33대부터 38대까지 자리를 맡고 있는 허창수 회장 등이다.

홍재선 6~8대 회장(쌍용양회 회장)과 손길승 28대 회장(SK 회장)은 비오너 출신이자 전문경영인으로 전경련 회장을 맡았으며, 유창순 19~20대 회장은 국무총리를 지낸 전경련 역사상 유일한 관료 출신 회장이다.
전경련 내에서는 특정 기업 쏠림 현상은 없었지만, 경방의 김용환 회장과 아들 김각중 회장이 2대에 걸쳐 회장을 맡았으며, SK는 최종현 회장과 손길승 회장 등 오너와 전문경영인 회장이 전경련을 이끌었다. 구자경 회장과 허창수 회장은 범LG가로 묶인다.

삼성은 이병철 회장 이후 이건희 선대회장이 매번 회장 후보로 이름을 올렸으나 모두 고사했다. 대신 이건희 회장은 재계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자신의 집무실인 승지원에 전경련 회장단을 초청해 해결안을 모색하는 등 막후에서 많은 지원을 했다.

대한상의, 두산家 4명 회장 배출


대한상공희의소는 1884년 10월 31일 한성상업회의소로 설립해 내년이면 140주년을 맞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경제단체다.
최태원 대한상공희의소 회장. 사진=대한상의
최태원 대한상공희의소 회장. 사진=대한상의
대한상의가 밝히고 있는 역대 회장은 이중재 초대 회장(경성전기 회장)이 취임한 1954년으로부터 최태원 현 회장(22대~현재)까지 15명이다. 이들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두산그룹이다. 박두병(6~8대)‧정수창(10~12대)‧박용성(17~18대)‧박용만(21~23대) 회장 등 총 4명을 배출했다. 총수 일가에서 2대는 물론 형제간에 걸쳐 회장을 이어받고, 전문경영인 출신이 맡는 등 대한상의의 발전을 위해 많은 공헌을 했다.

전경련 차기 회장 물망에 오르고 있는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의 작은아버지인 김상하 ㈜삼양사 회장은 13대, 14~16대 회장을 했으며, 손길승 CJ 회장은 18~21대 회장을 지냈다.

최태원 회장은 4대 그룹 총수로는 처음으로 대한상의 회장에 올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SK그룹이 태동한 장소인 수원상공회의소가 아닌 서울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 대한상의 회장에 올랐다. 대한상의 회장은 서울상의 회장에 선출된 뒤 자연적으로 맡는다. SK는 수원상의가 배출한 10명의 역대 회장 중 창업회장인 최종건(6~8대), 선대회장 최종현(8~10대), 조종태(12~14대, 선경그룹 부회장), 사촌 형인 최신원(21~22대), 홍지호(23~24대, SKC㈜ 고문) 등 5명이 지냈다.

경총, 이동찬 코오롱 회장 15년 재임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는 1970년 7월 15일 설립된 노사관계를 전문으로 다루는 단체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사진=경총이미지 확대보기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사진=경총
경총 회장은 손길승 현 회장까지 총 7명이 단체를 이끌어왔다. 즉 ▲1대 김용주 전방 회장(1970~1982년) ▲이동찬 코오롱 회장(1982~1997년) ▲김창성 전방 회장(1997~2004년) ▲이수영 OCI 회장(2004~2010년) ▲이희범 STX중공업 회장(2010~2015년) ▲박병원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2015~2018년) ▲손경식 CJ 회장 (2018~현재) 등이다.

경총 회장 임기도 다른 경제단체장과 마찬가지로 2년이지만, 노사문제를 직접 다룬다는 점에서 부담이 큰 탓에 많은 기업이 고사하면서 회장의 임기가 상대적으로 길다. 특히, 이동찬 회장은 경총뿐만 아니라 모든 경제단체장을 통틀어서도 가장 긴 15년 기간을 재임했다. 그의 아들인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은 전경련 차기 회장 물망에 올라 있다.

무협, 총수 출신 회장 4명 그쳐


한국무역협회(이하 무협)는 1946년 7월 31일 설립되어 무역진흥과 민간 통상협력 활동 및 무역 인프라 구축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무협은 경제 5단체 가운데에서도 가장 큰 자산과 경제력을 보유하고 있다.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사진=한국무역협회이미지 확대보기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사진=한국무역협회
역대 회장의 면면을 살펴보면, 구자열 현 회장(㈜LS 의장)을 포함해 19명인데, 현역 기업인으로 회장에 선출된 사람은 1대 박용학 회장(대농그룹 회장)과 22~23대 구평회 회장(E1 명예회장), 23~25대 김재철 회장(동원그룹 회장)과 31대 임기를 수행하고 있는 구자열 회장 등 4명뿐이다. 앞선 세 명의 재임 기간은 1991년부터 2006년까지 16년이었으며, 2001년 취임한 구자열 현 회장은 20년 만에 맞이하는 기업인 회장이다. 나머지 15명은 장관 이상을 지낸 정부 고위직 인사로 부총리 이상(경제부총리와 국무총리)급 이상 인사도 7명이나 된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28대 회장을 지냈다.

이러다 보니 재계의 입김이 가장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범LG가는 경제단체장과는 거리가 먼데 어쩔 수 없이 두 명이 나온 전경련 회장과 달리 무협에서는 개인적 의지로 자리에 올랐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