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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기차 충전비용 주유비 역전…국내 상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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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기차 충전비용 주유비 역전…국내 상황은?

유럽 전기차 1km당 155원꼴 소요, 국내는 최고 100원 수준
에너지 공급난에 민간 충전 사업자 늘수록 요금 오를 전망

테슬라 수퍼차저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수퍼차저 사진=뉴시스
전기차 오너들과 예비 오너들 사이에서 충전 비용에 대한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러시아 천연가스가 끊기면서 전기 생산에 어려움을 겪는 유럽에서 전기차 충전비가 휘발유 가격을 추월하는 이상 현상이 발생했다.
독일에서 전기차 테슬라 모델 3로 100마일(약 161km)를 주행하려면 18.46유로(28일 환율 기준 2만4994원)의 비용이 들지만, 동급의 내연기관 차인 혼다 시빅(EPA 연비 기준)으로 같은 거리를 달린다면 소요되는 휘발유 비용이 18.31유로(2만4791원)이라는 것이다. 1km당 155원, 153원꼴이 드는 셈이다.

국내 사정과는 큰 차이가 있지만, 현재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전기차 충전 요금이 지속해서 오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해당 비교가 미래의 전기차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 국내 경우도 가중되고 있는 전기차 충전 비용에 대해 적잖은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지난 9월부터 50kW급 공공급속충전기 요금이 1kWh당 292.9원에서 324.4원으로, 100kW급 충전기 요금은 309.1원에서 347.2원으로 조정됐다. 지난 7월에도 인상이 있었는데 두 달만에 다시 올랐다. 한국전력이 특례할인을 없애며 벌어진 일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시절 공략으로 내걸었던 5년간 충전 요금 동결은 이미 물건너 갔다. 한국전력의 적자는 생각보다 심각하고 내년도 전기차 충전 요금이 또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 전기차 충전 요금은 휘발유·경유차 연료비의 45% 수준이다. 현대차 아이오닉 5 기준 완충시 2만2708원이 드는데 1km당 62원꼴로 계산된다. 유럽과 비교하면 아직 한참 싼 편이지만, 고속충전기 등의 민간 충전 인프라 확대가 속도를 내면 얘기가 달라진다. 현대차에서 제공하는 이피트(E-pit)의 급속충전기를 이용하는 경우 1kWh 충전하는 데 최대 500원(비회원 기준)이 부과된다. 아이오닉 5의 전비가 5.2km/kWh이니 1km당 약 100원꼴이 드는 셈이다. 테슬라 수퍼차저는 평균 400원 초반대에서 충전 시간을 지키지 않으면 분당 점거 비용까지 추가된다.

전기 요금 인상과 더불어 품질을 내세우는 민간 충전 서비스 사업자가 늘어날수록 전기차 충전 요금도 빠르게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제주에서는 노후화된 개방형 전기차 충전 시설 보수는 뒷전으로 하고 새해부터 충전 요금 인상하겠다고 예고했으며, 국내 테슬라 슈퍼차저도 여러 차례 충전 요금을 인상한 바 있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