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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 이혼에 위자료까지…‘수백억대’ 재산분할 갈수록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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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 이혼에 위자료까지…‘수백억대’ 재산분할 갈수록 커져

최태원‧노소영 665억원, 역대 최대
이부진‧임우재 소송은 114억원 달해
대부분 ‘소송’보다 ‘조정’ 통해 합의
조현아 전 사장은 형사소송도 불사

지난 6일 서울가정법원의 판결로 이혼 및 재산 분할을 결정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6일 서울가정법원의 판결로 이혼 및 재산 분할을 결정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진=연합뉴스
지난 6일 법원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과 600억원대의 재산분할을 결정하면서 재벌가의 이혼이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판결은 당초 1조3000억원대 규모 소송으로 화제를 모았는데, 결국 665억원대 재산을 분할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이혼의 재산분할액 가운데 최대 액수로 꼽힌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부(부장 김현정)는 지난 6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이 각각 낸 이혼소송에서 부부가 이혼하고, 최 회장이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017년부터 이어진 양측의 이혼은 5년 만에 일단락됐다.

노 관장은 이번 소송에서 위자료 3억원과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중 42.29%(650만주)를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5일 종가(21만1000원)기준 1조3975억원에 달한다. 최 회장은 SK㈜ 주식의 17.5%인 1297만여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소송의 쟁점은 법원이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을 어떻게 볼 것인지 여부였다. 최 회장은 자신의 SK㈜ 주식이 상속재산이라 재산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한 반면, 노 관장은 34년의 결혼기간에 재산을 유지하는데 기여했으므로 분할 대상이라고 반박했다. SK㈜는 그룹 지배구조 최대정점에 있는 기업인 만큼 만일 법원이 노 관장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였다면 SK그룹 지배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했다. 결국 법원 판결로 노 관장은 뜻을 이루지 못했고, 최 회장 중심의 지분구조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의 사례에서 보듯이 오너가 총수의 이혼은 기업 경영에 타격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을 안고 있다. 그래서인지 많은 오너가들은 소송 당시 조정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고 있다.

삼성가의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그랬다.

2009년 이혼한 이재용 회장과 임세령 대상 부회장은 일주일 만에 조정에 이르러 구체적인 재산 분할 규모가 현재까지도 베일에 싸여있다. 1998년 결혼을 발표한 당시 1970년대 미풍과 미원의 조미료 전쟁을 벌였던 영남 대표그룹(삼성)과 호남 대표그룹(대상)이 사돈을 맺어 주목을 받았지만 결국 남남이 됐다.
이부진 사장과 임우진 전 삼성전자 상임고문의 이혼은 최 회장 이전까지 재산분할 규모가 가장 컸다, 1999년 8월 삼성그룹 오너 3세와 평사원 간 결혼으로 화제를 모았던 두 사람은 2014년 10월 이부진 사장이 이혼 조정을 신청하며 파경을 공식화했다.

임 전 고문은 소송 과정에서 이부진 사장의 전체 재산이 2조5000억원대라고 주장하며 절반가량인 1조2000억원대의 재산분할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20년 1월 대법원에서 최종 인정된 재산분할 액수는 141억여원에 그쳤다.

정용진 부회장은 1995년 배우 고현정과 결혼했으나 8년 만인 2003년 갈라섰다. 이혼 사유는 ‘성격 차이’였다. 고 씨가 이혼조정 신청을 냈고, 정 부회장이 고씨에게 15억원의 위자료를 줬다. 그 대신 자녀(1남 1녀) 양육권을 가져갔다. 양육권이나 위자료 등에 대한 합의를 미리 끝낸 상태라 조정 신청을 한 당일에 바로 이혼 결정이 내려졌다.

이밖에 이미경(58) CJ그룹 부회장도 김석기 전 중앙종금 사장과 결혼했다가 이혼했다.

범 현대가에서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의 셋째 딸인 정윤이 해비피호텔앤드리조트 사장과 신성재 삼우 부회장(전 하이스크 사장)의 이혼이 주목 받은 바 있다. 신 부회장은 현대자동차의 핵심 협력업체인 삼우 신용익 회장의 아들이다. 1995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 입사한 뒤 정윤이 사장과 만나 결혼했고, 이듬해 현대하이스코의 전신인 현대강관으로 이동했고, 현대제철의 전신인 한보철강 인수 작업에도 참여했다. 대표이사 사장까지 올라 매제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경영승계를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2014년 3월 서울가정법원에 조정 이혼신청서를 제출해 결별 소식을 알렸고, 이혼 절차가 마무리 된 후 신 부회장은 현대하이스코를 떠나며 보유 주식을 모두 팔았다. 두 사람은 재산분할을 하지 않고, 양육권은 정윤이 사장이 갖는 것으로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신 부회장의 경영능력을 높이사 이혼은 했어도 퇴사를 막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해진다. 2017년에도 그의 복귀를 추진중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현대하이스코에서는 물러났지만 신 부회장은 삼우를 맡아 현대차와 사업 관계는 유지하고 있다.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 박서원(37) 두산매거진 매거진BU장(대표)은 2005년 고(故)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조카이자 구자철 한성그룹 회장의 장녀인 구원희씨와 결혼했으나 2010년 소송을 거쳐 이혼했다.

최 회장에 앞서 지난 11월에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4년 7개월에 걸친 소송 끝에 지난달 배우자에게 13억3000만원을 지급하고 이혼하라는 1심 판결을 받았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010년 성형외과 전문의인 박씨와 결혼했는데, 박씨가 결혼 8년 만인 2018년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박씨는 조 전 부사장이 자신에게 폭언과 폭행을 자행했다고 주장했고, 조 전 부사장은 박씨의 알코올 중독 때문에 결혼 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맞소송을 냈다.

두 사람의 갈등은 형사 고소로까지 이어져 결국 조 전 부사장이 2020년 4월 상해 혐의로 벌금 300만원의 약식 명령을 받기도 했다. 조 전 사장은 이혼 재판 기간 중 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기도 했는데, 결국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한채 회사에서도 물러났다.

벤처업계에서도 오너의 이혼이 있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2004년 이혼하면서 전 부인에게 이 회사의 지분 1.76%를 재산 분할 형식으로 증여했다. 당시 주가로 300억원 대였다.

9조원대 자산가인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의 재산분할 재판도 결과에 따라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