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지난 2015년 2558대에 불과했던 완성차 5사의 전기차 판매는 2017년 1만3303대로 1만대를 넘었고, 2018년 2만9441대, 2019년 2만9807대, 2020년 3만1356대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36%가 급증한 7만3873대를 기록했다. 이는 국산 전기차 내수 판매만을 따진 수치다.
현대차그룹의 올해 3분기 실적을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으로 확인하면 경쟁 업체들 중 종합 4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위에서 한 계단 올라섰는데, 유럽 등 강화된 자동차 규제 대응책으로 현지 생산을 선택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테슬라 다음으로 높은 점유율(9%)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1~3분기 52만5000대가 등록됐다. 지난달 13일에는 전기차가 자동차 시장에 진출한 이후 처음으로 미국에서 주류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고 뉴욕타임즈가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의 콕스 오토모티브 자동차 정보지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전통적인 내연기관 차와 트럭 판매가 15% 감소한 반면,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70%가 급증했다.
미국 시장에서 눈에 띄는 것은 전기차 시장의 3분의 2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테슬라 점유율이 감소함과 동시에 현대차그룹 브랜드의 약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30일 S&P 글로벌모빌리티의 전망에 따르면 테슬라의 점유율이 2025년에는 3분의 1 정도인 20%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현대차그룹 등 완성차 업체들이 다양한 전기차를 내놓으면서 점유율을 빠르게 확보할 것이란 분석에서다.
지난 3분기까지 테슬라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65%였다. 해당 기간 등록된 전기차는 모두 52만5000대로 테슬라가 34만대를 차지했다. 테슬라는 2020년 79%, 2021년에는 71%를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두 해 만에 14%p가 떨어진 셈이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전용 플랫폼 E-GMP 출시를 시작으로 공격적인 신차 출시를 이어가며 가파르게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 판매량은 2025년~2027년을 기점으로 속도를 더 낼 전망이다. 주요 완성차 업계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가 연달아 나오는 시점과 글로벌 주요 배터리 업체들과 완성차 업체들이 합작해 배터리 생산 공장 확보에 나서는 시점과도 맞물리게 된다. 전기차 배터리 용량 확대 등으로 인해 공급량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