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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 나흘, 긴장 속 주말...산업계 "장기화시 막대한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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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 나흘, 긴장 속 주말...산업계 "장기화시 막대한 손실"

업무개시명령에 참여 조합원 점차 이탈
오는 28일 세종서 국토부와 교섭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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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 총파업이 나흘째 접어들었다. 정부와 화물연대는 오는 28일 마주하기로 했다.

화물연대가 요구하는 것은 안전운임제 일몰제 3년 유예 외 폐기 및 품목 확대다.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며 이미 강경 대응에 나선 정부와도 날 선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 교섭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정부는 "일몰제 3년 연장을 수용하고 품목확대는 곤란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는 심각하게 피해가 우려되는 업종에 지원을 약속한 상태며, 발 빠른 대응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나머지 관건은 파업을 오래 끌지 않도록 얼마나 빨리 정부와 화물연대가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다. 이번 대화에 산업계 전반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화물연대는 26일 오전 전국 곳곳에서 조합원 5400명(정부 추산)이 참석해 집회를 이어갔다. 총 2만2000명으로 추산되는 조합원의 25%에 해당한다. 오후 조합원은 다시 22.7%로 줄었다. 파업 2일차인 25일 오후에는 30%인 6700여명을 기록했다. 첫날 대비 900명이 줄어든 수치다. 첫날인 24일 오전에는 약 8000명이 모였지만, 오후 조합원 참여율은 36%를 기록했다.

파업 사흘째인 26일까지 자동차·철강·시멘트 등 각 협회에서 운송거부 신고가 접수된 건은 없다. 국토부는 “파업에 대비해 사전 수송이 이뤄짐에 따라 현재까지 피해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주말에는 대부분 공장 출고를 진행하지 않기 때문에 주말 피해는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항만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6929TEU로 평상시 3만6655TEU의 20%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전해졌다. 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를 뜻한다. 산항 장치율(항만 컨테이너 보관능력 대비 실제 보관된 컨테이너 비율)은 67%대로 유지하고 있다.

또한, 주말이 지나면 건설 현장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업계는 예측했다. 특히, 시멘트·철강 업종을 중심으로 피해가 가시화해서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전날 출하가 예정된 20만t 가운데 2만t만 출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수도권 기지에서는 출하가 전면 중단됐다.

주말이 지나고 오는 28일부터는 ‘셧다운’ 되는 건설 현장이 속출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교섭이 불발되면 피해는 불가피하다.
제철 업계, 포항공장은 지난 수해와 겹쳐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 지난 24일부터 사흘째 하루 출하 물량 8000t을 전혀 내보내지 못해 쌓아 두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포항시 철강 산업단지를 방문해 피해 상황 등을 점검하기도 했다. 원 장관은 인근에 집결해 있던 조합원들에게 “안전운임제 일몰 연장은 국회에서 처리되도록 할 것”이라며 “앞으로 대화는 지속할 것이므로 일단 협업에 복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는 파업 기간 정상 운행 화물차에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해주고 물류 거점에 경찰력을 사전 배치해 운송 방해를 원천 차단하겠다며 화물 차주들에게 파업 비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지난 6월 파업으로 생산 차질을 빚었던 완성차 업계는 빠른 대비에도 나섰다. 현대차 울산공장 등 일부 공장은 배송센터 직원이 인근 출소센터까지 직접 차를 몰아서 이동하는 로드 탁송을 진행했다.

기아 광주공장 오토랜드에서도 이날 개별탁송을 시작했다. 대부분 카캐리어가 운행을 중단하면서 직원들이 임시번호판과 임시운행 허가증을 발급받은 차량을 직접 몰고 적치장으로 옮겼다. 하루 2000대가량을 생산하는 기아 광주공장은 물량을 보관할 공간이 부족한 상태다. 기아 측은 매일 비슷한 물량의 완성차를 외부 장소로 옮긴다는 계획이다.

광주공장은 내부에 약 4000대 차량을 보관할 수 있다. 여기에 평동 출하장, 장성 물류센터, 공군제1전투비행항을 더해 최대 1만5000대 공간을 확보했다. 다만, 파업이 8일차가 되면 확보한 공간도 모두 차게 되므로 불가피하게 차량 생산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기아는 추가적으로 적치할 수 있는 공간 확보를 위해 지자체 등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함평 나비축제장 주차장, 광주 에너지밸리산단 미개통 도로, 광주시청 야외음악당 등이 협의 대상이다.

타이어, 정유 업계 역시 판매에 차질이 생길까 긴장하고 있다. 시멘트나 철강만큼 피해 상황이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파업이 장기화가 된다면 이 역시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고됐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