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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vs SK' 격화되는 반도체 인재확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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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vs SK' 격화되는 반도체 인재확보전

2년째 지속되는 초임 겨루기
세자릿수 신입사원 채용 중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내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내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삼성전자
반도체 업계 불황에도 반도체 기업들의 인재 확보전은 한 치의 물러섬이 없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인재 확보를 위해 신경전을 벌이면서 반도체 인력난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사내 게시판에 대졸 입사 예정자들과 현대 CL2 1년차 대상으로 연봉 인상을 한다고 공지했다. 금액은 5300만원으로 기존 5150만원에서 2.9% 올랐다. 삼성은 지난 4월 초임을 5150만원으로 올린데 이어 6개월만에 재차 인상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7월 5300만원으로 올린 바 있다.

이번 인상으로 인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대졸 초임은 SK하이닉스와 같아졌다. 경쟁사와 비슷한 조건을 통해 우수 인재 확보를 하겠단 의지로 풀이된다.

올해 초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겸 DS부문장은 "보상 우위를 계속해서 확보하겠다"고 처우 경쟁력에 대해 공언하기도 했다.

양사의 초임 인상을 통한 인재 확보전은 지난해부터 심화됐다. 지난 2020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졸 신입사원 초임은 4450만원 정도로 비슷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신입 초봉을 4450만원에서 4800만원으로 올렸지만 SK하이닉스가 같은 해 6월 5040만원으로 대폭 인상하며 삼성전자보다 초임을 높였다.

과거 인상 겨루기와는 다르게 경쟁사보다 더 높인 것이 아니라 비슷한 수준으로 올리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만하다.

최근 삼성전자 내부에선 반도체(DS) 부문 신입 연봉을 두고 불만이 나오고 있다. 3년 차 이하 직원들과 신입 연봉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거나 오히려 역전되면서 허탈함과 의욕 저하를 불러일으킨다는 지적이다.
디바이스경험(DX)부문 말고 DS만 초임을 올려 내부 갈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사업 부문별 복지나 보너스 등은 차등지급됐지만 초임이 달라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내부 갈등까지 빚어지고 신입 연봉을 기존 3년 차 이하 직원들의 연봉 수준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보아 초임으로서의 겨루기는 극한으로 치닫는 것으로 보인다.

양사의 초임은 최근 2년 만에 850만원 올라 무려 19%가 상승됐다.

이러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포함 대기업들의 임금 상향 조정에 올해 정부는 물가 상승률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 하에 재계에 과도한 임금인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특히 주요 산업인 반도체 기업의 공격적인 임금인상은 사회적 영향력이 더 크다.

초임뿐만 아니라 채용 설명회, 대규모 인력 충원 등으로도 인재를 확보하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다른 사업부문은 인력을 축소했지만 반도체 사업부문은 1년 사이 5600명 이상 늘렸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상반기만 세 번째 대규모 채용을 진행했다.

삼성전자는 구체적 채용 규모는 밝히지 않았으나 SK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올해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도 예년과 같이 세자릿수로 채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SK하이닉스 채용은 삼성전자보다 2주일 가량 빠른 일정으로 인재 선점을 노렸다.

이러한 인재 선점은 대학생들 대상 사업 부문 설명회, 기업 설명회 등에서도 볼 수 있다. 정기적이고 공식적인 행사는 아니지만 삼성전자는 연말에, SK하이닉스는 4~5월쯤에 취업을 앞둔 반도체 관련학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반도체 산업과 기업 관련 Q&A 등을 진행한다.

또한, 삼성전자의 주요 경영진은 지난 8월 서울대, 카이스트, 연세대, 성균관대, 포항공대 등 5개 대학의 석·박사 재학생과 졸업생을 대상으로 T&C(테크앤드커리어) 포럼을 열었다. 그동안 외국대학으로 중심으로 진행됐었지만, 올해 처음 국내 대학에서 개최됐다. 그만큼 인력 구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분석된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종이 현재 불황기를 겪고 있지만 주기적인 업다운 사이클이 존재하는 만큼 인재 확보가 관건"이라며 "인력 확보에서 밀리면 호황기 때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반도체 인재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arl9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