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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아남기 힘든 시대…'협력사 상생'이 기업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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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아남기 힘든 시대…'협력사 상생'이 기업 경쟁력

기술·안전·보안·매출 등 교육관리

지난달 28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협력회사 '디케이'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28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협력회사 '디케이'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협력회사가 잘 돼야 우리 회사도 잘 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회장으로 취임한 뒤 첫 행보로 광주광역시에 있는 협력사 '디케이'를 방문하며 한 말이다.

이 회장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며 동행 철학을 강조했다. 재계 서열 1위 오너가 되자마자 '상생현장'을 챙긴 것을 두고 삼성전자는 '미래동행' 철학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겠다는 이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지는 비단 삼성에게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공통된 행보다.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 사회 공헌의 의미를 넘어서 기업 경쟁력으로 중요한 전략이 됐기 때문이다.

삼성·LG·SK·한화 안전부터 매출까지 책임진다


삼성·LG·SK·한화 등 국내 대기업들은 기술·안전·보안·매출 등 다방면으로 협력사와의 상생을 도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해외 840여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제품 화학물질 관리 방법 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협력사와 '함께하는 ESG경영'을 해외에도 확산하고자 추진됐다.

이 회사는 협력사의 해외 분포 규모를 고려해 베트남, 인도, 중국, 태국 등 4개 권역에 있는 협력사를 대상으로 실시간 화상교육을 진행했다. 또 국내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700여개 협력사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진행한 바 있으며, 당시 참가한 협력사의 만족도 및 업무수행 활용도는 95% 수준이었다.
삼성전자는 상생협력센터, 글로벌 CS센터 등 유관부서들을 통해 협력사의 ESG경영 지원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15일 수원 라마다 프라자 호텔에서 열린 '2022년 삼성SDI 동반성장Day'에서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오영교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오른쪽에서 첫번째)에게 파트너사가 전시한 제품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SDI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5일 수원 라마다 프라자 호텔에서 열린 '2022년 삼성SDI 동반성장Day'에서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오영교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오른쪽에서 첫번째)에게 파트너사가 전시한 제품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SDI


삼성SDI는 지난 15일 수원 라마다 프라자 호텔에서 '삼성SDI 동반성장Day'를 개최했다. 삼성SDI는 2000년부터 파트너사의 품질개선, 인력지원, 매출확대 등 경영 전반에 걸쳐 전폭적인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삼성SDI와 파트너사 그리고 동반성장위원회는 '양극화 해소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또한, 회사는 향후 3년간 총 1552억원 규모의 동반성장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속에 파트너사와 삼성SDI가 동반성장 하기 위해서는 소재, 부품, 설비 등 전 부문에서 품질과 안전성을 기반으로 한 제조 경쟁력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LG전자는 '협력사 상생 위한 사이버보안 워크샵 2022'를 열어 협력사의 사이버보안 경쟁력을 높이는 데 나섰다.

최근 기술 발전과 더불어 공급망 보안을 위협하는 유형이 점차 다양해지면서 사이버보안의 중요성은 커지고 국제 기준도 강화되고 있다.

LG전자는 이런 추세에 맞춰 협력사가 사이버보안 경쟁력을 갖춰 공급망 보안을 강화하고 세계 각국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사이버보안 관리체계 강화 방안과 상생 전략 등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LG전자 협력사의 사이버보안 역량이 강화되면 협력사는 물론 LG전자의 공급망 경쟁력도 한층 더 높아지고 이는 궁극적으로 고객이 경험하는 제품과 서비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매년 협력사를 대상으로 'ESG 리스크 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협력사의 ESG 취약분야를 파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업체별 취약점의 원인을 발굴, 개선하는 과정으로 구성했으며, 모든 비용을 SK이노베이션이 부담해 협력사의 자발적인 ESG 역량 향상을 촉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핵심 협력사 204곳을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해 자원한 111곳에는 평가결과 검토 및 개선사항 제언에 나섰다.

올해 평가에서는 지난해 심화컨설팅에 나선 52개 협력사 중 우수 비중이 20%포인트(p) 상승한 39%에 이르는 등 협력사의 ESG 역량 개선이 지표로 확인됐다. 개선필요 업체 비중은 10%에서 2%로 줄었다.

SK이노베이션의 ESG 상생 노력에 힘입어 SK지오센트릭은 동반성장위원회가 매년 발표하는 '동반성장 지수 평가'에서 올해까지 10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는 등 협력사의 기술경쟁력 강화와 임금 및 복지증진 등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 점을 인정받기도 했다.

지난달 27일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R&D 센터에서 진행된 올 핸즈 미팅 참석자들이 온라인으로 참여한 교육생들과 함께 대담하고 있다. (좌측부터 김일중 아나운서,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김성한 SK하이닉스 구매담당 부사당, 이우경 ASML코리아 대표, 김태운 SK하이닉스 상생협력 팀장). 사진=SK하이닉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27일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R&D 센터에서 진행된 올 핸즈 미팅 참석자들이 온라인으로 참여한 교육생들과 함께 대담하고 있다. (좌측부터 김일중 아나운서,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김성한 SK하이닉스 구매담당 부사당, 이우경 ASML코리아 대표, 김태운 SK하이닉스 상생협력 팀장).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선 소재·부품·장비 등 수많은 기업 간의 협업과 기술 공유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상생과 협력의 가치를 추구하고 반도체 생태계 강화에 힘쓰기 위해 다양한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펼쳐오고 있다.

그 노력 중 하나로 SK하이닉스는 지난달 회사의 동반성장협의회 회원사 및 기술혁신기업 58개 협력사의 신입 구성원 370명을 대상으로 '협력사 신입 구성원 반도체 입문 교육'을 지원했다.

올해 처음 시작한 이번 교육은 SK하이닉스와 협력사가 함께해온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고 함께 다가올 미래를 만들어가자는 동반성장의 의미를 담아 '함께한 10년, 함께 만드는 100년'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협력사의 기술력 향상 지원을 위한 반도체 기술 교육 등 4가지 세션으로 전문 교수와 전문 강사들이 교육을 진행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전문 기관과 손잡고 협력업체 안전보건평가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중소 협력사들의 중대사고 사전예방 역량을 강화하고 대중소기업 간의 상생협력을 통해 EGS 경영을 확산시키겠다는 취지다.

이번 협약을 통해 나이스디앤비는 한화솔루션의 중소 협력사 100여 기업을 대상으로 자체분석 데이터에 기반한 안전보건 종합진단을 실시하고 재해예방 시스템을 점검할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은 평가결과에 따라 개선이 필요한 기업에는 안전보건교육과 컨설팅을 지원하고, 우수한 기업에는 입찰 견적참여 우선권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석유화학업계에서 전문 평가사와 함께 협력사 안전보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한화솔루션이 처음이다. 한화솔루션은 2017년부터 매년 중소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신용평가 지원, 에너지절감 컨설팅 지원, ESG평가 지원 등 협력업체의 경영환경 개선을 위한 상생협력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정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arl9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