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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 늘어나는 '슬라이더블 삼성디스플레이' LG가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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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 늘어나는 '슬라이더블 삼성디스플레이' LG가 먼저?

LG 롤러블폰 상용화 의구심
삼성 발표 "양산 준비 단계?"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27일(현지 시각) 인텔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슬라이더블 디스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인텔 홈페이지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27일(현지 시각) 인텔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슬라이더블 디스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인텔 홈페이지 캡처
삼성디스플레이가 27일(현지 시각) 인텔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슬라이더블(미는) 디스플레이를 깜짝 공개한 가운데 일각에선 LG전자의 롤러블폰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21'에서 세계최초 롤러블폰을 선보여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LG전자가 모바일 사업을 철수하며 출시는 되지 못했다. 하지만 한정 수량으로 생산된 시제품인 롤러블폰이 지난달 중고거래 매물로 올라오고 최근 유튜브에 실물이 소개되는 등 다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 '슬라이더블 공개' 기사마다 네티즌들은 "LG가 먼저", "LG 아이디어였다", "LG 롤러블폰을 따라한거네" 등 댓글들을 달며 LG의 롤러블폰을 계속 거론했다.

그래서 누가 먼저인데?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슬라이더블'이라 명명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LG전자의 롤러블폰과 같은 '롤러블' 기술 방식이다.

LG전자가 지난해 공개한 롤러블폰 역시 6.8인치에서 7.4인치로 디스플레이가 확장된다. 일반 스마트폰처럼 사용하다가 측면 버튼을 누르면 태블릿PC처럼 사용할 수 있다. 말려 있던 화면이 펼쳐지는 것이 돌돌 말려 있는 '상소문'과 비슷해서 '상소문폰'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당시 업계에선 LG 롤러블폰이 상표권 출원을 하고 전파 인증까지 한 것으로 미뤄보아 양산 가능한 수준으로 개발이 완료됐을 것이란 추측도 있었다. 그러나 모바일 사업을 철수하며 결국 출시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당시 전문가들은 LG 롤러블폰의 상용화에 깊은 의구심을 가졌다. 폴더블 기술이 구현이 안 됐는데 그다음 단계인 롤러블이 가능하냐는 것이다. 기술 가능 여부가 아니라 안정적인 수율을 통한 대량 생산을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1'에서 진행한 LG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LG 롤러블'이 나오는 장면.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1'에서 진행한 LG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LG 롤러블'이 나오는 장면. 사진=뉴시스

폴더블보다 롤러블·슬라이더블이 다음 단계 기술이다. 폴더블은 접히는 부분인 한 직선만 가능하면 되지만 롤러블은 모든 면이 접혔다 폈다 해야 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유일하게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가운데 LG가 롤러블이 되는데 폴더블이 안 된다는 것은 모순이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이번 슬라이더블 디스플레이를 공개하며 "폴더블은 끝났다. 이제 슬라이더블 디스플레이가 시작된다"고 우스갯소리로 말했을 정도로 기술력 차이가 있는 것.

LG전자 롤러블폰도 LG기술이 아니라 중국 기술이라 비교 선상에 올려두기 부자연스럽다. LG전자는 당시 같은 LG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가 아닌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 BOE와 협업해 롤러블폰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BOE가 LG디스플레이보다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해서 수주한 것으로 추측했다. LG전자는 6년 동안 모바일 사업에서 적자를 면치 못한 상황이었다. 롤러블폰으로 재기를 노리기 위해선 원가절감으로 수익을 극대화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LG디스플레이로선 결과적으로 좋은 일이 됐다. BOE가 LG전자의 수주를 가져가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가 모바일 사업을 철수했을 때 타격이 작았다.

관건은 '상용화' 가능성 제시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정말 롤러블·슬라이더블이 상용화 단계에 왔냐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폴더블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가 슬라이더블을 공개한 것은 여태 나왔던 시제품 공개와 시사하는 바가 다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2016년에 이미 롤러블을 '세계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2016'에서 시제품을 공개했지만, 상용화 단계는 아니었다. 이때의 삼성디스플레이 롤러블이나 LG전자의 롤러블폰 공개도 같은 맥락으로 기술 가능성 제시에 그친 것이다.

이번 삼성디스플레이 발표에 남상욱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어디서', '어떻게' 구현해 발표했는지 생각해보면 '양산을 준비하는 단계까지 온 것이 아닌가' 추측할 수 있는 발표였다"며 "폴더블로 성장을 이룬 삼성 입장에서 다음 단계를 갈 로드맵을 보여줬다"고 바라봤다.

이어 "폴더블을 성공시킨 회사에서 발표한 만큼 의미가 남다르다"며 "앞으로 기술과 신제품의 방향성 제시를 한 상황이라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정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arl9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