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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삼성전자, 활로는 파운드리에…3나노 기술 있어야 TSMC와 경쟁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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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삼성전자, 활로는 파운드리에…3나노 기술 있어야 TSMC와 경쟁 가능

삼성전자 직원들이 경기도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V1라인(EUV 전용)에서 개최한 차세대 트랜지스터 GAA(Gate All Around) 기술을 적용한 3나노 파운드리 제품 출하식에서 웨이퍼와 첫 양산제품을 소개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직원들이 경기도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V1라인(EUV 전용)에서 개최한 차세대 트랜지스터 GAA(Gate All Around) 기술을 적용한 3나노 파운드리 제품 출하식에서 웨이퍼와 첫 양산제품을 소개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TSMC가 ‘대만을 지키는 큰 산이자 강’이라면 ‘대한민국을 지키는 큰 산과 강’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가 밝힌 2021년 연간 매출은 279조6000억 원, 영업이익은 51조6300억 원을 기록했다. 2021년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국민계정(확정) 및 2021년 국민계정(잠정)’에 의하면 2021년 명목 GDP는 2071조7000억 원이다.
삼성전자가 한국 전체 GDP의 대략 10%를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일 기업으로서는 대단한 수치다.

코스피 기준으로 현재 삼성전자가 저평가 수준이지만 2위부터 6위까지에 해당하는 기업들의 시가총액을 모두 더한 가격보다 높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분야 경쟁력은 메모리 분야에서는 품질과 시장 장악력에 있어 세계 1위다. 기술, 생산 규모,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는 세계 1위지만 주가와 시가총액은 동급의 다른 기업에 비해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삼성은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충분한 자격이 있다.

반면 세계 1위이다 보니 경쟁자들이 삼성전자를 흔들고 있다. 흔들려야 그 틈새로 경쟁업체들이 여분을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에서 메모리를 많이 사들이는 UMC, AUO, 넷컴 장비업체, 모듈업체들은 삼성의 향후 전략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현재 삼성 같은 클래스로 간주되는 회사들은 애플, TSMC, 인텔이다. 세계적인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삼성의 강점과 약점은 분명하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TV, 통신장비의 최고품질 브랜드로 평가된다. 마케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국제적 위상도 높다. 세계적 파트너를 확보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멀티미디어 및 자동차 시장 부문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2017년 하만을 80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제 디지털 대전환과 함께 주문형 파운드리 시장이 더 커지면서 사내 현금 보유금으로 설계 전문기업인 ARM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국제질서의 재편


삼성이 직면한 위기는 기술의 문제 외에도 존재한다. 미중 기술패권의 주요 대상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려면 미국과의 기술협력이 필요하고, 삼성전자가 현 매출액을 유지하려면 중국 시장을 잃을 수 없다. 딜레마다.

이미 삼성전자는 미중관계가 원만할 때 중국에 막대한 투자를 한 바 있다. 미중 기술패권 시대에 시안 등의 공장을 미중 틈새에서 갈등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

또한, 삼성전자도 공급망 재배열이 필요하다. 리쇼어링–온쇼어링-프렌드 쇼어링 등 소프트웨어-하드웨어 통합 및 다양한 제품의 소량 생산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 배치한 글로벌 생산 기지들이 미중 패권 경쟁에 따라 재조정 과정이 불가피해졌다.

예를 들면, 대만과 일본은 다양한 수요 측면에서 상호보완적이다. 대만은 제조업은 잘하지만 장비 및 재료 산업의 기반이 취약하다. 일본은 재료 및 장비 산업에서 강력한 기반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정치적으로도 미국 우선주의로 뭉쳐져 있다. 대만은 일본에 반도체 칩 제조공장 투자를 약속했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3나노미터 웨이퍼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3나노미터 웨이퍼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하지만, 아직 한국은 지난 정부 당시 과거사 문제로 발생한 일본과의 경제 경색 관계를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소재‧장비 업체들은 큰 발전을 했지만 아직 톱 플레이어가 아니며 치열한 경쟁을 견디기 힘들다.

또한 DUV‧EUV 장비와 ESG는 솔루션이 없다면 한국의 미래 산업 경쟁의 약점이 된다. 선진 제조공정에서 EUV 장비는 경쟁의 필수 요소이고 한국은 반도체 장비에서 제약을 받을 경우 대안이 없다. 경쟁력이 떨어진다.

이는 삼성전자가 주도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국제질서 변동 과정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속도가 아닌 방향을 보면서 투자를 조정해야 큰 투자 실패를 줄일 수가 있다. 생존의 문제다.

◇삼성전자의 활로는 파운드리에


글로벌 정보기술 연구 및 자문기업인 가트너는 2021년에서 2025년까지 파운드리 시장의 연 평균성장률을 16% 이상으로 높였다.

TSMC의 공격적인 기업 운영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2021년 57%에서 2025년 64%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21년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대략 1099억 달러로 TSMC의 점유율은 52%다. 파운드리 시장은 여전히 성장하고 TSMC가 앞으로도 승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TSMC는 경쟁자들을 물리치기 위해 기술개발 선행 투자에 가장 앞서 있다.

지난 몇 년간 삼성의 파운드리 사업은 세계 전체의 17%를 차지했다. 최근 삼성은 파운드리 사업 강화에 열심이다.

반도체 사업부 설비투자 측면에서 파운드리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시스템 사업부의 점유율은 지난 2년간 16%에서 25%로 상승했고, 현재 40%대를 향하고 있다. 시스템 LSI 매출 80% 이상이 파운드리 서비스에서 나온다는 사실은 삼성이 파운드리 사업을 활성화하고 회사의 미래로 생각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과거 삼성의 파운드리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DDI), 심지어 특수 사양 메모리가 자체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제 퀄컴, 엔비디아, AMD로부터 파운드리 수주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파운드리 사업은 20% 이상의 성장을 달성할 가능성이 있다.

회사 매출에서 파운드리 기여도는 2021년 7.3%에서 2022년 9.2%로 증가하고, 이익 기여도는 3%에서 6% 이상으로 2배 이상 증가가 예상된다.

파운드리 설비 투자 측면에서 삼성은 TSMC를 바짝 추격 중이다. 현재 TSMC 설비투자가 삼성의 약 2~2.5배다. 이전의 3배 차이에서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고급 EUV 용량 측면에서 TSMC는 삼성 투자의 약 3.5배다.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 TSMC. 인구 2300만 명의 작은 섬인 대만에 위치하고 있지만 전 세계 반도체 생산의 56%를 담당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 TSMC. 인구 2300만 명의 작은 섬인 대만에 위치하고 있지만 전 세계 반도체 생산의 56%를 담당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TSMC의 강점은 고객 기반 확장이다. TSMC 고객사는 최대 1000개사이다.삼성의 파운드리 사업 고객사는 150개사에 불과하다. 수치에서 보듯 경쟁자 수준이 아니다.

여전히 TSMC와의 경쟁에서 뒤처져 있으며 향후 3~5년 안에 간격을 추월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워 보인다.

삼성의 3나노 GAA 기술 성공이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높일 기회가 될 수 있지만 글로벌 기업들이 삼성에 제품 생산 계약을 체결할 지는 지켜봐야 한다.

삼성전자의 2021년 설비투자는 DRAM 10조 원, 낸드(NAND) 12조5000억 원, 파운드리 13조 원으로 총 35조5000억 원이다. 최근 환율의 급변으로 원화 가치가 하락해 삼성의 투자 비용을 압박하고 있는 신규 투자에 큰 부담이다.

◇삼성의 파운드리 제조능력


삼성은 커지는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투자 확대를 약속하고 있지만 가장 큰 난제는 고객사 확보다.

삼성 파운드리는 2020년 매출 60%, 2021년 50% 이상이 내부 주문이었다. 퀄컴은 25%, 엔비디아는 13%였다. 가장 큰 외부 고객의 합산 점유율은 40% 수준이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삼성의 자체 AP가 매출의 21%, CIS 약 15%, DDI가 약 10%를 기여했다. 이익 측면에서는 AP 비중이 가장 높았고 65나노 기술 사용이 뒤를 이었다. GPU, CIS 및 DDI를 만들었는데 이 둘을 합하면 수익 기여도의 약 10%에 불과하다.

삼성전자 이익에 대한 파운드리 분야의 시스템LSI 사업부 기여도는 2021년 3%에서 2022년 6%로 증가할 전망이며, 2026년까지 6~8%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한다. 투자 대비 이익을 만들어 내는데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현재 삼성 파운드리 사업은 6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는 이동통신 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반면, 고효율 컴퓨팅(HPC)은 10% 이하에 불과하다.

삼성의 5nm 수율은 70% 이상이다. TSMC에는 0.5에서 1세대 정도 뒤처진 수율이다. 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인 것은 분명하다. 4nm 제조에는 여전히 개선 여지가 많다. 그러나 새로운 3nm GAA 공정은 훨씬 더 나은 결과를 낳을 전망이다.

수율과 밀도에서 TSMC와 경쟁하려면 3나노 기술에서 더 개선되어야 하고 가격도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3GAE라고 불리는 3nm GAA 공정은 2022년에 암호화 칩 생산에만 사용될 예정이다. 2세대 3GAP 공정이 더 의미가 있지만 상용화는 2024년 이후로 늦추어질 수 있다. 3GAP를 사용하는 HPC 고객은 2024년이나 2025년 이후 양산에 들어갈 수 있다.

삼성은 고급 노드 제조 분야에서 TSMC의 지배력을 깨기 위해 인텔과 협력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미국 투자의 경우 세제 혜택과 현지 고객 접근성이 매력적일 수 있지만 삼성이 선진 공정에서 TSMC를 능가하지 못한다면 미국 투자에서 충분한 수익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의 위기는 한국의 위기로 연결된다. 좀 뒤처졌지만 국가 차원에서 삼성 개별 기업을 돕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가의 안보와 경제를 위해 삼성전자를 지원하기로 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