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사면복권 후 첫 공식 일정으로 깅기도 용인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데 이어 비 전자 계열사 첫 방문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을 택한 것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플랜트 전문 EPC(설계‧시공‧조달) 업체로, 삼성그룹 내에서 삼성전자와 함께 해외사업 비중이 높은 기업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4조5000억원 규모의 멕시코 타바스코주 도스 보카스(DosBocas) 정유 프로젝트, 1조4000억원 규모의 사우디 자푸라(Jafurah) 가스 처리시설 등 해외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회의에 이에 앞서 이 부회장은 GEC 구내식당에서 경영진들과 점심식사를 했으며, 사내 어린이집을 방문해 운영 현황을 살펴보고 보육 교사들을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이 상일동 사옥을 찾은 것은 지난 2019년 6월 25일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당시 이 부회장은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방한을 앞두고 삼성의 역량을 결합해 새로운 사업 기회 창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EPC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소집했다.
이 부회장과 임원들은 당시 석유에 대한 의존을 줄이면서 4차 산업혁명기에 새로운 도약을 추구하고 있는 중동 각 국가들과 삼성의 비즈니스 기회를 결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당시 “중동지역 국가의 미래산업 분야에서 삼성이 잘 해낼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고 협력 강화 방안을 마련해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기회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깨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해외 수주전이 한창인 삼성엔지니어링을 방문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의지를 다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의 방문은 해외 건설사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히 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전자와 더불어 글로벌 사업의 한축을 담당토록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각자도생하던 삼성 내 EPC 계열사인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등 건설‧플랜트‧중공업 3사가 협업하며 사업 기회 창출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편, 이날 이 부회장의 방문은 비공개로 진행됐으나, 그를 목격한 회사 직원들이 환호하자 함께 사진을 찍고 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며 알려졌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