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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여가는 가전 재고 속 빛나는 창호형 에어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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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여가는 가전 재고 속 빛나는 창호형 에어컨

삼성전자·LG전자 재고자산 각각 55.4%, 27% 늘어
파세코, 이틀만에 매출 40억원...시장 점유율 70%

파세코 창문형 에어컨 생산 현장. 사진=파세코이미지 확대보기
파세코 창문형 에어컨 생산 현장. 사진=파세코
가전업계의 불황에도 창문형·이동형 에어컨 판매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삼성전자의 1분기 재고자산은 47조5907억원으로 지난해 32조3775억원보다 55.4% 늘었다.
LG전자도 상황은 매한가지다. LG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재고자산은 10조2143억원으로 7조9959억원이었던 전년 동기 대비 27%가 늘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고금리 등 여러 악재에 소비심리가 위축돼 가전과 TV 등 수요도 급감했다. 업계에 따르면 가전업계의 불황이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가전 시장의 잿빛전망에도 한 줄기 빛이 되어주는 가전이 있다. 바로 창문형 에어컨.

업계에 따르면 2019년 4만대 수준이던 창문형 에어컨은 지난해 30만대 규모로 가파른 상승을 보였으며 올해는 5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한다.

국내 전체 에어컨 시장 규모가 250만대로 창문형 에어컨이 단기간에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6월 4주 에어컨 판매량(6월 3주 대비). 사진=다나와이미지 확대보기
6월 4주 에어컨 판매량(6월 3주 대비). 사진=다나와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사이트에 따르면 6월 셋째 주(6월12일~6월18일)대비 6월 다섯째 주(6월26일~7월2일) 창문형·이동형 에어컨 판매량이 각각 145%, 195% 상승했다.

6월 에어컨 시장에서 창문형·이동형 에어컨 판매량 점유율도 올랐다. 창문형 에어컨은 26%로 전년 동기 대비 6% 상승하고 이동식 에어컨은 12%로 1% 성장했다.

반면 벽걸이 에어컨과 스탠드 에어컨이 세트로 된 멀티형 에어컨은 6% 하락하며 18%가 됐다.

다나와 측은 에어컨 구매 계획이 없던 소비자들도 때 이른 더위에 늦게나마 배관, 실외기 설치 걱정 없는 간편한 타입의 에어컨을 찾게 된 것으로 분석했다.

창문형 에어컨의 수요가 높아지자 신제품 출시도 많이 늘어났다. 다나와 상품등록 기준으로 올해 출시돼 판매되고 있는 창문형 에어컨은 41종이다. 2018년 10종이었던 것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했다.

 파세코 프리미엄 창문형 에어컨. 사진=파세코이미지 확대보기
파세코 프리미엄 창문형 에어컨. 사진=파세코


창문형 에어컨 시장에서 절대 강자는 창문형 에어컨 전문 기업인 파세코다. 파세코는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담처럼 대기업들의 연이은 진출에도 중소기업의 저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7일 파세코에 따르면 단일 제품으로 단 이틀 만에 매출 40억원의 기록을 세웠다. 7월 주문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빨라졌다.

이 속도가 유지된다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창문형 에어컨 시장에서 70%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파세코는 이렇게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이유를 설치 기술력이라고 보았다.

파세코는 30만 건의 설치 환경을 분석해 소재와 두께 등에 상관없이 설치를 위한 공간이 확보된 좌우로 여는 창문이라면 모든 창틀에 설치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특히 올해 선보인 '파세코 프리미엄 창문형 에어컨'에 적용된 이지(EASY) 모헤어 설치 키트는 원터치 고정 방식 기술로, 짧은 시간 안에 설치할 수 있다.

또한, 모든 제품은 국내에서 생산돼 주문량에 따라 생산라인 가동률을 조정하기 때문에 배송이 빠르다.

캐리어에어컨 '울트라 창문형 에어컨'. 사진=캐리어에어컨이미지 확대보기
캐리어에어컨 '울트라 창문형 에어컨'. 사진=캐리어에어컨


캐리어에어컨도 지난달 말 '울트라 창문형 에어컨'을 출시했다.

최근 한 아파트에선 소음이 큰 창문형 에어컨 설치를 금지하고 이미 설치한 가구도 철거하도록 요청했다.

그러나 울트라 창문형 에어컨은 트윈로터리 압축기를 적용해 속삭이는 소리(30dB)와 유사한 수준인 32dB(데시벨)까지 소음을 낮춰 이웃 간의 갈등 걱정도 덜었다.

가전업계의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올해 창문형 에어컨을 연달아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6년 창문형 에어컨을 단종했지만, 지난해 15년만에 창문형 에어컨 시장에 다시 발을 들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에도 창문형 에어컨 '윈도우핏'을 출시했다. 윈도우핏은 다양한 설치 환경을 연구해 전용 설치 프레임을 개발했다.

LG전자는 지난 1968년 국내 최초로 창문형 에어컨을 출시했었지만 2012년 국내 판매는 중단했다.

그러나 지난 5월 10년 만에 LG전자는 국내 가정 창호 맞춰 '앞툭튀' 없는 창호형 에어컨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엣지'을 선보이며 창호형 에어컨 시장에 재진출했다.


정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arl9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