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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볼모 잡은 하청지회 농성…‘정치’로 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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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볼모 잡은 하청지회 농성…‘정치’로 변질

옥포조선소 1도크서 건조중 유조선 점거농성 3주째
2만여명 근무 조선소 조업 올스톱, 피해 본격화
원청이 받아들이기엔 무리한 요구들며 농성 지속

전국금속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소속 노동자 6명이 4일 오전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 1번 독에서 건조 중인 30만t급 초대형원유운반선 탱크탑 난간에 올라 농성을 벌이고 있다. 5일 현재 14일째 농성이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전국금속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소속 노동자 6명이 4일 오전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 1번 독에서 건조 중인 30만t급 초대형원유운반선 탱크탑 난간에 올라 농성을 벌이고 있다. 5일 현재 14일째 농성이다. 사진=뉴시스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이하 하청지회) 집행부의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내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무단 점거 농성이 조합원 생계를 위한 투쟁이라는 명분과 달리 금속노조 등 상위노조의 세 불리기를 위한 정치적 목적의 수단으로 변질 되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의 복직을 주장하며, 김진숙 씨 등 조합원들이 벌인 영도조선소 골리앗크레인 점거 농성과 같은 선상에서의 노동자 인권 수호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대우조선해양 전체 사내 협력사 직원의 1.1%에 불과한 하청노조가 전체의 이익을 대변하겠다며 합의가 전혀 불가능한 주장을 펴는 것은 말도 안되는 짓이라는 지적이다.

5일 업계와 경찰에 따르면, 하청지회는 임금 30% 인상, 교섭단체 인정 등을 요구하며 6월 2일부터 불법적인 파업을 진행, 옥포 조선소 조업을 방해했다, 급기야 그달 18일 하청지회 부지회장 유모 씨가 옥포 조선소 1도크(Dock, 선박을 건조·수리하기 위해서 조선소·항만 등에 세워진 시설) 내에 건조 중인 30만t급 VLCC 바닥에서 가로‧세로‧높이 1m 크기의 철제 구조물에 들어가 이날 현재 14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유씨는 구조물을 직접 용접하고, 시너 통까지 들고 들어간 상태다. 또 다른 조합원 6명은 바닥에서 15m 높이에 있는 탱크탑 난간을 점거해 농성 중이다. 이들의 농성으로 배를 물에 띄우는 진수 작업은 지난달 18일부터 멈춘 상태다.

도크에서 건조 작업을 완료한 선박은 수문을 열어 물 위로 선박을 띄운 뒤 예인선으로 끌어내 안벽으로 옮겨 최종 마무리 작업을 한다. 현재까지 1도크에는 윤 씨 등이 점거한 VLCC와 함께 건조 작업을 완료한 4척의 선박이 묶여 있으며, 다음 주에는 6척의 진수작업이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도크는 육상에서 제조를 완료한 블록을 붙이는 최종 제조작업을 수행하므로, 다른 선박들의 블록들이 건조를 위해 투입돼야 하는데 하청지회의 농성으로 이 작업조차 밀려있다. 선박 건조의 선‧후행 공정이 모두 중단됨에 따라 옥포조선소에 근무하고 있는 2만여명의 근로자 또한 제대로 작업을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해양은 진수 중단으로 일주일에 1250억원의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와 별도로 고정비 약 560억원, 선박 인도 지연에 대한 지연 배상금도 4주 지연시 최고 130억원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 이미 금전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나아가 선주들의 신뢰도 하락까지 이어져 모처럼 조선업이 활기를 띄고 있는 상황 속에서 회사 경쟁력은 회복 불가능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는 대우조선해양 차원을 넘어 거제 지역사회와 더불어 국가 경제에도 큰 손실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하청지회의 행동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불과 1.1%에 불과한 이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옥포조선소를 마비시켰다는 것이다.

옥포조선소에는 원청 직원 1만여 명과 사내 하청 직원 1만1000여 명 등 2만10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현재 파업을 벌이는 노동자들은 100여 개 하청업체 중 22개 업체에 속한 이들로, 하청지회에 가입한 조합원 400여 명 중 120여 명 정도로 비중은 1.1%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군다나 협력업체 근로자 가운데 98%는 이미 임금협상을 마친 상황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1.1%의 인원의 불법적인 파업과 업무방해로 전체 협력사 근로자들이 작업하지 못해 피해를 보는 상황이며, 하청지회가 전체 근로자를 대표하는지도 의심스럽다”면서, “이들은 겉으로는 임금인상 등 생계를 위한 투쟁이라 주장하지만, 회사와 원청이 수용할 수 없는 내용을 주장하며 자신들의 세를 넓히려는 정치적인 목적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

하청지회는 각 임금단체협상시 협력업체별 개별 교섭이 아닌 집단 교섭, 노조전임자 대우, 임금 30%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용자 측은 협력업체마다 경영상황과 담당 직무,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한데 묶어서 집단 교섭을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합리적이지 않다고 지적한다.

노조 전임자에 대해 원청인 대우조선해양이 책임지라는 것도 교섭대상이 아닌 대우조선해양에 적법하지 않은 행위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노조 전임자의 임금 지급과 그 숫자는 법으로 정해져 있으며 원청에서 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만약 원청이 이를 지급한다면 불법 행위에 해당한다.

특히, 임금 30% 인상 요구는 현 상황을 무시한 비현실적이며 과도한 요구로, 사용자 측은 이 요구가 합의는 배제한 채, 무조건적인 불법행위를 조장하기 위한 이유를 대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대우조선해양측은 “하청지회 농성에 회사나 산업은행이 나서는 것은 불법이다. 협력사 인원을 당사가 고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각 협력사와 임금협상을 하는 것이 맞고 회사나 산업은행은 타 회사 경영에 간섭할 수 없다”면서, “이런 상황을 하청지회도 인식하고 있으면서 대우조선해양이나 산업은행의 개입을 요구하는 것은 겉으로 드러난 임금인상보다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 상황에서 하청업체 임금협상에 대우조선해양이나 산업은행이 나서면 노동조합법상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 상황이다. 하청지회는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을 노리고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우조선해양 현장책임자연합회는 4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하청지회는 불법적인 파업 행위를 즉각 멈추고, 합법적인 단체행동을 준수하라”고 호소했다.

경남 거제경찰서도 이날 하청노조 집행부를 상대로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지난달 말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한 뒤 두 차례에 걸쳐 출석 요구를 했으나 요구에 응하지 않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