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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의 또 다른 명품 ‘프로펠러’…세계시장 30%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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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의 또 다른 명품 ‘프로펠러’…세계시장 30% 차지

2004년 세계 최대 106.3t 프로펠러 장착
2017년 5000호기 장착 기념식도 개최

지난 2017년 2월 생산한 현대중공업의 5000번째 선박용 프로펠러. 현대중공업은 글로벌 조선업체 가운데 가장 짧은 기간인 1년 6개월 만에 선박용 프로펠러 5000기 생산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사진=현대중공업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17년 2월 생산한 현대중공업의 5000번째 선박용 프로펠러. 현대중공업은 글로벌 조선업체 가운데 가장 짧은 기간인 1년 6개월 만에 선박용 프로펠러 5000기 생산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사진=현대중공업그룹
선박을 움직이기 위한 핵심 기관은 엔진이지만, 엔진이 만/든 힘으로 선박을 움직이는 역할을 하는 것은 ‘프로펠러’다. 현대중공업은 선박용 프로펠러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프로펠러는 엔진에서 구동축을 통해 전달된 힘을 회전시켜 선박을 움직이는 역할을 한다. 항공기에 사용되는 프로펠러가 기압을 이용한다면, 선박에 쓰이는 프로펠러는 수압을 통해 선박을 추진시킨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엔진과 연결된 축계를 통해 전달된 동력을 물과 작용해 추력으로 변화시켜 주기 때문에 프로펠러는 엔진과 단짝이다.

현대중고업은 지난 2004년 4월,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초대형 선박용 프로펠러 5기를 제작해 독일 콘티(CONTI)로부터 수주한 78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급 컨테이너 운반선 5척에 탑재한 바 있다. 이 프로펠러는 일반 승용차 80대에 해당하는 무게 106.3t에 직경과 둘레는 각각 9.1m, 29m로, 회전 면적은 3층 건물보다 높았다.

현대중공업은 총 131t의 쇳물을 거푸집에 주입해 해당 프로펠러를 제작했다. 6개의 금빛 날개가 1분에 100회씩 회전하며 선박을 800m 가량 이동시킬 수 있다. 바닷물에 녹이 슬거나 파손되지 않기 위해 알루미늄과 청동합금으로 만들어 외관은 금빛을 띄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세계 최대 프로펠러를 제작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 아니다. 이전 기록은 2001년 5월 제작한 중량 102t, 직경 9.1m의 프로펠러로, 7200TEU급 컨테이너선에 장착돼 기네스북에도 등재된 바 있다. 현대중공업은 점점 더 큰 선박을 원하는 고객의 니즈에 따라, 선박에 맞는 사이즈의 프로펠러를 만들어 내며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입증해왔다. 1996년 중량 83t, 직경 8.5m, 1999년에는 중량 84.2t, 직경 8.7m, 2000년에는 중량 120t, 직경 8.7m의 프로펠러를 차례로 제작하며 회사가 운 세계 최대 신기록을 연이어 경신했다.

선체, 엔진과 더불어 배의 3대 요소로 불리며 선박에 들어가는 기자재 중 가장 화려한 모습을 자랑하는 프로펠러는 제작과정 역시 예술품에 버금가는 정성이 요구된다. 1기의 프로펠러가 만들어지기까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 우선 거푸집을 만든 후 1300℃의 용해 금속을 주입해 크기와 모양 등 대략적인 형태를 만든다. 이후 한 달 이상의 깎고 다듬는 가공 및 사상 작업을 거쳐 비로소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다.

선박의 프로펠러는 연료의 효율과 선박의 속도에 따라 날개의 각도, 날개 수, 두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작해야 한다. 속력, 진동, 소음, 에너지 소모량 등 기능 면에서 선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에 선주들의 품질검사 또한 까다롭다. 이 때문에 과거에는 일본과 유럽에서 전량 수입해 사용했다. 현대중공업은 1980년대 초부터 프로펠러 국산화를 추진, 1985년 선박용 프로펠러 공장을 준공하고 마침내 완전한 우리 기술로 프로펠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공장 준공 2년 만인 1987년에는 100호기를 생산하며 업계 1위를 차지하는 등 빠르고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며 의미있는 기록들을 하나씩 세워 나갔다. 1999년에는 1000호기, 2005년에는 2000호기를 돌파했다. 2000년대 들어 연평균 200기 이상의 프로펠러를 제작해 국내는 물론, 일본, 미국, 중국 등 전 세계 조선소에 공급했다. 2017년 2월에는 세계 최단기간인 31년 6개월 만에 선박용 프로펠러 5000기 생산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현대중공업이 가는 길이 곧 선박 프로펠러의 역사라는 말이 나온 것은 이러한 성과가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과 기술력을 갖춘 총 5860기의 선박용 프로펠러를 생산했다. 현재 세계 시장 점유율 30%를 기록하며 글로벌 프로펠러 시장의 최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세계 프로펠러 시장 1위에 올라선 뒤에도 지속적인 연구와 개선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널리 알려진 ‘후란 공법(소나무에서 얻은 액상물질을 모래와 섞어 주형틀을 만드는 방식)’은 2003년 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프로펠러 생산 공정에 적용한 것이다. 이를 통해 프로펠러 생산의 효율성과 품질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2012년에는 전량 수입에 의존해오던 가변피치 프로펠러(Controllable Pitch Propeller)를 국산화하는데 성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높였다. 가편피치 프로펠러는 고정형과 달리 프로펠러 날개를 자유롭게 움직여 선박의 전진, 후진, 저속, 정지 등을 손쉽게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연료절감 효과도 매우 뛰어나다.

현대중공업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글로벌 선박 발주 트렌드에 발 맞춰 생산 공정에 다양한 ICT(정보통신기술)를 접목시키는 등 연구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또한, 자체 프로펠러 브랜드 ‘Hi-ECOPEL(Hyundai Innovation Eco-Friendly Propeller)’를 런칭해 신시장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현대중공업 측은 “거센 파도에도 배를 앞으로, 더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현대중공업 선박용 프로펠러는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며 세계 최고의 조선기업으로 자리매김한 현대중공업의 역사와도 닮아있다”면서, “프로펠러의 추진력이 배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처럼, 더 우수한 품질의 프로펠러를 만들고자 했던 현대중공업의 노력은 오늘날 우리 그룹을 글로벌 조선업 선도기업으로 나아가게 하는 큰 힘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꾸준한 연구와 개선을 통해 회사의 금빛 날개로 더욱 빛나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