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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현대차 등 대기업, 블루오션 ‘전기차 충전사업’에 꽂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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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현대차 등 대기업, 블루오션 ‘전기차 충전사업’에 꽂히다

전기차 판매량 급증에 충전인프라 시장규모도 급격하게 성장
성장산업 선점 효과에 보유 부동산 활용 이점, 친환경 명분도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4월14일 서해안고속도로 화성휴게소(목포방향)에 초고속 전기차 충전소 'E-pit'를 열고 사업에 나섰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4월14일 서해안고속도로 화성휴게소(목포방향)에 초고속 전기차 충전소 'E-pit'를 열고 사업에 나섰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전기차 시대를 맞아 ‘전기차 충전사업’이 새로운 미래먹거리로 떠올랐다. 이에 완성차업체 뿐 아니라 관련 에너지기업들, 신사업 발굴에 나선 대기업들이 너나할 것 없이 전기차 충전사업'에 진출하며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중소기업체들이 각축장을 벌이고 있던 충전기 시장이 급격하게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대부분 전기차 충전사업을 미래먹거리로 선정하며 경쟁적으로 사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곳은 SK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이다.

SK그룹은 그룹의 지주회사인 SK㈜와 SK에너지, SK브로드밴드, SK렌터카 등 여러 계열사들이 동시에 전기차 충전사업에 진출했다.

먼저 SK㈜는 지난해 전기차 초고속충전기 및 솔루션 제공업체인 시그넷이브이(현 SK시그넷)를 2930억원(지분 55.5%)에 전격 인수하며 전기차 충전사업에 진출했다.

동시에 국내 직영 주유소 1위 기업인 SK에너지 역시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 사업에 합류했다. SK렌터카는 이동형 전기차 충전서비스를 앞세워 충전사업에 동참했으며, SK브로드밴드는 자회사인 홈앤서비스를 통해 전기차 충전기 관련 솔루션 제공 및 운영 보조사업자에 선정됐다.

업계에서는 SK그룹이 SK시그넷을 통해 초고속(혹은 완속) 충전기 솔루션 및 충전기기를 제조하고, SK에너지를 통해 충전소 보급시설을 확보하며, SK렌터카와 SK브로드밴드가 이를 보조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2에서 출품된 SK시그넷의 초고속 전기차 충전기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2에서 출품된 SK시그넷의 초고속 전기차 충전기 사진=뉴시스


현대차그룹은 완성차제조사로서의 이점을 살려 외부업체와의 협력에 나서고 있다. 특히 글로벌 전기차 제조사인 테슬라의 '슈퍼차저'를 벤치마킹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자체 개발한 초고속 충전기 사업 브랜드인 이피트(e-pit)를 통해 충전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롯데그룹, KB자산운용과 손잡고 단숨에 전국 충전망을 갖추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현대차그룹과 계열사들이 보유한 전국 곳곳의 유휴부동산을 활용하고, 롯데그룹의 전국 사업장에 '이피트'를 설치하는 거점전략을 중심으로, 지역 내 소규모 충전사업자를 발굴해 KB자산운용과 함께 충전소 프랜차이즈 사업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LG그룹과 한화그룹도 전기차 충전사업을 미래먹거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전략 수립에 나선 상태다.

LG그룹은 사돈가문인 GS그룹과 함께 전기차 충전사업을 준비 중이다. LG전자를 중심으로 진행 중인 LG그룹의 전기차 충전사업은 전기차 충전 솔루션 및 충전소 통합관리 솔루션을 개발해 GS그룹 산하 GS칼텍스의 주유소들과 직접 연계하는 방식이다.

방계기업인 LS그룹도 주력인 에너지사업 강화를 위해 전기차 충전사업에 진출했다. LPG를 취급하던 E1이 운영 중인 전국 LPG 충전소에 초고속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E1은 지난달 지주사인 LS㈜와 공동으로 충전사업 인프라 구축 사업법인인 LS E-Link(LS이링크)를 설립하기도 했다.

한화그룹은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의 큐셀 부문을 통해 신규 브랜드 '한화모티브'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전기차 충전사업에 나섰다. 태양광 에너지를 중심으로 사업을 벌여왔던 만큼 계열사 부동산 및 상업용 빌딩에서 태양광을 통해 축척된 전력을 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기에 보급하는 방식이다.

한화모티브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공에서부터 컨설팅, 투자, 운영, 유지보수에 이르는 종합솔루션을 고객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사업을 맡고 있는 큐셀은 '한화모티브'란 브랜드를 통해 전기차 충전사업에 진출했다. 사진=한화모티브 이미지 확대보기
한화솔루션의 태양광사업을 맡고 있는 큐셀은 '한화모티브'란 브랜드를 통해 전기차 충전사업에 진출했다. 사진=한화모티브


대기업이 이처럼 전기차 충전사업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충전시장 규모가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통상 전기차 충전사업은 전기차 보급량을 따라 성장하는데, 지난해부터 전기차 판매량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충전시장 규모 역시 빠르고 성장하고 있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2만5532대로 전년 동기 대비 94.2%나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13.75%나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기차 시장이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충전기 보급량은 아직까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국내 급속 충전기 보급 수량은 지난해 말 기준 누적 1만5269대가 운영 중이다. 수치만 따지만 충분한 것처럼 보이지만, 충전 시간이 길고, 최소 이틀에 한번 꼴로 충전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관련업계는 지금보다 최소 3배 이상의 급속 충전기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전기차 충전사업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사업도 가능하다. 시장조사업체 프리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규모는 2020년 149억달러(약 18조원)에서 오는 2027년 1154억달러(약 14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기차 대중화를 눈앞에 두고 있는 만큼 충전 사업 역시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대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재활용과 탄소중립 측면에서도 충전기 사업은 눈여겨볼 만 하다. 대기업들이 보유한 전국 각지의 부동산을 전기차 충전소로 활용할 수 있게 되며, 이를 통해 기업들이 부담으로 느끼고 있는 탄소중립 목표에도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

이민하 한국전기차협회 사무총장은 "대기업들이 초고속 전기차 충전사업에 나서면서 더 많은 충전플랫폼 및 인프라 노하우가 축적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기차 보급율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정부와 관계부처에서도 전향적인 자세로 규제혁신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