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현지시간) 영국계은행 HSBC는 '승리의 영광을 되찾다'라는 제목의 한눈에 보는 베트남 보고서를 발표했다.
베트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지난해 장기간 폐쇄를 하며 공급망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었었다.
하지만 재개방 이후 베트남은 회복세를 보였는데 특히, 4월 전자제품 수출 호조로 크게 성장했다. 2022년 1분기엔 전년 동기 대비 13%의 수출 증가율을 보였고 4월의 경우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증가해 25%를 기록했다.
베트남은 저가 의류와 신발 수출국에서 이제는 기술 제품 산업의 중요한 제조 중심지로 변모했다. 2000년 전자제품 수출액은 10억달러(약 1조2845억원. 2022년 5월 16일자 원달러 환율 종가 1달러=1285원 기준) 미만으로 총 수출액의 5.5%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080억달러(약 138조7260억원)로 전체 수출의 32%를 차지하게 됐다.
HSBC 전문가들은 이러한 베트남 기술 산업 성공의 대부분은 삼성의 FDI에 기인한 것이라고 보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은 20년간 베트남에 180억달러(약 23조121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본을 투자해왔다.
삼성은 베트남 북부지역의 두 공장은 삼성 스마트폰 생산량의 절반을 공급하고 있다. 그 결과 베트남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크게 높아져 중국에 이은 세계 2위 스마트폰 수출국이 됐다.
미국 반도체업체 인텔은 2006년부터 베트남에 10억달러(약 1조2845억원)를 투자하고 지난해엔 4억7500만달러(약 6103억원)을 추가 투입했다.
삼성과 인텔의 성공이 다른 기술 대기업들도 베트남을 공급망으로 지정하는 과정을 가속할 때 연쇄 효과가 발생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한 점이다.
애플 공급사인 폭스콘, 럭스쉐어, 고어텍 등도 생산용량과 현지 직원 고용을 늘리기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은 베트남에서 성공적인 투자 사례를 만들어 외국인 투자 유치의 모범이 되고 있다.
HSBC 전문가는 "팬데믹으로 인한 혼란에도 베트남은 새로운 투자자를 포함한 기술 산업의 주요 업체로부터 안정적인 FDI 유입으로 계속 이익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시에 "중국의 공급망 붕괴로 베트남 제조업체가 원자재 공급원을 확보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베트남의 제조 산업은 원자재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베트남 수입의 약 30%는 주로 전자(30%)와 장비, 기계(22%)는 중국에서 이뤄진다. 따라서 중국의 물류난은 향후 베트남 수출 성장을 저해하는 방해물이 될 수 있다.
한편, 삼성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 새로운 R&D 센터를 완공했다.
정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arl9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