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포스트는 2일(현지시각) 최근 삼성전자, 애플, 구글 3사의 주력폰 13종을 테스트한 일반적 결과를 이같이 전했다. 이 테스트 내용 확인과정에는 톰스가이드, 컨슈머리포트, 씨넷이 참여했다.
이에 따르면 많은 휴대폰 제조업체의 주력폰 배터리 수명이 이전 모델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터리 소비량 급증의 원인은 고해상도 스크린 적용, 앱의 증가, 그리고 급속하게 늘어나는 휴대폰 사용자들의 사용량 때문으로 풀이된다. 배터리 용량은 매년 5%씩 증가하는 가운데 배터리 용량 소비 증가율은 이를 능가하게 되면서 제조사의 배터리 용량 늘리기가 변곡점에 왔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공정한 테스트를 위해 모든 단말기가 동일한 밝기로 설정되도록 조명 측정기가 사용됐다. 그런 다음 휴대폰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될 때까지 여러 웹 사이트를 자동으로 다시로딩하고 스크롤링 하도록 했다.
최신 아이폰XS(5.8인치)는 이전 버전인 아이폰X(5.8인치)보다 21분 더 빨리 방전됐다. 구글의 최신 픽셀3는 픽셀2보다 1시간 30분이나 더 빨리 방전됐다.
새 단말기가 이전 단말기 배터리보다 긴 수명을 보인 대표적 단말기는 아이폰XR였다. 아이폰XR는 아이폰X보다 3시간 이상 오래 지속돼 이 테스트에서 수집된 대다수 주력폰의 일반적인 배터리 용량 사용시간 감소 추세를 뒤집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같은 결과에 대해 LCD패널은 OLED디스플레이보다 작동하는 데 필요한 빛이 적기 때문에 배터리를 느리게 소진하며, 이는 OLED디스플레이처럼 보다 진보된 화면을 갖춘 스마트폰이 해당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 스마트폰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이유를 뒷받침해 준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은 이런 결과가 단지 화면 기술 때문만이라고 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지난 8월 발표된 삼성의 갤럭시노트9의 배터리수명은 지난 2월 공개된 갤럭시S9보다 4시간이나 길었다. 물론 갤럭시노트9은 이전 모델보다 훨씬 더 큰 배터리를 특징으로 한다. 이는 스마트폰 업계가 단말기에 더 큰 배터리를 도입하는 보다 광범위한 추세와 일치한다.
워싱턴포스트는 배터리 용량이 지난 수년 간 2배로 증가했다는 이이픽스잇의 수치를 인용하면서 많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이 전략에 의존하길 원치 않는다고 전했다. 이는 리튬 이온 배터리가 사용자들의 엄청난 스마트폰 사용량을 따라잡을 수 없는 변곡점을 맞고 있기 때문이라고도 지적했다.
배터리 전문가인 나딤 말루프 크노보 최고경영자(CEO)는 “배터리는 매우 느리게 속도를 내며 매년 약 5%의 속도로 향상된다. 그러나 휴대폰 전력 소비는 5% 이상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더 많은 스마트폰 개발자가 고해상도 스크린을 장착하는 것은 물론 더복잡한 앱이 늘어나는데다 휴대폰 사용량까지 증가하면서 배터리 소모량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게다가 배터리 소모는 내년부터 시작될 5G통신으로 인해 더욱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용시간만을 놓고 보자면 사용자는 긴 배터리 수명을 보이는 첨단기술이 빠진 아이폰XR를 선택할지, 가장 최신의 최고 휴대폰을 원하는 대신 더 자주 충전해 줘야 할지를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에 서게 됐다. 말루프는 “소비자들은 타협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렇지 않으면 소비자들은 항상 배터리 절약방법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배터리를 절약하는 방법으로 화면 밝기를 낮추기, LTE를 연결하는 대신 가능한 한 와이파이를 사용하거나 비행기 모드를 사용하고, 애플의 저전력 모드 같은 절전기능을 켜는 등 다양한 배터리 절약 방법에 의지할 수 밖에 없다.
이재구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