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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진세 단계 축소‘ 빛 좋은 개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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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진세 단계 축소‘ 빛 좋은 개살구’

[글로벌이코노믹=노진우기자] 지난달 평균 4.9%의 전기요금 인상과 함께 8월 무더위로 인한 '폭탄요금' 논란이 일자 한국전력이 과도한 누진제를 수술하겠다고 나섰으나 '눈가리고 아옹'식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한전은 7일 현행 전기사용량에 따라 6단계에서 3단계로, 최저와 최고의 누진율이 11.7배를 적용해 요금을 부과하던 것을 단계적으로 3배로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전기를 많이 쓰는 가구들의 전기요금이 줄어들 것이라는 게 한전의 예상이다.

하지만 한전의 방안대로 누진제를 바꿀 경우 에어컨 등 전기를 많이 쓰는 일부 가구의 요금은 내려가지만 80% 이상 되는 대다수 가정의 전기료는 오히려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다가 주무부처와도 상의하지 않은 한전의 일방통행에 대해 또다시 꼼수를 쓴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판매단가는 1단계(사용량 100㎾h 이하)가 ㎾h당 70.27원으로 가장 낮으며 6단계(501㎾h 이상)가 ㎾h당 262.08원으로 사용량에 따라 기준단가가 올라가는 구조로 돼있다.

이 때문에 자칫 누진제 완화가 사용량이 많아 높은 요율이 적용되던 소비자들의 부담을 사용량이 적어 상대적으로 낮은 요율로 부과되던 사람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히 누진율단계 축소가 한전의 일방적인 입장에서 나왔다는 것이 논란거리다. 전력요금 체계 개편과 같은 요금 정책은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와 긴밀한 협의를 해야 하는 사항임에도 한전이 협의없이 자료를 내면서 까지 누진제도 개편 계획을 밝힌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지경부는 한전의 갑작스러운 누진제 완화 추진에 대해 당혹스러운 표정을 드러내고 있다. 지경부는 "누진제 완화를 결정하는 주체는 정부로 한전이 이같은 방침을 공개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전은 지난 7일 오후 긴급 보충 자료를 통해 누진제 단계적 축소는 과거 일부 연구 용역 결과 등을 활용한 중장기적 차원의 검토 대안 중 하나를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한전 측은 7월 기준으로 월평균 전력사용량이 357KWh 이상인 가구들은 전기요금 인하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표면적으로 나타난 것은 전기요금을 깎아주려는 것 같지만 속내는 다르다.

7월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월평균 전기 사용량은 240KWh이며, 357kWh 이상 전기를 쓰는 가구는 13%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7월은 전기를 많이 쓰는 달이어서 수치가 높은 편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누진제를 바꾸면 상당수 가구들은 전기요금을 더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누진제 개선는 최근 전력요금 부담 증가로 인해 누진세에 대해 제기된 국민들의 비판을 줄이면서 전력소모가 적은 저소득층 등의 전력요금 인상을 위해 추진하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업계에서는 지적하고 있다.

한전은 국민의 전력요금 부담 경감을 위해 누진제 개편 필요성을 제기했다고는 하지만 실제 국민들의 전력요금 부담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고 어떻게 누진율을 축소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도 없이 이번 발표를 강행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한전 측은 이에 대해 "기초생활수급자 등 저소득층은 누진제를 완화하더라도 할인제도를 통해 요금증가 부담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누진제 체제는 최저 단계와최고 구간의 요금차이가 11.7배에 달하는 등 너무 과도해 국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누진제를 3단계로 축소한다면서 저소득층 요금 증가라면 결국 기본료를 올리겠다는 의미이다" 며 "결국 최고 6단계로 무한정 사용하는 일부사람들 요금 내려주고 기본요금, 전체적 요금을 올리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