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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구속 한화, 비상경영 체제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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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구속 한화, 비상경영 체제 가동


이라크 신도시 프로젝트 등 차질 빚으질까 걱정
최금암 실장-부회장단 공동경영체제 유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사진)이 16일 법정구속 결정이 내려짐에 따라 한화는 비상경영 체제 돌입이 불가피해 졌다.

한화는 이날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법정구속이 내려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경영공백을 최소화 하는데 부심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계열사들이 최고경영자(CEO) 중심의 자율경영을 해왔기 때문에 경영 시스템이 마비되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최근 이라크 신도시 프로젝트 등 김 회장이 주도해오던 사업이 차질을 빚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그룹 경영기획실과 부회장단 중심의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할 전망이다.

최금암 그룹 경영기획실장과 최상순 한화 부회장, 성하현 아산테크노밸리 대표, 신은철 대한생명 대표, 이순종 한화 부회장 등 부회장단의 공동경영 체제가 유력하다.

최금암 경영기획실장 등 부회장단은 이미 지난주말 긴급회의를 갖고 시나리오 경영 등 사전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의사결정에 있어서는 김 회장의 옥중경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앞서 1993년 외화도피로 구속됐을 때도 옥중에서 주요 사안에 대해 직접 결정하기도 했다.

한화 관계자는 "부회장단을 중심으로 직원들이 동요하지 말고 평소대로 업무에 충실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며 "당분간 오너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룹내 사업을 총괄하던 김 회장의 구속으로 그동안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이라크 건설, 태양광 사업 등 글로벌 프로젝트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9조4000억원짜리 이라크 신도시 프로젝트는 국내 단일 사업 수주로는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김 회장이 진두지휘 해왔다. 이번주 중 확정된 예정이던 독일 태양광업체 큐셀 인수(M&A) 작업도 중단될 위기다.

한화케미칼은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인수금액에 대한 가이드라인까지 정했다. 만약 막판 변수로 오너의 최종 의사 결정이 내려져야 하는 순간 인수전이 좌초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한생명이 추진해온 ING생명 동남아 법인 인수 작업도 사실상 물건너 갔다는 평가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유럽 재정위기로 글로벌 경기침체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김 회장의 구속은 그룹 전체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여기에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 이슈가 부각되는 상황이어서 김 회장의 구속은 재계 전체로 봐서도 대형 악재"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서울서부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서경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에게 징역 4년에 벌금 50억원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