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정부, 통신시장 활성화 속도…"장기간 적자 감내할 기업 있나"

공유
0

정부, 통신시장 활성화 속도…"장기간 적자 감내할 기업 있나"

과기부 "통신3사 중심 주파수 할당 정책 바꿀 것"
신규 사업자 세제 혜택 강화…대규모 투자 불가피

16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지원단 회의실에서 전파정책자문회의가 열렸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미지 확대보기
16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지원단 회의실에서 전파정책자문회의가 열렸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부의 통신시장 활성화 방안이 업계의 우려 속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6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지원단 회의실에서 전파정책자문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통신시장 경쟁 촉진을 위한 전파정책 방향에 대해 기술, 법률·행정, 경영·경제, 소비자 분야의 전문가 16인과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그러나 통신시장 최전선에 있는 통신업계 관계자들은 참석하지 못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회의의 배경에 대해 "최근 한정된 국가자원인 주파수를 이용하는 통신사의 사회적 책임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며 "특히 지난해 12월 할당조건 미이행에 따른 28㎓ 주파수 할당 취소는 이러한 문제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적극적인 전파정책으로 통신시장의 경쟁환경을 조성하고 신규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촉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파수 할당 등 전파정책을 통해 통신시장에 다시 한 번 경쟁과 혁신의 바람을 일으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의 이 같은 대응에 대해 통신업계에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28㎓ 대역 5G 주파수 관련 대응을 포함해 불편한 입장을 드러냈다. 또 정부가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신규 통신사업자 유치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28㎓ 기지국에 대해 목표한 수량만큼 설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KT와 LG유플러스에 대해 할당취소를 결정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이용기간이 6개월 단축돼 5월 31일까지 목표한 기지국 1만5000개를 설치해야 하지만,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28㎓ 주파수는 트래픽이 몰리는 '핫스팟'을 중심으로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며 "현재까지 트래픽이 과하게 몰리는 구간은 없었고 3.5㎓ 주파수로도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28㎓ 주파수는 속도가 빠르지만, 직진성이 강하고 투과율이 낮아 일반 통신망으로 쓰는 대신 핫스팟이나 스마트팩토리 등 산업용 통신망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주파수 활용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해진 기한 내에 기지국만 채우라는 것은 무리한 결정"이라고 전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2월 '5G 28㎓ 신규 사업자 진입 지원방안'을 발표하고 신규 통신사업자에 대한 혜택을 발표했다. 우선 정부는 망 구축 투자액에 따른 세액공제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공제율도 상향 조정한다. 또 할당대가 지급 방식도 개선해 신규 사업자의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네트워크 장비와 단말을 효율적으로 수급할 수 있도록 제조사와 협의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 같은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신규 통신사업자는 핫스팟 구축 비용으로 3000억원을 투자해야 한다. 또 통신망 안정화를 위한 유지보수 비용과 시장에 안착해 수익을 내기까지 적자를 감수하는 게 불가피한 상황이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안에 신규 사업자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통신업계 반응은 회의적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신사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부 규제가 많고 장기간 적자가 불가피한 통신시장에 뛰어드는 기업은 국내에서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홍진배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전파정책자문회의에서 "신규 사업자 시장 진입 지원을 시작으로 통신 3사 중심으로 주파수를 할당 받는 자원 배분 구조를 변화시키겠다"며 "통신 3사가 중심이 돼 주파수를 할당받는 게 당연시되는 정체된 시장에 자극을 주고, 주파수 자원의 배분 구조를 변화시키는 등 주파수 할당을 통해 통신 시장에 다시 한번 경쟁과 혁신의 바람을 일으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반영해 28㎓ 대역 신규 사업자 주파수 할당 방안을 마련해 2분기 중 공고하고 4분기 중 신규 사업자 선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