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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성소수자 선전 금지법' 내세워 유명게임 '퇴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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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성소수자 선전 금지법' 내세워 유명게임 '퇴출'

라스트 오브 어스·어쌔신 크리드·오버워치 등

'라스트 오브 어스'의 여주인공 엘리. 개발사 너티 독은 그녀가 동성애 성향을 가지고 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사진=플레이스테이션 공식 유튜브이미지 확대보기
'라스트 오브 어스'의 여주인공 엘리. 개발사 너티 독은 그녀가 동성애 성향을 가지고 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사진=플레이스테이션 공식 유튜브
러시아 정부가 '성소수자 선전 금지법'을 내세워 국외 유명 게임들의 서비스를 중단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심화된 외교적 갈등과 국민 통제 필요성 등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PC게이머 등 외신들의 현지 시각 7일 보도에 따르면 야나 란트라토바 러시아 하원의원은 최근 '성소수자 선전 금지법'에 의해 금지된 콘텐츠들의 목록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라스트 오브 어스', '디비니티: 오리지널 씬 2', '보더랜드' '어쌔신 크리드', '에이펙스 레전드', '오버워치' 등 유명 게임들이 다수 포함됐다.
로이터 등 외신들의 지난 5일 보도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성소수자 선전 금지법' 개정안에 서명했다. 여기에는 당초 미성년자를 상대로만 금지했던 '부적절한 성적 지향' 표현물을 성인 전체로 확대하고, 이를 금지한 업체에 최대 500만루블(약 1억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러시아는 서구권 안에서도 특히 성소수자에 대해 적대적인 나라로 알려져 있다. 1993년까지 러시아에서 동성애는 범죄로 규정됐다. 최근에도 틱톡이 개정 전 성소수자 선전 금지법에 의거해 300만루블(약 6218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졌다.

다만 게임업계인들은 이번 조치가 우크라이나 침공전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취해졌다는 점을 들어 온전히 '건전한 성 문화' 확립을 위한 조치는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일례로 '오버워치' 개발사 블리자드, '에이펙스 레전드' 개발사 EA 등 미국 게임사들은 물론, '어쌔신 크리드'를 개발한 유비소프트, '라스트 오브 어스' 개발사의 모회사인 일본의 소니까지 대다수의 게임사들이 올 상반기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며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했다.

콘텐츠 산업 통제는 국민에 대한 감시 강화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는 러시아와 유사한 독재 국가로 받아들여지는 중국에서도 익히 활용해온 수법이다. 중국 정부는 현재 콘텐츠 업계 전반에 걸쳐 동성애와 '냥파오(미소년)' 등 '부적절한 표현'을 엄격하게 규제·검열하고 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