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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계 성추문' 어디까지…닌텐도 북미지사 성희롱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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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계 성추문' 어디까지…닌텐도 북미지사 성희롱 폭로

정직원들 여성 계약직 상대로 '갑질'…공개된 채팅방서 성적 발언 일삼아

닌텐도 북미지사 전경. 사진=닌텐도이미지 확대보기
닌텐도 북미지사 전경. 사진=닌텐도
지난 몇년 동안 게임업계를 뒤덮은 '성추문'의 불길이 닌텐도로 옮겨 붙었다. 북미 지사에서 여직원에 대한 차별은 물론 노골적인 성희롱이 만연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게임 전문지 코타쿠는 16일(현지시간) "닌텐도 북미 지사는 수년동안 성희롱으로 점철돼있었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사에는 북미 지사 QA(품질 보증) 팀에서 근무했던 여성들의 성차별·성희롱 피해 경험담을 담고 있었다.

닌텐도 북미 지사에서 10년 가까이 계약직 테스터로 근무했던 '한나(가명)'는 "QA팀의 성차별 문화는 심각한 수준이었고, 특히 정직원들은 계약직 여성들에게 '갑질'을 일삼았다"며 "한 때 닌텐도 게임을 진심으로 좋아했지만, 이제 닌텐도는 나에게 악몽이 됐다"고 말했다.

한나와 그 외 닌텐도 출신 직원 2명의 증언에 따르면 닌텐도의 한 정직원은 여성 계약직 직원들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성차별적이고 모욕적인 언사를 일삼았다. 한 직원이 이에 대해 항의하자 그는 "나를 신고한다면 너를 해고해주겠다"고 응답했다.

북미 지사에서 2014년까지 근무했던 또 다른 여성 '발레리(가칭)'는 "10년 전에도 정직원들이 여성 계약직을 공공연하게 '얼굴 마담', '데이트용 창고' 따위로 취급했다"며 "나를 포함한 여러 직원들은 정직원들의 원치 않는 접근이나 부당한 요청에 시달려야 했다"고 증언했다.

닌텐도 '포켓몬스터'의 샤미드(왼쪽)와 미호요 '원신'의 페이몬. 사진=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닌텐도 '포켓몬스터'의 샤미드(왼쪽)와 미호요 '원신'의 페이몬. 사진=각 사

QA팀 남녀직원들이 함께하는 '팀즈' 서버 그룹 채팅창에서도 성희롱이 자행됐다. 한 번역팀 직원은 자사 대표 IP 포켓몬 속 캐릭터 '샤미드'나 미호요가 개발한 '원신'에 나오는 캐릭터 '페이몬' 등을 두고 "성관계를 맺기 좋은 대상", "어리지만 성적 매력이 느껴진다"는 등 부적절한 언사를 일삼았다.

해당 직원의 행위는 소속 인력 업체 '에어로텍'에 즉각 신고됐으나 성희롱 예방 교육을 이수하라는 처분을 받은 데 그쳤다. 한나는 "과거 나의 속옷 색을 물어보는 등 성희롱을 한 직원이 즉각 해고된 것과는 전혀 다른 대응이었다"며 "나중에 알고보니, 그는 전직 닌텐도 본사 직원이었다"고 말했다.

한 닌텐도 북미지사 직원은 코타쿠 측에 "닌텐도 북미지사는 오래전부터 '프랫(Frat) 하우스'나 다름 없었다"고 증언했다. '프랫'은 본래 남성 위주 사교 모임을 이르는 말이나, 최근에는 남성우월적이고 여성에 대해 성차별·성희롱을 일삼는 집단을 일컫는 말로 활용되고 있다.

'프랫' 문화를 가진 것으로 언급된 대표적인 게임사는 액티비전 블리자드로, 해당 회사는 지난해 7월 캘리포니아 공정고용주택국(DFEH)으로부터 사내 성희롱·성차별 문화가 만연했다는 이유로 고소당했다. 라이엇 게임즈·유비소프트 등도 지난 몇년간 성추문에 휘말려 법정 공방 끝에 합의금을 지불하거나 임원을 대거 해고했다.

이번 폭로에 앞서 닌텐도 북미지사는 강압적인 노동 환경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미국 연방 기구 전국노동관계위원회(NLRB)에 따르면 올 4월, 8월 두차례에 걸쳐 북미지사 직원들이 강압적인 규칙·단체 행동에 대한 보복·부당 해고 등의 이유로 민원을 제기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