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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우 신드롬'…KT스튜디오지니 상장 앞당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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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우 신드롬'…KT스튜디오지니 상장 앞당기나

미디어지니 가치 급상승…시즌·티빙 합병, OTT 악재 덜어내
2024년까지 20여편 콘텐츠 공개 예정…'제2의 우영우' 기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포스터. 사진=KT스튜디오지니이미지 확대보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포스터. 사진=KT스튜디오지니
ENA의 오리지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가 심상치 않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ENA 모기업인 KT스튜디오지니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29일 첫 방송한 '우영우'는 1화 시청률이 0.9%로 저조하게 출발했으나 14일 방송된 6화는 9.6%를 기록했다. 같은 회차 기준으로 '스카이캐슬', '사랑의 불시착', '응답하라 1988'보다 높은 속도다. 이 같은 추세로 가면 종영일 기준 시청률 20% 돌파도 유력해 보인다.
'우영우'의 높은 시청률은 tvN이나 JTBC 등 시청자들의 선호가 높은 중심채널이 아니라 리브랜딩한 변방 채널이라는 점에서 더 주목받고 있다. ENA는 KT 산하 방송채널인 스카이TV가 올해 4월 채널명을 변경한 것으로 리브랜딩 이후 3개월 만에 대박 드라마를 낸 셈이다.

특히 '우영우'는 넷플릭스에서도 비영어권 TV쇼 부문 시청시간 1위를 차지하며 선전하고 있다. 이는 영어권 드라마 시청시간 순위와 합산해도 7위에 이르는 수준이다. '기묘한 이야기4'와 '엄브렐러 아카데미3' 등 대작 넷플릭스 드라마들이 공개된 가운데 거둔 유의미한 성과다.

이처럼 방송과 OTT 시장에서 모두 대박을 내면서 KT의 콘텐츠 자회사인 스튜디오지니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KT는 스튜디오지니의 상장을 계획 중인데 '우영우'의 대박은 호재가 될 전망이다.

김영진 KT 재무실장(CFO)은 올해 1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스튜디오지니는 매출이 대폭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올해부터 바로 영업 흑자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며 "가치평가를 높여서 이른 시일 내에 기업공개(IPO)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스튜디오지니가 오는 2025년께 상장을 본격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튜디오지니는 스토리위즈, 미디어지니, 지니뮤직, 밀리의 서재 등 영상 콘텐츠와 음악, 웹소설, 도서 등 미디어·콘텐츠 분야의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여기에 '우영우'가 대박을 내면서 상장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우영우'의 대박과 함께 스튜디오지니는 최근 OTT서비스인 시즌이 티빙과 통합하면서 OTT 리스크도 덜어냈다. 지난 14일 스튜디오지니는 시즌을 티빙에 합병했다. 스튜디오지니는 합병법인의 지분을 취득해 3대 주주 지위를 확보할 예정이다.
앞서 CJ ENM과 스튜디오지니는 지난 3월 콘텐츠 사업 전방위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CJ ENM이 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투자한 바 있다.

스튜디오지니는 시즌의 매각으로 OTT에 대한 리스크를 덜 수 있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OTT 서비스가 급성장했지만, 국내에서 넷플릭스와 웨이브, 티빙을 중심으로 경쟁이 과열되면서 시즌은 입지가 좁아진 상황이었다. 그동안 시즌 오리지널로 '소년비행', '크라임퍼즐' 등을 내놨으나 점유율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OTT 간의 콘텐츠 출혈 경쟁이 거세지면서 업계가 사실상 '손해 보며 장사하는' 처지에 이르자 스튜디오지니는 시즌을 티빙과 합병하고 콘텐츠 제작과 공급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스튜디오지니는 CJ ENM과 협력관계를 구축한 후 CJ ENM의 채널인 tvN, OCN 등을 파트너로 얻게 됐다. 또 티빙뿐 아니라 넷플릭스와도 견고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어 콘텐츠 공급 채널을 다양하게 확보했다.

여기에 '우영우'라는 성공적인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면서 스튜디오지니는 앞으로 공개 예정인 작품까지 흥행 청신호를 켜게 됐다. 현재 스튜디오지니는 22일부터 장삐쭈 원작의 밀리터리 드라마 '신병'을 시즌과 ENA에서 방송한다.

스튜디오지니는 '신병' 이후에도 2024년까지 20여편의 드라마를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정일우·권유리 주연의 '굿 잡', 최시원·이다희 주연의 '얼어죽을 연애 따위' 등이 올해 공개된다. 또 일본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웰메이드 서스펜스 스릴러 '종이달'과 '가우스전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가제)' 등이 공개될 예정이다.

김철연 스튜디오지니 대표는 지난 4월 기자간담회에서 "스튜디오지니는 지난 1년간 원천IP 확보와 제작역량 강화에 집중하면서 KT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한 기초체력을 다졌다"며 "올해부터는 KT스튜디오지니의 웰메이드 드라마를 통해 ENA 채널과 올레 tv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국내외 다양한 사업자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유통 채널과 제작 스펙트럼을 넓혀나가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ENA, ENA PLAY, ENA DRAMA, ENA STORY 등 채널을 확보하고 있는 skyTV는 3년간 총 5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30여편의 드라마를 확보하고 300편 이상의 예능을 자체 제작해 채널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윤용필 skyTV 대표는 "skyTV는 지난해 KT그룹으로 새롭게 합류한 미디어지니와의 시너지를 통해 ENA만의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KT그룹의 차별화된 오리지널 콘텐츠 편성을 대폭 확대해 2025년까지 1조원 가치를 가진 브랜드로 성장하고 글로벌 IP 사업자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