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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다"…카카오, 올해도 시끌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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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다"…카카오, 올해도 시끌시끌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2대 주주 전환 등 다각도 검토 중
구글과 인앱 강제결제 갈등…장기전 되면 이용자 불편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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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카카오프렌즈
카카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안팎으로 시끄럽다. 지난해 갑질과 카카오페이 먹튀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카카오는 올해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 구글과 갈등 등으로 시끄러운 상황이다.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은 지난달 처음 불거졌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최대 주주인 카카오가 자사의 보유 지분을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매각하겠다는 내용이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 크루유니언)는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이 전해진 후 임직원을 상대로 서명운동을 진행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이정대 카카오지회 카카오모빌리티분회 스태프는 "직원은 뒷전인 채 오로지 경영진의 이익만을 위해 진행됐다는 사실에 분개한다"며 "IPO가 사실상 막혔으니 다른 방법으로 투자금회수를 하려는 게 아닌가"라고 밝혔다.

카카오노조 크루유니언은 지난달 말 김성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겸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장, 배재현 회사 최고투자책임자(CIO) 등 사측과 만나 카카오모빌리티 매각과 관련해 의견을 주고 받았다.

이 같은 비공식 면담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커지자 카카오는 지분 일부를 매각해 2대 주주로 내려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크루유니언은 6일 "사측이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추진 사실을 인정했고, 카카오가 2대 주주로 남아 향후 사업을 영위할 방향을 설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배재현 CIO 역시 사내 공지를 통해 "카카오모빌리티 지분의 상당수를 매각하는 방안은 검토한 적 없다"라며 "현재 검토 중인 방안은 지분 10%대를 매각해 2대 주주로 내려오는 지분변경 구조이다"라고 밝혔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 지분은 카카오가 57.55%를 보유해 최대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고 TPG컨소시엄(TPG·한국투자파트너스·오릭스)이 29.04%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카카오는 지분 일부를 TPG에 매각하는 등의 방식으로 2대 주주로 내려온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카카오모빌리티가 기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는 게 카카오 측의 판단이다.

배재현 CIO는 "카카오는 모빌리티 서비스의 수익화와 사업영역 확장, 나아가 IPO(기업공개)에 대한 사회의 우려를 경청하게 된다"라며 "이런 연유들로 2대 주주로 한발 물러서 카카오모빌리티의 독립을 응원하고,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라는 울타리를 넘어서 더 큰 혁신과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해 보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 모바일앱에서 카카오톡을 검색하면 최선 버전을 내려받을 수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
다음 모바일앱에서 카카오톡을 검색하면 최선 버전을 내려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카카오는 구글 인앱 강제결제에 대해 반발하면서 카카오톡 업데이트가 중단된 상태다. 구글이 자사의 인앱 결제 정책을 위반한 카카오톡을 퇴출시킨 것이다. 인앱 결제를 구글의 내부 결제 시스템에서 유료 앱·콘텐츠를 구매하는 것으로 구글은 결제 금액의 30%를 수수료로 가져간다.

구글은 지난달 1일 공지를 통해 이 같은 내부 정책을 위반할 경우 자사의 앱 마켓인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퇴출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는 현재 다음 포털을 통해 카카오톡 최신 버전을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 원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업데이트를 지원하고 있다.

카카오의 이 같은 대응은 구글의 인앱 강제결제 갑질에 대해 반기를 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2016년 카카오 게임사업 총괄 부사장이었던 시절에도 구글을 향해 비판의 날을 세운 바 있다.

당시 카카오는 모바일 게임 'O.N.E(원) for Kakao'를 출시했지만 구글플레이에서 한동안 검색이 되지 않은 바 있다. 카카오가 다른 앱마켓에서 게임을 먼저 출시한 것에 대한 구글의 보복행위였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었다.

남궁훈 대표는 당시 SNS를 통해 "마치 악몽처럼 마켓에서 게임 검색이 안 된다. 그 많은 마케팅 비용이 하늘로 날라갔고 출시를 했는데 지인들은 언제 출시하냐고 묻는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파트너사들도 모두 구글에 30% 수수료를 내고 있고, 구글을 최우선시 하고 있음에도 왜 우리 파트너사들은 차별 받아 마땅한지 이유를 도저히 알 수 없다"고 구글을 정면으로 비난했다.

당시 갈등은 구글플레이 관계자들이 카카오게임즈를 방문한 것으로 일단락됐으나 6년만에 다시 한번 구글과 카카오의 갈등이 불거진 것이다.

카카오의 이 같은 대응에 대해 업계에서는 구글의 갑질에 반기를 들기 위한 총대를 맸다는 반응이지만, 소비자 불편은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구글의 업데이트 중단에도 불구하고 아웃링크 유지를 고수하면서 양 측의 갈등이 장기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글의 인앱결제 방침에 따라 카카오톡이 구글에서 삭제될 수 있다"며 "구글플레이의 국내 앱 마켓 점유율이 70%대에 이르고 카카오톡은 전국민이 이용하는 메신저 앱인 만큼 카카오톡이 구글에서 삭제될 경우 불편은 고스란히 이용자의 몫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7일 오후 구글코리아와 카카오의 관계자를 만나 의견을 듣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방통위가 어떤 중재안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방통위는 구글의 갑질을 막기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과 관련해 실태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