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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폼랩스 "테라 블록체인 살려내겠다"…업계 시선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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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폼랩스 "테라 블록체인 살려내겠다"…업계 시선 '싸늘'

UST 가치 고정 정책·새 블록체인 네트워크 구성 발표
바이낸스 대표, 이더리움 개발자 등 연이어 '쓴 소리'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이사. 사진=테라폼랩스 유튜브이미지 확대보기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이사. 사진=테라폼랩스 유튜브
블록체인 업계를 강타한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주인공 테라폼랩스가 회생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다양한 방안을 연달아 발표하고 있으나 업계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테라와 루나의 정확한 명칭은 스테이블코인 '테라USD(UST)', 이와 연동된 암호화폐 '테라(LUNA)'다. 스테이블코인이란 특정 자산과 같은 가격을 유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암호화페로, UST는 미국 달러와 같은 가격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한 페깅(가치 고정) 방식으로 투자자가 1UST를 1달러 가치의 LUNA로 교환할 수 있는 디파이 서비스가 제공된다.
폭락 사태의 시작은 지난 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UST 거래가가 70센트대로 떨어진 채 시간이 흐르자 LUNA 투자자들 사이에서 패닉셀(공황 매도) 현상이 시작됐고 이것이 다시 UST의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는 '죽음의 소용돌이'가 일어났다.

이로 인해 70달러대에 거래되던 LUNA의 거래가는 지난 12일 오후 3시 경 가장 낮은 암호화폐 거래단위인 1사토시(0.00000001비트코인, 약 0.4원)으로 폭락했고 UST 역시 20센트 이하까지 거래가가 추락했다. 이에 바이낸스·업비트 등의 거래소들은 12일부터 LUNA 등의 거래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테라는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시총 9위까지 올랐던 유력 암호화폐다. 이러한 테라가 '사형선고'를 당함에 따라 비트코인도 영향을 받아 지난 9일 기준 4300만원대였던 거래가가 지난 12일에는 최저 3433만원으로 20% 넘게 급락하기도 했다.

테라폼랩스가 실시한 스테이킹(가상자산 예치) 서비스에 관해 '폰지 사기' 논란도 일었다. 테라폼랩스는 지난 3월 UST를 '앵커 프로토콜'에 예치하면 연 20%의 수익률을 제공한다고 공지했다. 이더리움(ETH) 개발자 비탈릭 부테린은 "UST 폭락으로 많은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봤다"며 "폰지 사기와 같은 실험은 중단해야 한다"며 고 말했다.

테라폼랩스 사내 전경. 사진=테라폼랩스 유튜브이미지 확대보기
테라폼랩스 사내 전경. 사진=테라폼랩스 유튜브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지난 11일 SNS를 통해 사태 해결을 위해 LUNA 추가 발행, 유통량 조절 주기 감소 등을 골자로 한 UST 가격방어 정책을 내놓았다. 이는 18일 종료되는 암호화폐 소유주 투표를 거쳐 실행된다.

또 17일에는 하드 포크(블록체인을 기능 수정을 통해 재생산) 방식을 통해 새로운 블록체인 시스템을 구축, 기존 블록체인 네트워크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토큰 10억개를 무상 분배하겠다고 발표했다.

테라폼랩스의 회생 시도에 대해 블록체인 업계에선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도지코인 개발자 빌리 마커스는 지난 13일 SNS를 통해 "새로운 피해자를 만들지 말고 업계를 떠나라"고 비난했으며 17일에는 "블록체인계 신뢰를 파괴하는 사람"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자오창펑 바이낸스 대표는 "하드포크는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이 아니며 테라폼랩스의 정책은 희망사항일 뿐"이라며 "제3자 분석을 필두로 더 높은 투명성을 보여야한다"고 지적했다. 바이낸스는 테라폼랩스가 창립된 2018년 약 300만달러를 투자한 초기 투자사다.

미국 가상자산 투자 분석사 머드렉스의 에둘 파텔 대표는 "LUNA가 예전의 영광을 되찾는 것은 불가능하며 UST가 1달러에 도달하는 것 역시 어려울 것"이라며 "테라 블록체인이 정상 궤도로 돌아가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며 투자자들은 당분간 해당 토큰에 대해 잊는 것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