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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테라·루나 사태 여파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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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테라·루나 사태 여파 주목

암호화폐로 암호화폐를 담보…스테이블코인 위험성 주시

휘청이는 가상화폐. 사진=연합이미지 확대보기
휘청이는 가상화폐. 사진=연합
시가총액 10위권에 들었던 한국산 암호화폐 루나가 전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국내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3천900만원대에서 보합세를 보이며 충격을 흡수하고 있다.
15일 오후 2시 50분 기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1비트코인 가격은 3천955만9천원으로, 24시간 전보다 0.13% 올랐다.

같은 시간 빗썸에서도 0.68% 오른 3천948만5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11일 하락하며 9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4천만원선 아래로 내려갔다.

루나·테라 급락 사태가 가시화한 지난 12일에는 3천700만원(업비트 기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루나와 테라는 애플 엔지니어 출신인 30살 권도형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가 발행하는 가상화폐로, 테라USD(UST)는 코인 1개당 가치가 1달러에 고정(페깅)되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최근 UST 시세가 1달러 아래로 내려가며 자매 코인인 루나가 급락하고, 이에 UST가 또 하락하는 악순환인 '죽음의 소용돌이' 현상에 말려들었다.
스테이블 코인 테라(UST)는 1달러 가치를 담보해주는 자산 대부분 루나다. 암호화폐의 가치를 보장하는 담보물이 암호화폐인 것이다.

2주 전까지만 해도 국내외에서 10만원대에 거래됐던 루나는 99% 이상 폭락하며 13일 한때 1원까지 떨어졌다. 이에 업비트, 고팍스, 빗썸 등 국내 거래소와 일부 해외 거래소는 루나를 상장 폐지한다고 밝혔다.

테라폼랩스 권 CEO는 트위터에서 "내 발명품(루나·UST)이 여러분 모두에게 고통을 줘 비통하다"며 사과와 함께 가상화폐 프로젝트의 실패를 인정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번 대폭락 사태는 루나를 담보로 한 UST의 페깅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 시스템에 따르면 UST 시세가 1달러 아래로 떨어졌을 때 루나로 UST를 사들여 유통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UST의 가격을 다시 올린다. UST 가격이 내려가면 루나의 통화량이 늘어나는 구조다. 결국 UST 가격이 내려가 루나의 발행량이 늘어나면 루나의 가격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코빗리서치센터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7일 UST 매도 물량이 대거 유입되며 가치가 1달러 이하로 떨어지는 디페깅 현상이 나타났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 루나가 대거 유통됐는데, 통화량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이 발생했고 이에 연동된 UST 가격도 떨어졌다는 것이다.

가상화폐 시장의 충격이 주식시장으로까지 전이되면서 지난 12일 코스피는 1.63% 내린 1,550.08에 장을 마감, 종가 기준 2020년 11월 중순 이후 1년 반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에 따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긴급 동향 점검에 나섰다.

또 주요국들의 가상화폐 관련 법률 제정 추이를 보면서 당국 역시 소비자보호를 담은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내년에 만든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코인으로 코인을 담보하는 스테이블코인의 위험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발생한 충격이 국내외 증권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이들 시장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동조화 현상이 계속 나타날지 지켜봐야 한다"고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덕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u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