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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우크라 지원 반대 공화당 의원 급증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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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우크라 지원 반대 공화당 의원 급증하는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추종 국수주의 성향 의원들,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

미치 매코널 미국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14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미지 확대보기
미치 매코널 미국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14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미국 의회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경제적 지원에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상원 공화당 대표단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 초당적인 지원 방침을 시사한 것과는 정반대의 움직임이다.

공화당 소속의 토마스 메시 하원의원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는 16개의 법안이 하원에 상정됐을 때 16번 모두 반대표를 던진 유일한 의원이다. 매시 의원은 13일 하원 전체 회의에서 “러시아 제재로 치솟은 인플레이션을 고려할 때 이것은 미친 짓”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면서 우크라이나 지원 법안에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4월 말 우크라이나의 종교 자유 보호 법안이 상정됐을 때 메시 의원과 함께 마조리 테일러 그린 의원(공화, 조지아)이 반대표를 던졌다. 그에 앞서 3월 중순 러시아에 대한 최혜국 대우 박탈법안 표결에서는 8명의 공화당 의원이 반대했다. 우크라이나에 이어 러시아의 두 번째 공격 표적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몰도바를 지지하는 결의안에는 공화당 의원 17명이 가담을 거부했다. 러시아의 공격을 받았던 조지아를 지지하는 내용의 결의안에는 공화당 의원 19명이 반대했다. 지난 4월 27일 우크라이나와 인접 국가의 통신망 확보 지원 법안에는 공화당 의원 55명이 반대표를 행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와 인도적 지원을 위해 4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예산 배정을 요청함에 따라 하원에서 관련 법안에 대한 표결이 10일 실시됐고, 이때 공화당 의원 57명이 반대했다. 여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전원 찬성표를 던졌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은 대체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세운 ‘미국 우선주의’ 노선을 추종하고 있다고 WP가 지적했다. 열렬한 트럼프 전 대통령 신봉자로 ‘하이힐 신은 트럼프’로 불리는 마조리 의원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분유가 부족해 난리가 났는데 우리가 의회가 지금 400억 달러 달러를 우크라이나에 주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린 의원은 “우리가 러시아를 제재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멈췄느냐”고 반문했다. 그린 의원은 우크라이나 지원 관련 법안 표결 당시 16번 중 15번 반대표를 던졌다.

민주당 소속의 애덤 스미스 하원 군사위원장은 이 신문에 “솔직히 미국 정치권에서 국수주의자, 고립주의자 그룹이 존재해왔으나 지금 공화당 내부에서 그런 세력이 절정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이끄는 대표단이 14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에 따른 대책을 협의했다. 공화당 대표단에는 매코널 원내대표를 비롯해 수전 콜린스, 존 바라소, 존 코닌 상원 의원 등이 포함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번 방문은 미국 의회와 국민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초당적 지지를 의미하는 강력한 신호이고,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민주주의 가치와 자유를 위해서도 우리의 투쟁에 도움을 준 여러분의 지도력에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공화당 상원 대표단에 앞서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이끄는 민주당 의회 대표단이 키이우를 방문했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