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공산당 정치국 위원은 1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만났다.
왕이 위원은 이 자리에서 중국에 대한 미국의 반도체 관련 수출 제한을 거론하며 "불법적이고 부당한 제재의 해제"를 촉구했다.
중국 국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이 위원은 또한 "중국의 경제, 무역, 과학 및 기술에 대한 억압을 종식할 것"을 요청했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 그는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엄중한 입장'을 설명하며 "중국의 내정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왕이 위원은 또한 미·중 대화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외교 및 안보 소통 채널을 확대하고 대화 효율성을 높이며 인적 교류와 문화 교류를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미 국무부 고위 관리는 블링컨 장관이 왕이 위원에게 군사 회담 재개를 요청했지만 중국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두 미·중 외교 사령탑은 자카르타에서 남중국해에서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 현안을 안고 있는 동남아 각국 외교장관들을 상대로 치열한 외교전을 벌였다.
올해 들어 필리핀이 미국과 공동 해상순찰을 하고, 자국 내 군사기지 4곳의 사용권을 추가로 미국에 제공하기로 하는 등 미국·필리핀의 군사 협력이 강화되는 가운데 중국은 동남아 다른 나라들과 합동훈련 등 군사 교류에 힘을 쏟고 있다.
중국은 3월 캄보디아와 연합 군사훈련을 실시했고, 4월 말∼5월 초 싱가포르와 해상 연합 군사훈련을 했다. 이어 5월 중하순 라오스와 '우정의 방패'라는 명칭의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이런 상황에서 블링컨 장관은 필리핀을 필두로 한 동남아 각국 외교장관들과의 협의를 계기로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세력 확장을 견제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