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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공항·항만 확대해 글로벌 물류허브 명성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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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공항·항만 확대해 글로벌 물류허브 명성 유지

2030년까지 창이공항 연간 1억2000만명 수용·항구 6억5000만톤 화물 처리

싱가포르는 2030 비전을 통해 공항과 항만 수용능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싱가포르는 2030 비전을 통해 공항과 항만 수용능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싱가포르는 아시아에서 재세계화와 지정학적 위기 확대로 투자와 인재 확보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무역 허브로서 자국의 발전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공항과 항구 역량을 더 강화하기로 했다.

◇싱가포르의 2030 비전 및 무역 허브 강화 전략


싱가포르의 국내총생산(GDP)은 2022년 기준으로 약 5300억 달러이다. 2030년까지 GDP를 1조 달러까지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이 도시국가는 공항과 항구 역량을 크게 향상해 글로벌 물류의 핵심 허브로 여전히 남으면서 녹색 성장, 경제 혁신, 사회 통합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싱가포르가 공항·항구 수용 능력을 대폭 강화하는 무역 허브 전략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국가 중 하나로 제한된 국토 면적에도 불구하고, 지정학적 위치를 활용해 세계적인 물류 허브로 성장해온 데 기인한다.

싱가포르의 항구는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항구 중 하나이며,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은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공항 중 하나다.

이런 싱가포르의 물류 허브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해, 공항·항구의 수용 능력을 대폭 강화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라 창이 국제공항은 2030년까지 연간 1억2000만 명의 승객을 수용할 수 있도록, 주요 항구들은 2030년까지 연간 6억5000만 톤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도록 확장할 계획이다.

싱가포르는 이 모든 과제를 이행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요소가 우수한 인재 확보라고 보고 고품질의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는 데 노력한다. 싱가포르의 교육 시스템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대학들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각종 연구소도 세계적 수준이다. 싱가포르국립대학, 난양공과대학, 싱가포르과학기술연구원 등에서 인재를 유치 중이다.

대학과 연구기관을 기업과 연계해 혁신과 기술 개발도 장려한다. 2022년 싱가포르의 GDP 대비 연구개발(R&D) 비율은 3.14%로, 이는 OECD 국가 평균인 2.42%보다 높은 수준이다. 2010년부터 GDP 대비 R&D 비율을 3% 이상 유지하고 있다.

인재 유치의 또 다른 방법은 혁신 기업 육성이다. 세금 감면 혜택을 비롯해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낮은 세율, 규제 완화, 안정적인 법률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또한, 해외자본 유치를 위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과 혁신과 기술 개발 장려,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을 촉진하려고 현재 20개 이상의 국가와 자유무역협정을 확대하고 있다.

◇재세계화 과정에 이룬 성과


서방과 중국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고,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며, 법치와 기업 친화적 정책을 펴고 있어, 글로벌 및 중국 기업과 인력들의 정착지가 되도록 하는 데 적합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과 기술 인력은 기술 경쟁이 심화함에 따라, 중국에서의 활동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싱가포르로 이동하고 있다.

2021년에 인텔이 20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고, 2022년에 제너럴모터스가 전기차 공장 건설을, 애플이 100억 달러 규모의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기술 인력의 유입도 많았는데, 2021년에 중국의 IT 기업 알리바바의 연구원 100여 명이, 2022년에는 중국 반도체 기업 칭화유니그룹 연구원 50여 명이 싱가포르로 이주했다.

2014년부터 외국인직접투자 유치액이 1000억 달러를 넘었는데, 2021년과 2022년에 투자하기로 한 외국인직접투자 총액은 1790억 달러로 이는 2020년의 1300억 달러보다 36.1% 증가한 규모다.

◇로렌스 웡 싱가포르 부총리의 인터뷰 요지


로렌스 웡 부총리는 닛케이아시아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재세계화 과정에서 싱가포르의 발전 전략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싱가포르의 부총리이자 재무장관이다. 1972년생으로 싱가포르 국립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정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해 교육부 장관, 국토개발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2022년 10월에는 리셴룽 총리에 의해 부총리로 발탁되었다. 중도 성향으로 시장경제를 지지하고, 정부 개입 최소화 및 사회 통합과 소외계층 복지에 관심이 많다. 차기 총리로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이다.

그는 향후 국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싱가포르가 개방 경제로서의 강점을 두 배로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발전이 규칙 기반의 다자간 무역 시스템에서 비롯된 점을 감안해 글로벌 공급망 중단에 직면해 자유 무역을 지지했다.

그는 다자무역체제는 여전히 중요하며 무역과 투자의 자유로운 흐름과 공통된 규칙을 일관되게 적용할 수 있도록 세계무역기구(WTO) 개혁과 강화를 주장한다.

세계가 계속 번영하려면 규칙 기반 다자간 무역 시스템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립을 달성하기 위해 취한 조치가 의도치 않게 세계 경제의 더 광범위한 분열과 의도하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이것은 모든 국가를 더 힘들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G7의 지도자들이 중국 경제에서 위험 제거가 필요하지만 분리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 공감하며 싱가포르가 중국 및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계속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한다.

싱가포르는 친미도 친중국도 아니며 싱가포르의 국익과 국제법 준수, 규칙 기반 다자간 시스템과 같은 핵심 원칙을 외교정책의 기본이라고 강조한다.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10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을 포함해 인도-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협력이 갈등을 제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공통된 규칙과 규범을 제정해 이를 준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기술 경쟁에서 승자를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AI와 같은 신기술이 신뢰할 수 있고 안전한 방식으로 개발되어 사회의 이익을 위해 배치될 수 있게 공동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로렌스 웡 싱가포르 부총리의 인터뷰 내용은 개인 의견이 아니라 싱가포르 정부 입장을 대변한 것으로 그들의 세계관과 발전 전략을 엿볼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