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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러시아 도와줄 만하네"…중국, 6월부터 블라디보스토크 환승항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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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러시아 도와줄 만하네"…중국, 6월부터 블라디보스토크 환승항 운영

중국 북부 제품들 해상로 통해 중국 남부로 배송 가능

러시아가 중국의 환승항으로 내준 블라디보스토크 항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가 중국의 환승항으로 내준 블라디보스토크 항구. 사진=로이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실질적으로 가장 큰 이익을 누린 국가는 중국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서방이 지원하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경합을 벌인 이후 전쟁 양 당사자 외에 미국과 서방은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으나 중국은 블라디보스토크 항구 같은 예상치 못한 지리적 위치에 접근, 서방이 떠난 러시아 시장에서 중국 경제의 확장, 값싼 에너지 수입이라는 이익을 누렸다.

◇블라디보스토크의 전략적 중요성


블라디보스토크는 중국, 북한, 일본, 러시아가 만나는 동북아시아에 있다. 그것은 유럽 전체와 아시아 사이의 중요한 운송길이다. 중요한 경제 운송 수단인 것 외에도 러시아에 지정학적 중요성도 있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말 소련군이 점령한 남부 쿠릴열도 4개 영유권을 주장해 왔다. 섬들은 오호츠크해와 태평양을 분리하는 전략적 위치에 있다. 블라디보스토크에 위치한 러시아 태평양 함대의 중요 이동 거점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일본은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고 섬 주변의 경제 협력을 종료했다. 이에 러시아는 쿠릴열도 평화조약을 중단하고 쿠릴열도 일대에서 군사훈련까지 벌였다.

이 지역에서는 중국과 합동 해군 훈련인 ‘보스토크 2022(Vostok 2022)’도 실시했다.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 강화는 시진핑이 양자 분쟁에 대해 오랫동안 시행해온 중립 정책을 포기하고 중국이 4개 섬에 대한 일본 소유 주장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에서 분명히 나타난다.

◇블라디보스토크의 중국 환승항 개방

중국은 국익을 최우선으로 중립을 지켰다.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모스크바의 고립을 완전히 이용했으며 지배적인 파트너로 부상했다.

이를 두고 마크롱은 언론에 “러시아가 사실상 중국의 속국이 되었다”라고까지 말했다.

실제로 얼마 남지 않은 6월 1일부터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항구는 중국의 환승항으로 운영된다. 이 항구는 러시아 극동지역의 교통 물류 중심지이며,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연결되어 있다.

환승항은 외국인 근로자가 출신 국가와 고용 국가 간의 이동을 돕기 위해 설정된 항구로 숙소, 음식,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용주와 근로자 간 상담을 제공한다. 그간 블라디보스토크는 환승항이 아니었다.

이 도시는 러시아 태평양 함대의 본거지였다. 1860년에 중국 청나라에서 러시아 제국에 양도되었다. 이 개항으로 중국 동북부 내륙은 바다와 접하게 된다. 철도를 통해 이 항구에 도착하면 중국 북부의 제품이 배를 통해 중국 남부로 배송될 수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한층 더 가까워진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한층 더 가까워진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중국 관세청(GACC)은 별다른 과시 없이 웹사이트를 통해 이를 발표했다. 베이징은 이런 움직임이 “중국 동북부 산업 기반을 활성화하고 해외 항구를 이용하여 국내 무역상품의 국경 간 운송을 촉진하려는 국가 전략 계획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전에 중국은 역사적 권리를 통해 블라디보스토크 항구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했다. 이는 러시아에 영토 경계의 긴장감을 유발했고 상호 불신으로 이 항구의 자유로운 운항은 제한되었다.

이제 중국은 블라디보스토크항이 중국 무역 시스템에 참여하는 것을 “중국과 러시아 사이의 높은 수준의 전략적 상호 신뢰”를 반영한다고 말한다.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 경제가 마비되면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GACC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의 양자 무역은 2023년 첫 4개월 동안 미화 731억5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1.3% 증가했다.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는 최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끝나는 극동 가스 파이프라인 경로로 중국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정부 간 협정을 승인하는 정부 명령에 서명했다.

블라디보스토크 항구 개항으로 중국과 러시아는 항구 건설과 물류 분야에서 더 많은 협력을 할 수 있게 되어 중국 동북부의 경제 활력과 러시아 극동 지역의 발전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되었다.

중국의 블라디보스토크 항구 개항은 지린성과 헤이룽장성의 육상 운송 거리를 바다로 줄여 제조 경쟁력을 크게 향상할 수 있다.

블라디보스토크가 이들 중국 도시와 불과 200㎞ 떨어져 있기 때문에 상품 운송 비용이 크게 절감될 수 있다.

◇중국, 러시아에서 다른 이익도 향유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로 수입에 제한을 받자 이 틈을 중국이 파고들었다. 러시아로의 배송 증가와 전기자동차 수요 증가에 힘입어 중국은 2023년 1분기에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고의 자동차 수출국이 되었다.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중국 자동차 산업에 활력을 주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3월 자동차 수출은 전년 대비 58%나 급증했다. 일본은 95만 대의 자동차를 수출했지만, 중국은 107만 대를 수출했다.

러시아는 모든 중국산 자동차의 최고 수출 목적지가 되었다. 대러시아 수출은 전년 대비 3배 증가한 14만 대를 기록했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토요타자동차·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러시아 공장을 폐쇄하고 시장에서 철수했다.

그 공백을 중국 자동차 회사가 차지했다. 러시아에서 사업을 확장했다.

또한, 거의 3만 대의 트럭을 러시아에 수출했으며, 이는 군사 목적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지난해보다 7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중국 정부가 국내 전기자동차 산업의 성장을 돕기 위해 세금 인센티브를 제공함에 따라 중국 자동차 수출의 급격한 성장은 이번 분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IEA 보고서는 중국 수입업체들이 러시아와 적극적으로 체결하는 파이프라인 중장기 가스 계약을 기반으로 현재 수입량과 예상되는 미래 공급량이 향후 10년 동안에 수요를 충당하기에 충분하다고 결론지었다. 그것도 러시아가 전쟁과 제재로 돈과 판로가 부족한 상황에서 유리한 거래로 싼값에 조달했다.

석유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2022년 러시아산 석유 수입량을 시장가보다 20~30% 싼값으로 2배 이상 늘렸다. 러시아산 원유 1억1000만 배럴을 수입해 전년 대비 134%나 많이 수입했다.

전 세계적으로 중국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고 있지만, 러시아에서 중국인은 가장 좋아하는 외국인으로 등극했다. 브릭스 회의나 상하이협력기구에서도 푸틴은 시진핑을 극진히 우대하고 있다.

물론 그 대가로 중국은 자유 진영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구조적 경쟁자”나 국제질서 파괴자로 치부되는 러시아를 지원하는 나쁜 국가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