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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中 조사 개시 소식에 매출 감소 우려 주가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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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中 조사 개시 소식에 매출 감소 우려 주가 하락

CAC ”사이버보안 조사 착수”



미국 아이다호주 보이시에 있는 마이크론 본사 정문. 사진=로이터
미국 아이다호주 보이시에 있는 마이크론 본사 정문. 사진=로이터

잘 나가던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러지 주가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타격을 받았다.

중국 당국이 마이크론에 대한 사이버보안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매출 감소 우려로 이어지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이후 기술업체 저승사자로 위상이 강화된 중국 사이버공간 관리국(CAC)이 이날 중국에서 판매되는 마이크론 제품이 안고 있을지 모를 사이버보안위협 요인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발표한 것이 주가 급락 방아쇠를 당겼다.

미중 반도체 전쟁 유탄


CAC의 조사는 사실 올 것이 왔을 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이 지난 수년에 걸쳐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분쇄하기 위해 각종 압박정책들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중국도 이제 맞대응에 나선 것뿐이라는 지적이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부터 중국의 반도체 성장을 경계해 중국 첨단 반도체 업체들을 ‘블랙리스트’에올려 미국 기술이 사용된 반도체, 반도체 장비 중국 수출을 차단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 이 같은 기조는 더 강화돼 일본, 네덜란드 등 반도체 소재, 장비 공급 국가들과 대중 압박 연대에나섰다.

중국도 이번에 미국에 일격을 가하기 위해 대표적인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 손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배런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CAC는 이번 조사가 핵심 정보 인프라공급망 보안을 확보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면서 숨겨진 제품 결함이 부를 네트워크 보안 위험을 방지하고 국가안보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내세운 미국의 반도체 통제에 맞서 중국 역시 국가안보 때문에 이번 조사를 시작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중 매출이 11%

중국은 마이크론의 핵심 시장 가운데 한 곳이다.

지난해 연간 매출 가운데 33억달러, 전체 매출의 약 11%를중국에서 거둬들였다.

중국이 마이크론을 겨냥한 것은 일종의 양수겸장이다.

마이크론이 대표적인 미 메모리 반도체 업체여서 미국에 확실한 경고 신호가 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마이크론이 중국에서 생산하는 범용메모리 반도체는 이제 중국도 생산 가능하다는 자신감의 표현일 수 있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연례 보고서에서 중국내 시장 경쟁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마이크론은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소유한 국영 반도체 업체들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경쟁이 버거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아울러 중국 정부가 중국 시장에 참여하는 것을 제한하거나 중국 기업들과 효율적으로 경쟁하는 것을 막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에 대한 경고


WSJ은 중국의 이번 마이크론 조사가 중국 시장에서 활동하는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에 대한 경고의 성격도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크론처럼 중국 시장에서 막대한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미국이 주도하는 수출 통제로 중국에 첨단 반도체는 수출하지 못하는 대신 구세대 범용 반도체 판매로 수익을 내는 구조에 철퇴를 가할것임을 예고하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중국 당국이 팬데믹 3년 봉쇄에 따른 경제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한편으로는 외국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외국기업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어 중국 반도체 굴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외국 반도체 업체들에 대해 ‘손보기’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날 중국 당국의 철퇴를 맞은 마이크론은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다른 반도체 업체들은 일단 관망세를 보였다.

마이크론은 2.75달러(4.36%) 급락한 60.34달러로 미끄러졌다.

반면 마이크론처럼 중국 비중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인텔은 주식시장 상승 흐름 속에 0.58달러(1.81%) 상승한 32.67달러로 마감했다. 인텔이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도 강점을갖고 있는 점이 반영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AMD는 0.13달러(0.13%) 오른 98.01달러로 강보합 마감했고, 엔비디아는 3.94달러(1.44%) 뛴 277.77달러로 장을 마쳤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