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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국 경제, 금리인상 이견 속 경착륙 전망까지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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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국 경제, 금리인상 이견 속 경착륙 전망까지 '진통'

미국 경제에 대한 경착륙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경제에 대한 경착륙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세계 1위의 경제 대국인 미국 경제가 진통을 겪고 있다. 여전히 연준의 매파들은 금리 인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이들의 말에 신뢰를 주지 않고 있다. 이제 금리 인상을 멈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시장 기대보다 낮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다시 경착륙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주식시장은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나쁜 통계가 오히려 좋은 소식’이라는 분위기 속에 상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연준이 금리 인상을 더 고집할 수 없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금리가 인상되지 않으면 주가는 오른다. 금리 부담이 적어져 투자가 살아나기 때문이다.

◇ 금리 인상을 둘러싼 이견은 여전


필립 제퍼슨 연준 이사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높은 인플레이션에 직면한 미국 경제에 필요 이상으로 해를 끼치는 것을 피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말이다. 그는 여전히 인플레이션율이 너무 높다고 말한다. 더 빨리 2%로 되돌리는 것이 연준이 해야 할 일이라는 입장이다.

연준은 최근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으며, 최근 은행 시스템 혼란에도 불구하고 그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신호를 시장에 보냈다. 과열을 막아 인플레이션이 더 오르는 것을 막으려는 셈법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그들의 정책 목표를 수정하게 한다. 발표된 예측에 따르면 연말까지 금리가 5.1%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번 더 0.25%포인트를 인상할 수 있다는 의미다.

2월까지 경제 데이터는 노동 시장이 3.6%의 낮은 실업률로 견고한 모습을 보였고 소비자 지출은 탄력적이었다. 그러나 이달 초 실리콘밸리은행의 붕괴는 신용의 가용성을 제한함으로써 잠재적으로 실물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제퍼슨 연준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기 시작했지만 금리 상승으로 인한 하락인지, 또는 코로나로 인한 공급 긴장이 완화되고 에너지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 말은 통화정책의 어려움을 대변한다. 통화량은 가변적이며 매우 불확실한 시차로 경제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가운데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도 연준의 매파적 주장에 힘을 싣는 발언을 했다. 27일(현지 시간)에 “금리 결정자들은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데 집중할 것이며, 글로벌 은행시스템의 건전성에 대한 걱정에 지나치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유니크레딧(UniCredit)의 에릭 닐슨 그룹 수석 경제고문도 “중앙은행들이 은행시스템 문제가 광범위한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된 시기에 통화정책과 금융안정을 분리해서는 안 된다”고 발언해 연준 매파 입장을 두둔하는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시장은 이들의 말에 신뢰를 보내지 않는다. 금리 인상 기조가 힘을 잃을 것으로 본다. 최악의 경우 5월에 한 번 정도 더 스몰스텝을 한 후에 올해 금리 인상은 더 없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 미국 경제, 경착륙 가능성 제기


미국 경제는 올해 초에 보고된 낙관적 데이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경착륙’ 또는 급격하고 파괴적인 침체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경제사이클연구소(ECRI, Economic Cycle Research Institute)가 주장하고 나섰다.

정부 데이터, 설문 조사 및 시장 가격을 기반으로 경제 동향을 예측하는 ECRI의 주간 선행 지수에 따르면 현재 미국 경제가 약화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1월의 일자리 수와 소매판매를 포함해 올해 초에 나온 일련의 강력한 경제 데이터가 힘을 잃고 주간 선행 지수 수준이 다시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경착륙 전망을 끝내기 위해서는 지표가 실제로 뚜렷하고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여야 하는데, 아직 미국 경제는 거기에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미국 경제는 소비자 지출이 계속 낮아지면서 지난해 4분기에 처음으로 예상보다 낮았다.

상무부의 판독치에 따르면, 경제 활동을 측정하는 인플레이션 조정 국내총생산은 2022년 마지막 3개월 동안 2.6%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경제학자들이 예상한 2.7%보다 0.1%포인트 낮은 수치였다.

상무부는 이전에 성장률을 처음에 2.9%로 추정했다가 지난달 2.7%로 수정한 바 있었다. 소비자 지출도 감소 추세를 보이며 2.1%에서 1.4%로 감소했으며 다시 최종적으로 1%로 떨어졌다.

지난 분기의 2.6% 성장은 연율 3.2% 성장보다 둔화된 것이었다. 소비지출 둔화 외에 수출 감소, 비주거용 고정투자, 주·지방정부 지출 등이 성장률 후퇴에 작용했다.

PCE 가격 지수로 알려진 개인 지출에 대해 지불된 가격을 측정하는 지수는 3.7%로 안정적 수준을 유지했다.

2022년은 미국의 경제가 코로나로부터 회복됨에 따라 전환의 해가 되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통계를 앞세워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으며, 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지난 연말 선거에서 지지를 호소한 바 있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미국 경제학자인 오렌 클라치킨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외출하고 쇼핑하고 소비하고 여행하고 있었다”며 “이러한 요인들이 작년 경제를 상당히 견고하게 성장시켰다”고 말했다.

지출은 또한 비즈니스 투자를 증가시키는 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이제 그 추세가 하향하고 있다. 2023년은 작년과 매우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엄격한 대출 조건, 높은 인플레이션, 연준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2022년만큼 올해 확장이 강할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실제로 전망치가 내려가고 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GDP 현재 추정치는 1분기에 3.2%이지만,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올해 1분기 미국 GDP 성장률을 2.5%로 더 낮게 보고 있으며, 하반기에 완만한 침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은행업계를 휘젓던 실리콘밸리은행이 파산한 이후 골드만삭스는 2023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2%로 0.3%포인트 낮췄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