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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들, 일본 부동산 땅값만 급격히 올려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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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들, 일본 부동산 땅값만 급격히 올려놨다

15년만에 가장 빠른 상승폭…글로벌 증시 침체로 투자 보류 증가

엔화 약세로 일본 부동산에 몰려든 외국인들이 급격히 빠져 나가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
엔화 약세로 일본 부동산에 몰려든 외국인들이 급격히 빠져 나가고 있다.
국제 투자자들의 자금이 일본 부동산 가치의 급격한 상승을 부채질하는 데 도움이 되었지만, 최근 금융 시장의 스트레스 속에서 자금 유입이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23일 일본 땅값이 15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뛰었다고 발표했다. 도쿄, 나고야, 오사카의 상업용 부동산은 올해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부동산 서비스 그룹 CBRE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엔화 약세의 도움을 받은 국제 투자자들은 2022년 일본 부동산에 약 1조 3500억 엔(약 13조 2100억 원)을 지출했는데, 이는 1년 전보다 12%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4분기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42% 급감했다. 미국 투자 펀드의 한 일본인 매니저는 구매자들이 도쿄 부동산을 즉시 사들이던 이전의 상황과는 극적으로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회사에서 열리는 글로벌 미팅에서 사람들에게 일본에서 부동산을 살 수 있다고 설득해야 하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라고 밝혔다.

일본 부동산에 대한 투자 욕구가 강하거나 중간 정도라고 평가한 외국인 투자자의 비율은 미쓰비시 신탁은행이 지난 1월 조사에서 48%로 나타나 2013년 이후 처음으로 50%를 밑돌았다.

독일 자산운용사 DWS 그룹의 코이치로 오부는 "분모효과가 특히 서구인들 사이에서 부동산 투자에 제약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분모효과는 특정 자산 분류가 과체중이 될 때 포트폴리오에서 작용하여 추가 투자를 보류하거나 해당 자산 분류의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함으로써 재조정을 촉진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글로벌 증시가 침체를 겪으면서 주가가 반등하지 못하자 투자자들은 부동산 투자를 기피할 수밖에 없었다.

시장 참가자들은 또한 세계 경제 침체의 위험에 대해 긴장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은행의 붕괴는 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이 이미 금융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은행들이 자금조달을 강화할 경우 예상보다 경기가 약화돼 부동산 수요가 잠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NLI 연구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부동산 업계 응답자의 82%는 도쿄의 부동산 가치가 2023년까지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에 의한 후퇴는 토지 가치가 더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약화시킬 것이다.

하지만 일본 부동산은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투자로 남아 있다. DWS에 따르면 지난해 말 도쿄사무소의 경우 임대수익과 장기금리의 투자수익률 차이가 2포인트를 넘어섰다.

그러나 이것은 일본은행이 장기 수익률을 억제하는 정책을 채택한데 따른 결과다. 다음 달 일본 은행 총재로 취임하는 우에다 가즈오는 수익률 곡선 통제의 부작용에 손을 댈 예정이다. 국제 투자자들은 일본 은행의 잠재적인 정책 변화를 설명할 필요성에 직면해 있다.


이수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