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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가격인하 전쟁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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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가격인하 전쟁 '딜레마'

가격 인하 기대감에 소비 미루고 이익은 감소 전망

테슬라 전기차 모델 '모델 3'.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전기차 모델 '모델 3'. 사진=로이터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의 가격 전쟁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이익 창출 능력을 한층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닛케이아시아가 2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신용평가사 피치레이팅스의 애널리스트는 “중국 자동차 시장의 가격 전쟁은 2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며 2023년에 전체 자동차 가치사슬의 이익 창출 능력을 강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노무라의 애널리스트는 “가격 대폭 인하는 자동차 판매 침체와 재고 정리를 서두른 결과”라며 “새로운 가스배출 기준은 7월부터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가격 전쟁은 몇 달 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상하이자동차그룹과 폭스바겐의 합작사인 상치폭스바겐은 4월 30일까지 전체 자동차 모델에 1만5000위안(약 284만9250원)~5만 위안(약 949만7500원)의 할인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상하이자동차와의 합작사 외에 폭스바겐이 중국 제일자동차와의 합작사 이치폭스바겐도 신형 타벤더 혹은 탈라곤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트레이드인 프로그램을 출시했다.

가격 인하 뿐만 아니라 리샹, 립모터와 링커 등 스타트업들도 3월 말이나 4월 말 이전에 구매하는 신차에 가격을 인하하지 않겠다는 보증서를 제공했다. 해당 보증서에 따르면 신차를 구매한 뒤 90일 내에 차량 가격이 인하된 경우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차액을 환불한다.

대부분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이런 판촉 이벤트는 기간 한정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피치레이팅스의 애널리스트는 “중국 소비자들은 가격 인하 폭을 확대할 기대감을 품고 차량 구매를 미룰 것”이라고 주장했다.

립모터의 한 직원은 “고객 수는 증가했지만, 일부 고객들은 가격 인하 폭이 커질 가능성 때문에 아직 차량을 구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 전기차 거물 테슬라는 올해 초 일부 전기차 모델의 판매가격을 대폭 인하하며 가격 전쟁의 서막을 열었다.

테슬라에 이어 샤오펑과 비야디 등 국내·외 전기차 제조업체들도 가격 전쟁에 합류했다.

핑안증권의 애널리스트는 “가격 전쟁은 경쟁력이 약한 자동차 제조업체, 특히 합작사들을 탈락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스즈키와 아큐라 등 해외 자동차 브랜드들은 중국 시장에서 사업을 철수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는 “중국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자동차 브랜드들에게 가격을 대폭 인하하는 것이 신형 자동차의 정가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자동차 구매세 감면 정책이 지난해 말 만료된 이후 자동차 판매량이 대폭 감소했다.

지난해 하반기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4% 늘어났지만, 올해 1~2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8% 떨어졌다.

중국 당국은 자동차 판매량을 늘리고 경제 성장을 회복시키기 위해 자동차 구매세 감면 정책을 다시 연장할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양지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vxqha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