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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교세라, 세계 최초 '반고체 배터리' 양산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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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교세라, 세계 최초 '반고체 배터리' 양산 돌입

일본 기업 교세라가 반고체 배터리 양산에 나섰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기업 교세라가 반고체 배터리 양산에 나섰다. 사진=로이터
교세라, 가이시(日本碍子·NGK Insulators)와 같은 일본 기업들을 중심으로 반고체 배터리 양산에 돌입했다.

27일(현지시간)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일본 기업 교세라는 세계 최초로 반고체 배터리 대량 생산에 나섰다. 교세라는 가정용 에너지 저장 시스템 2만 대에 해당하는 연간 200메가와트시를 생산할 수 있다.
교세라 에너지 솔루션 사업부의 토나리 히데미치는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40% 감소했고 수명도 기존 배터리보다 길어졌다"고 말했다.

배터리 용량은 140Wh/㎏로 리튬이온 배터리의 60%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반고체 배터리는 안전성 측면에서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경쟁력이 있다.

최근 전기 자동차 화재 사건이 잇따르면서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새로운 배터리 개발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반복해서 사용하면 성능이 저하된다. 또한 배터리가 제대로 냉각되지 않을 경우 화재의 위험도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수 있는 배터리로 선호되고 있다.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고 충전 속도도 빠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고체 배터리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따라서 최근에는 젤, 점토, 수지 전해질을 사용하는 반고체 배터리가 리튬이온 배터리의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반고체 매질은 배터리가 가열되더라도 화재 발생 가능성을 줄여준다.
교세라는 빠르면 2025년에 더 높은 용량의 새로운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라인의 일부는 반고체 배터리용으로 용도 변경이 가능하다. 특정 공정을 생략할 수 있어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

교세라는 미국 배터리 생산업체인 24M 테크놀로지(24M Technologies)의 기술을 사용해 반고체 배터리를 생산한다. 교세라는 2022 회계연도에 0.2기가와트시 분량의 배터리를 생산했으며, 2026년 회계연도에는 80.5기가와트시로 늘릴 계획이다.

2024년에 유럽연합(EU)는 자동차 제조업체가 생산 및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개하도록 의무화할 예정이다. 2027년 EU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높은 배터리의 시장 진입을 제한할 계획이다.

즉 친환경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탄소발자국이 큰 대용량 배터리는 수요가 위축될 수 밖에 없다. 미국과 일본 역시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일본의 스타트업인 배터리 이노베이션 허브(Battery Innovation Hub, BIH)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수명이 두 배나 긴 반고체 배터리를 개발했다. 이 배터리는 반복 충전 후에도 무결성을 유지하는 젤을 사용한다. 제조부터 폐기까지 탄소 발자국과 조달 비용이 사실상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하세가와 기이치 BIH회장은 반고체 배터리가 화재나 누출 위험이 적다고 말했다. BIH는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스마트폰용 배터리를 출시하고 2027년에는 전기차와 드론으로 적용 분야를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일본 가이시 기업은 세라믹 전극을 사용해 스마트 기기용 반고체 배터리인 에너세라(EnerCera)를 개발했다. 에너세라는 일반적인 리튬이온 배터리의 세 배인 9000회 재충전이 가능하다. 현재 야마나시현에서 에너세라 배터리 대량생산이 시작됐다.

24M의 라이선스를 보유한 룩셈부르크의 프레이르 배터리(Freyr Battery)는 노르웨이 북부에 17억 달러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시험 생산은 오는 3월에 시작될 예정이다.

프레이르 배터리는 2030년까지 연간 생산량을 200GWh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미국과 핀란드에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반고체 배터리에 대한 기대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광범위한 사용에는 여전히 장애물이 남아있다. 한 가지 예로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교세라의 반고체 배터리 제품 용량은 제한되어 있다.

전기 자동차와 같은 대용량 배터리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기업들은 대용량 고체 배터리가 널리 보급되기 전에 반고체 기술을 개발해 고객 확보에 나서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