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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전자업체들, 멕시코로 공급망 확대 '착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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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전자업체들, 멕시코로 공급망 확대 '착착'

폭스콘·페가트론·콴타컴퓨터·컴팔전자 등 이전 러시
미국 전기차 정책·고객 요청 등 멕시코 투자 가속화

폭스콘 타이페이 사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폭스콘 타이페이 사옥. 사진=로이터
대만의 기술 공급업체들은 북미에서 생산될 전기 자동차 및 서버에 대한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멕시코에서 생산 능력을 늘리고 있다.

애플 아이폰 조립업체인 폭스콘(Foxconn)과 다른 업체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 정책의 변화와 고객의 요청에 대한 응답으로, 공급망의 일부를 동양에서 서양으로 점진적으로 이동하고 있다.
폭스콘은 최근 멕시코에 본사를 설립해 자회사 및 비즈니스 그룹의 관리를 중앙 집중화하고 리소스를 극대화하여 북미 시장에서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글과 아마존의 AWS(Amazon Web Services)도 고객사로 삼고 있는 폭스콘은 최근 스마트폰 시장 둔화 속에서 전기차를 차기 성장 동력으로 우선시해왔다. 미국 EV 스타트업 로드스타운(Lordstown), 피스커(Fisker) 및 인디EV(INDI EV)는 폭스콘의 자동차 고객 중 하나이다.

소식통은 닛케이 아시아에 "폭스콘은 멕시코에서 새로운 EV 고객을 확보했다. 멕시코는 올해 회사의 전략적 투자를 위한 핵심 지역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폭스콘은 북미의 EV 고객을 위해 오하이오, 위스콘신 및 멕시코의 세 가지 현지 제조 옵션을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이폰 조립업체 페가트론(Pegatron), 맥북(MacBook) 제조업체 콴타 컴퓨터(Quanta Computer), 아이패드(iPad) 공급업체 컴팔 일렉트로닉스(Compal Electronics), HP 및 델(Dell)의 노트북 제조업체 인벤텍(Inventec)을 포함한 대만의 전자업체들도 올해 멕시코에서 제조 입지를 확장할 계획이다.

이들 회사는 서버 및 데이터 센터 생산의 핵심 업체이며 폭스콘과 마찬가지로 최근 몇 년 동안 호황을 누리고 있는 EV 산업의 수요를 포착하기 위해 더 많은 리소스를 할당했다.
멕시코에 자원을 할당하려는 그들의 움직임은 공급망 다각화의 새로운 추세를 나타낸다. 공급업체는 2018년 美‧中 기술 전쟁이 시작될 때 서버, 라우터, 게임 콘솔과 같은 제품의 생산 능력을 중국에서 대만 및 동남아시아로 이전하기 시작했다. 이제 공급망 이동이 동양에서 서양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대만과 말레이시아에서 생산 능력을 확장했지만 고객은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들은 이제 북미 시장에 더 가까이 가고 싶어한다"라고 모 공급업체 수석 공급망 임원은 전한다.

제이슨 쳉(Jason Cheng) 부회장에 따르면 테슬라와 GM(제너럴 모터스)에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페가트론은 다각화에 대한 고객의 요구가 증가하고 최종 시장에 더 가까워지기 위해 올해 멕시코와 동남아시아에 3억~3억5000만 달러의 자본 지출을 배정했다고 한다.

컴팔 사장 마틴 웡(Martin Wong)은 그의 회사가 자동차 전장 사업을 위해 멕시코 시설의 생산 능력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콴타는 멕시코에서 자동차 전자 컴퓨팅 시스템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춘 더 많은 엔지니어를 고용하고 있다.

HP와 델(Dell) 공급업체의 한 선임 소식통은 "우리는 서버와 노트북 조립을 위해 멕시코에 새 제조 단지를 건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지난 몇 년 동안 대만과 말레이시아에서 생산 능력을 확장했지만 고객들은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말한다. 그들은 이제 북미 시장에 더 가까워지기를 원한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기술 공급업체 관리자는 "수십 년 된 멕시코 공장이 최근 매우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CEO는 지난주에 멕시코에서 대만으로 돌아왔다. 우리는 그곳에 공장이 있는지에 대해 끝없는 문의를 받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멕시코에 대한 기술 공급업체의 투자 가속화는 그러한 움직임에 대한 정치적 압박 속에서 이루어진다. 지난해 8월 발효된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자국내 제조업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세금 공제 자격을 얻기 위해 북미에서 전기 자동차 조립과 같은 현지 생산에 대한 요구 사항을 제시한다.

그리고 미국 상무부는 작년 공급망 검토 보고서에서 정보 보안에 영향을 미치는 제품인 서버, 데이터 센터 및 네트워킹 장비의 제조가 여전히 아시아에 집중되어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공급망 보안에 대한 위험이라고 설명했다.

대만경제연구소(TIER)의 공급망 애널리스트 치우 시팡(Chiu Shih-fang)은 멕시코가 기술 공급업체들에게 상대적으로 친숙한 투자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멕시코는 수십 년 동안 가전제품과 컴퓨터 제조시설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치우는 "기술 공급업체가 멕시코에 자원을 투입하는 징후가 있었지만 최근 몇 달 동안 특히 미국 IRA 통과 이후 추세가 더욱 분명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정책이 이러한 변화의 원동력이며, 이는 서버뿐만 아니라 전기 자동차에 대한 현지 생산수요가 주도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세업 글로벌이코노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