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 시간) 인플레이션이 소비력을 잠식하며 내년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그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경제를 탈선시키고, 가벼운 또는 강한 경기침체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위축 우려가 제기되면서 유가는 크게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3.5%(2.68달러) 떨어진 74.25달러에,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2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4%(3.33달러) 급락한 79.35달러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자 인력을 줄이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전체 인력 중 1600명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인터넷매체 버즈피드는 180명의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금융권과 언론계뿐 아니라 빅테크와 부동산 업계 등 최근 다양한 업계에서 해고 계획을 발표했다.
반면 연준이 예상보다 더 오래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의견도 커지고 있다.
지난 주 미국의 11월 고용보고서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미국의 경제 상황이 예상보다는 나쁘지 않아 연준이 긴축 기조를 장기간 유지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 보고서 발표 이후 미국 증시는 이틀 연속 하락했다. 이날 S&P500 지수도 전장 대비 1.44% 하락하며 주요 지지선인 4,000선 이하로 내려갔다. 골드만삭스 수석 전략가인 얀 하치우스는 연준이 최소 2024년 까지는 금리인하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경기침체도, 길어지는 금리인상도 한국 경제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코스피는 한달 만에 2400 밑에서 개장했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1367억원을 매도하며 연일 매도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앞서 지난 2일 4060억 원, 5일 2936억 원, 6일 957억 원 등을 순매도하면서 매도세로 전환했다.
진정세를 보였던 원·달러 환율도 다시 오를 기미를 보이고 있다. 달러화 강세, 위험자산 회피 심리도 원화 약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반복되는 환율 급등락에 재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내년 사업계획을 수립하기 어렵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특히 하루 환율 변동폭이 10~20원가량까지 큰 탓에 기업 입장에선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환율 하락으로 일부 원재료 부담이 경감될 수 있지만 그 이상으로 불확실성 증가로 인한 피해가 크다는 입장이다. 최근 원재료 값 급등은 공급망 혼란의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환율이 하락한다 해도 공급망 문제가 여전해 원재료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불확실 성만 커진다는 뜻이다. 오히려 향후 환율이 다시 급등세로 전환될 경우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 환율이 안정되지 않고 이대로 급락하거나 다시 급등세로 바뀔 경우 더 큰 혼란과 타격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 대기업들은 해외 수출 비중이 높아 환율이 매우 중요하다. 현대차와 기아는 국내 생산량의 북미 수출 비중이 각각 60%와 30% 수준에 달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도 해외 수출비중이 97%다.
한국 수출 기업들은 대부분이 달러화 결제를 하고 있어 달러 환율에 실적 영향을 많이 받는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환율 급등락이 심각해 경영에 큰 리스크로 지목되고 있다"며 "내년 경영계획에 큰 리스크로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