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시진핑은 기술관료를 대거 승진하고 전진 배치했다. 시진핑은 기술이 주도하는 국가안보 확보와 국내외 정책 과제 해결책으로 이들을 발탁했다.
승진한 기술관료들 중에는 미국과 기술경쟁이 가장 치열한 항공우주 기술, 반도체, 환경과학 및 생명공학을 전공한 전문가도 있다.
현재 당의 신장 부대장인 마싱루이는 정치국으로 승격되기 전에 중국 우주 프로그램의 최고 사령관이었다. 그는 광동성에서 승진했다. 중국 우주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던 저장성 당 서기 위안자쥔은 정치국 위원에 승격되었다.
마싱루이와 위안자쥔은 중국의 우주 프로그램에 소속되어 있어 때때로 ‘항공우주 파벌’ 구성원으로 묘사된다. 브루킹스 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20대 중앙위원회의 약 20석은 항공우주 기술에 대한 배경 지식을 가지고 있다.
칭화대에서 산업물리학과 원자력안전을 전공한 리강지에는 환경과학 분야에서 일했으며 새로운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했다. 리는 또한 1991년에서 1993년 프랑스에서 잠시 공부했다. 푸젠성 전 당 서기이자 현재 베이징 당 서기인 이엔리는 공중보건 교육을 받았으며 구소련과 미국에서 교육을 받았다.
주요 군사 및 과학프로젝트에 대한 배려도 있었다. 쓰촨(四川)성 황치앙이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청두 J-20 스텔스 전투기 설계에 참여했다.
그러나 2007년 후진타오 치하에서 기술관료의 비율은 31.3%로 떨어졌고, 19차 당 대회에서는 시진핑 치하에서 17.6%로 더 떨어졌다.
1997년 이후 기술관료의 부활은 인공 지능, 기계 학습 및 반도체를 포함한 차세대 기술을 놓고 지난 2년 동안 더욱 심화된 미중 기술전쟁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임을 암시한다.
이미 미국은 ‘칩 및 과학법’과 ‘반도체 수출 통제’를 취한 바 있다. 중국은 미국 견제에 본격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기술관료 중용으로 대응한 것이다.
기술관료를 중용한 또 다른 배경은 시진핑의 당 장악에 더 효과적일 것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기술관료들은 정치적 파벌에 덜 얽매이고 더 많은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덜 부패한 특징이 있다.
일반적으로 기술관료들은 아주 현실적이다. 기술을 이해하고 목표 지향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어 시진핑에게 성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
결론적으로 시진핑이 기술관료를 대거 승진한 것은 두 가지 목적이 있다. 첫째, 기술관료 우대는 중국이 기초 기술에서 미국과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둘째, 새로운 세대의 기술관료들은 시진핑 권위에 도전할 정치적 힘을 가지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과학 및 기술 배경을 가진 새로운 정치국 위원들은 2027년에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입성하기 위해 혹독하게 경쟁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의 최종 경쟁력은 시진핑이 제시한 과학 혁신 목표를 누가 더 잘 달성했느냐에 있다.
따라서, 시진핑의 기술관료 중용은 향후 5년은 일사분란한 중국 공산당과 자율과 창의를 중시하는 미국과 다음 세계를 놓고 기술혁신, 생산성 향상을 향한 대결이 더 가속화될 것임을 암시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