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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글로벌 ‘주4일제’ 실험, 기업·근로자 모두 '대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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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글로벌 ‘주4일제’ 실험, 기업·근로자 모두 '대만족'

‘포데이위크글로벌(4 Day Week Global)’이 최근 펴낸 주4일 근무제 실험 보고서. 사진=포데이위크글로벌이미지 확대보기
‘포데이위크글로벌(4 Day Week Global)’이 최근 펴낸 주4일 근무제 실험 보고서. 사진=포데이위크글로벌

현행 주5일 근무제를 주4일 근무제로 개선하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지난 6월부터 세계적으로 진행된 시범 프로젝트가 매우 희망적인 결론을 얻고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주4일 근무제 도입의 타당성을 실증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국제 파일럿 프로그램 ‘포데이위크글로벌(4 Day Week Global)’ 주관으로 지난 6월 미국과 아일랜드 소재 기업들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실시된 주4일 근무제가 당초 계획대로 6개월간의 실험을 마치고 최근 마무리됐다.

북미 지역과 영국, 호주, 뉴질랜드, 이스라엘 등에서 실험이 이뤄진 가운데 포데이위크글로벌이 이에 참여한 미국과 아일랜드 기업 33곳과 이들 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 90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지난 6개월간 진행된 주4일제 실험의 성적표를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밝혔다.

이번 보고서의 결론은 다시 주5일제로 돌아가겠다는 기업이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들 기업에 속한 근로자의 97%는 회사가 주4일제를 이어가기를 바라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

주4일제의 도입 필요성에 대해 실험에 참여한 기업이나 종사자들이 모두 압도적으로 공감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뜻이다.

포춘 “‘TGIF 시대’ 가고 ‘TGIT 시대’ 열릴 가능성 예고”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이 보고서의 결론에 대해 “이번 실험에 참여한 기업과 직장인들은 주5일제로 돌아갈 뜻이 사실상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라면서 “TGIF 시대가 저물고 TGIT 시대가 열릴 가능성을 예고하는 사건”이라고 전했다.

TGIF는 ‘Thank God it's Friday’의 준말로 현행 주5일 근무제 아래에서 주말 연휴가 시작되는 금요일을 반갑게 일컫는 영어식 표현으로, 향후 주4일제가 널리 확산되면 '금요일'이 '목요일'로 바뀌어 'Thank God it's Thursday(TGIT)'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것이라는 예측인 셈이다.

이는 포데이위크글로벌 보고서의 결론이 그만큼 분명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실험에 참여한 기업들과 종사자들이 밝힌 의견에 따르면 이번 실험은 거의 모든 측면에서 완전히 성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포데이위크글로벌의 설문에 참여한 33개 기업 중 27개 기업이 응답했는데 이들 가운데 주5일제로 복귀할 계획이라고 밝힌 곳은 한 군데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8개 기업은 주4일 근무제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했고, 7개 기업은 주4일제 근무를 전제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두 곳은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 두 기업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마저 지켜볼 문제지만, 압도적인 대다수는 주4일 근무제로 확실히 방향을 틀었다는 뜻이다.

주4일 근무제 실험의 결론은 사용자와 근로자 모두 ‘윈윈’


포데이위크글로벌이 진행한 실험은 급여는 줄이지 않으면서 근무시간만 주5일에서 주4일로 줄이는 것을 전제로 이뤄졌기 때문에 급여를 유지한 채 근무시간만 줄이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상당했다.

그러나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이 이처럼 주4일제 도입에 매우 긍정적인 태도를 취하게 된 것은 그만큼 주4일 근무제의 장점을 크게 느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확인된 장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만 추리면 주4일제 실험에 참여한 기업들의 매출이 실험 참여 이전과 비교해 평균 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결근율은 감소했으며, 퇴사율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기업 입장에서 주4일 근무제 도입으로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얘기다. 근로자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설문에 참여한 근로자의 무려 97%가 주4일 근무제가 계속되기를 희망한 가운데 업무 실적이 개선됐고, 과도한 업무로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무기력증에 걸리는 번아웃 문제도 줄어들었으며, 직장과 개인 생활의 균형을 찾는 일도 가능해졌다는 것. 다만 16%는 근무시간이 줄어들면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늘었다고 밝혔다.

주4일 근무에도 업무 부담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3분의 1은 업무 부담이 늘었다고 밝혔지만 또 다른 3분의 1은 오히려 줄었다고 밝혔고, 나머지 3분의 1은 큰 변화가 없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설문조사에서 ‘돈을 더 준다면 기존의 주5일제를 선택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2%가 최대 50%까지 급여가 인상된다면 고려해 보겠다, 28%가 최대 25%까지 올려준다면 생각해 보겠다, 13%가 50% 이상 인상되면 용의가 있다고 밝혀 상당한 수준의 처우 개선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면 주4일 근무제를 선호하는 경향이 이번 실험에 참여한 직장인들 사이에서 확인됐다.

이번 실험에 참여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킥스타터의 존 리런드 최고전략책임자(CSO)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사용자와 근로자 모두에게 좋은, 서로 윈윈하는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하루 늘어난 휴무, 어떻게 활용했나


보고서는 이번 실험에 참여한 직장인들이 하루 더 늘어난 쉬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했는지도 들여다봤다.

대부분은 여가 활동을 하거나 집안일을 보거나 아이를 돌보는 데 늘어난 휴식 시간을 주로 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녀를 둔 부부 직장인의 경우 주4일 근무하는 기간 동안 자녀 양육에 들인 시간이 종전의 45%에서 25%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CNN은 “70개 기업과 종사자 3300명이 참여한 가운데 이뤄진 영국의 실험 결과는 내년 2월 나올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