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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폭락…日 노동시장 외국인 근로자 유입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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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폭락…日 노동시장 외국인 근로자 유입 '악영향'

도쿄 중심가 거리를 바쁘게 오가는 직장인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쿄 중심가 거리를 바쁘게 오가는 직장인들. 사진=로이터
최근 수십년 이래 최저로 추락하는 엔화 약세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일본을 더 이상 가고 싶지 않은 나라로 만들고 있다. 이는 공장, 농장, 요양원을 계속 운영할 더 많은 사람이 절실히 필요한 고령화 경제에 대한 걱정스러운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야후 파이낸스 등 외신이 10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낮은 이민율을 기록했던 일본 정부는 인구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최근 몇 년간 해외 노동자들에게 점차 문을 열어주고 있다. 그 결과 베트남이 농업과 제조업에서 정보기술(IT)에 이르기까지 외국인 노동자의 최대 수입국이 되는 등 해외 노동자는 2019년까지 불과 10여 년 만에 3배 증가한 170만 명 안팎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입국자 수는 감소했으며, 현재 국경이 개방된 상태에서도 그 속도가 빨라질지는 불확실하다. 이에 더해 일본 엔화는 지난달 달러 대비 3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베트남 화폐 동을 포함한 다양한 아시아 통화들에 대해서도 가치가 하락했다.

"일본 유학생이나 노동자들은 이제 예전 월급으로 살 수 있는 물건들이 25%나 낮아져 일본으로 갈 이유가 사라졌다고 생각한다"라고 베트남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쩐트롱다이는 말했다. 이 29세의 엔지니어는 내년에 일본 이주 계획을 여전히 갖고 있지만, 현재 그가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적은 돈을 저축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T 서비스 제공업체인 FPT 재팬의 팸 덕 맨 채용 및 인사 담당자는 하반기 일본 내 베트남 출신 채용 지원자 수가 약 40%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여기에는 환율 탓도 일부 있다고 말했다.

그 회사는 베트남 통화 대비 지난 2년간 엔화가 22%나 폭락했던 상황을 타개하고, 연간 200명 안팎의 기술자 채용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현금 보조금과 어학과정 장학금 등 특별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저숙련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하노이에 본사를 둔 배치업체 라콜리의 채용 담당자인 응우옌반몽(27)은 식품가공·건설과 같은 분야에서 보통 40개 내외 일본 기업에 연간 약 300명의 베트남 근로자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엔저가 사람들의 생각에 "상당히 영향을 미쳐" 지원자가 30% 감소하는 것을 보고 있다.

이 같은 하락세는 수십년 만의 엔화 가치 하락과 에너지·식료품 가격 급등을 부채질한 일본의 초완화 통화정책의 부작용 중 하나다.

한국, 대만 등 인근 국가가 이미 향후 10년 이내에 1인당 국내총생산(GDP)에서 일본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외국인 노동자들의 이탈은 저성장과 임금 정체에 시달리는 일본 경제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출산율 하락은 또한 일본이 이제 노동력 확보 경쟁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의미이다"라고 스즈키 에리코 고쿠시칸대 이민전문교수가 말했다.
"과거에 허락만 받으면, 일본에 오는 것을 기뻐하던 시절은 갔다. 지난 몇 년간의 논쟁은 어떻게 하면 외국인들이 선택하는 나라가 될 것인가에 관한 것이었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지난 2월 일본개발은행과 가치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일본은 2030년까지 외국인 노동력을 420만 명으로 두 배 이상 늘려야 하고, 2040년에는 630만 명을 돌파해야 연간 1.24%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

일본 국립인구사회보장연구소는 일본 자체 생산가능인구가 2020년 7400만 명에서 2040년 6000만 명 미만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베트남·미얀마 등에서 근로자를 모집하는 오사카 소재 윌텍의 오시마 히데유키 사업개발 총괄은 "일본에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사람을 구하기가 어려워서 외국인 노동자에게 의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용조사 회사인 데이코쿠 데이터뱅크(Teikoku Databank)에 따르면, 9월 조사에서 2만6000개의 회사 중 절반이 코로나 이전 수준에 가까운 직원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산업을 재개하려면 호텔과 숙박업에서 60% 이상이 일손이 부족하다고 보고되었다.

일본과 베트남 사이에 예년에 근로자 수가 급증한 이유 중 하나로 양국 간 문화적 친화성을 꼽고 있지만, 이제 일부 일본 채용 담당자들은 잠재적으로 부족한 인력을 충당하기 위해 다른 시장을 찾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와 인도의 많은 젊은 인구층이 주요 대상 목표가 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엔화 약세다. 최근 몇 달 동안 인도네시아의 루피아, 인도의 루피에 대해서도 하락했고, 일본 기업들은 해외 인재 영입에 열을 올리는 한국·미국과의 경쟁에 직면하고 있다. 심지어 태국도 고숙련 해외 전문인력 영입 경쟁 대열에 뛰어들고 있다.

인도네시아 중부 자바주에 사는 레사 에코 율리얀토는 내년에 일본의 카메라 공장에서 기계 오퍼레이터로 일할 예정이지만, 일본 생활비를 어떻게 줄여야 할지 벌써부터 고민이라고 한다.

24세의 율리얀토는 "환율은 확실히 고려 사항"이라며 이전 일본 근무 때처럼 매달 하던 국내 송금을 이제 4, 5개월에 한 번밖에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일본에 갈 계획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곧 닥쳐올 세계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 때문에 일본에서의 고용 안정성이 자국보다 더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본·베트남 친선도모협회 회장인 요시미즈 지호는 일본은 여전히 고국에서 일자리 전망이 거의 없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이라고 말한다. 이 단체는 일본에 입국하는 젊은 근로자에게 인턴십 프로그램을 계속 제공하고, 저임금과 위험한 노동조건 등 노동착취 관행에 직면한 베트남 근로자들을 돕고 있다.

해외 입국 근로자들의 입국이 멈출 것이라는 말이 종종 들리지만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베트남 시골 출신 고졸 근로자들은 여전히 현지 농장보다 일본에서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베트남 노동장관은 엔화 약세에 따른 자국 근로자들의 생활비, 각종 수수료 부담 문제에 대한 우려의 표시로 일본 내 베트남 근로자들의 세금 감면을 지난 9월 요청했다고 베트남익스프레스지가 전했다. 한편 기업들은 임금 인상을 꺼리는 주요 이유인 수입 물가 및 연료비 인상으로 고심하고 있다.

주로 자동차 수리업체에 연간 50명 안팎의 노동자를 제공하는 것을 지원하는 일본·베트남 경제포럼의 쓰카다 야스히사 전무는 "엔화가 싸기 때문에 급여를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일본 근로자들에게 주지 않는 특별수당을 주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명예기자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