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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美, '욜로경제' 사라지고 '관망경제'가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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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美, '욜로경제' 사라지고 '관망경제'가 대세

주택 구입, 이사, 전직, 자동차 구매, 결혼, 출산 등 모든 것 뒤로 미루고 관망 자세

미국에서 한때  유행했던 '욜로'  경제가 사라지고 있다. 사진=포린 폴리시 인 포커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에서 한때 유행했던 '욜로' 경제가 사라지고 있다. 사진=포린 폴리시 인 포커스
미국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기 이전에 젊은 층에서 한때 유행했던 ‘욜로(You Only Live Once) 경제’가 사라지고, ‘관망(wait and see) 경제’가 대세로 등장했다. 욜로는 현재 자기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태도를 이르는 말이다. 욜로족은 ‘인생은 한 번뿐’이라는 인식에 따라 현재 자기 행복을 가장 중시하소비 행태를 보인다. 욜로족은 대체로 내 집 마련이나 노후 준비보다 지금 현재의 삶의 질을 높이는 취미생활, 자기 계발 등에 더 많이 투자하는 특징을 보인다.

미국에서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 고금리, 고물가 사태가 계속되고 있고, 주거비가 폭등했다. 당장 현재와 미래가 불안한 미국인에게 ‘욜로’는 사치이다. 그런 미국인들이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모두 미루면서 ‘관망’하는 태도를 보인다고 경제 전문지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젊은 미국인들이 주택 매매, 이사, 전직, 자동차 구매, 결혼, 출산 등 중요한 결정을 모두 미루면서 웅크리고 있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부동산 관리 소프트웨어 기업인 ‘리얼 페이지’에 따르면 올해 7월부터 9월 사이에 아파트 입주 수요가 3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이 기간에 아파트 입주 희망자보다 아파트 임대를 중단한 사람이 더 많았다. 이는 주거비를 줄이려고, 부모 집이나 공유 주택 등으로 옮기는 사람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라고 이 업체가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급등하면서 젊은 층의 주택 구매도 급감했다. 5일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 지난주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신청 건수가 전주 대비 14.2%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주 대비 17.9% 감소했던 2020년 8월 4일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MBA가 발표하는 30년 모기지 금리는 6.75%로 전주(6.52%)보다 상승했다.
이사 건수도 급감하고 있다. 지난해 1년 사이에 미국인 중에서 거주지가 바뀐 사람의 비율은 8.4%로 나타났다. 이는 1948년 이후 최저치라고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지적했다.

미국의 출산율도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미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21년에 태어난 신생아가 366만여 명으로, 2020년 신생아보다 4만 6000명 늘었다. 한 여성이 평생 낳는 아이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도 지난해 1.66명으로 전년도 1.64명보다 약간 늘었다. 그렇지만 팬데믹 기간에 출산율이 대체로 크게 줄었다고 이 매체가 강조했다.

주택뿐 아니라 자동차와 같은 대형 소비재 매매도 줄어들고 있다. 자동차 할부금 이자가 올라 구매자가 급감하고 있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미국 은행의 2분기 예금이 직전 분기 대비 4년 만에 감소했다. 이 기간 예금 감소액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물가 상승으로 미국인이 저축을 찾아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자국 내 은행에 예치된 예금 액수가 2분기 말(6월 말) 19조 5630억 달러로 직전 분기(1분기 19조 9320억 달러)보다 약 3700억 달러(약 514조 원) 줄었다고 발표했다. 미국 은행 예금 액수가 직전 분기보다 줄어든 건 2018년 2분기 이후 4년 만이다.

팬데믹 당시에 유행했던 ‘대퇴직’(Great Resignation)도 주춤하고 있다. 미 노동부는 8월 미 기업들의 구인 건수가 전월보다 10% 급감한 1010만 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020년 4월 이후 2년 반 만에 최고 감소 기록이다. 8월 한 달 동안 110만 건의 구인 건수가 줄어든 것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에서 구인 건수가 올해 8월까지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자발적 퇴직자는 7월에 410만 명이었으나 8월에 420만 명으로 다시 약간 증가했다. 자발적 퇴직 비율은 7, 8월에 모두 2.8%로 집계됐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따르면 올해 7월 직장인의 전직 비율은 4.1%로 전년도 같은 기간의 5.9%에 비해 현저하게 줄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