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유엔(UN)이 각국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로 개발도상국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며 금리인상 자제를 요구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연례 보고서와 함께 발표한 성명에서 “과도한 긴축정책은 일부 국가에서 경기 침체와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엔은 이 보고서에서 “중앙은행들이 경기 침체를 일으키지 않고 금리를 인상해 물가를 낮출 수 있다는 믿음은 경솔한 도박”이라고 언급했다. 또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을 포함한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이 이미 민간 및 공공 부채 수준이 높은 신흥 경제국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개발도상국의 잠재적인 부채 위기에 대해 경고했다.
한국 시간 4일 아침에 끝난 뉴욕증시는 10월 첫 거래일을 맞아 국채금리가 하락세를 유지하면서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65.38포인트(2.66%) 상승한 29,490.89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92.81포인트(2.59%) 상승한 3,678.43으로, 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39.82포인트(2.27%) 뛴 10,815.44로 마감했다. 이날 다우지수의 상승률은 6월 24일 이후 최대이EK. S&P500지수의 상승률은 7월 27일 이후 최대다. 영국이 금융시장을 혼란으로 몰아넣었던 감세안을 전격 철회하면서 파운드화가 오르고 영국 국채금리도 하락했다. 그 영향으로 뉴욕증시에 랠리가 왔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13달러 수준으로 올랐다.
스위스계 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에 대한 재무 건전성 우려가 커졌 한때 뉴욕증시가 긴장했다. CS의 주가는 이날 유럽 시장에서 10% 이상 하락했으나 낙폭을 줄여 막판 1%가량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주식예탁증서(ADR)의 가격은 2% 이상 올랐다. 씨티가 올해 말 S&P500지수 전망치를 기존 4,200에서 4,000으로 하향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씨티는 S&P500의 내년 말 전망치는 3,900을 제시했다. 또한 내년 상반기 미국이 완만한 침체에 들어설 가능성을 60%로 예상했다.
S&P 글로벌이 발표한 9월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계절조정)는 52.0으로 집계됐다. 앞서 발표된 예비치인 51.8을 약간 웃돌았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하는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9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의 52.8에서 하락한 것으로 2020년 5월 이후 최저를 경신했다. 테슬라의 주가는 3분기 차량 인도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소식에 8% 이상 하락했다. 테슬라는 3분기에 34만3천830대의 차량을 인도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늘어난 수준이다. 그러나 뉴욕증시의 애널리스트 예상치인 37만1천대에는 못 미쳤다. 펠로톤의 주가는 회사가 힐튼 호텔에 자전거를 제공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7% 이상 올랐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11월에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58.2%를, 0.50%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41.8%를 기록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52포인트(4.81%) 하락한 30.10을 나타냈다.
코스피는 53.89포인트(2.50%) 오른 2,209.38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20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9월 27일(2,223.86) 이후 4거래일 만이다. 시가총액 상위권에서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반도체주 투자 심리 회복에 3.95% 오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앞서 미국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76% 상승했다. LG에너지솔루션(4.22%), SK하이닉스[000660](3.73%),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0.50%), LG화학[051910](3.54%), 현대차[005380](1.70%), 삼성SDI(1.83%), 기아[000270](1.25%) 등이 올랐다. 반면 네이버(-8.79%)는 북미 최대 패션 C2C 커뮤니티 '포쉬마크'를 인수한다는 소식에도 외국계 증권사들이 잇달아 목표 주가를 내린 영향으로 급락해 52주 신저가를 다시 경신했다. 네이버는 이날 포쉬마크의 주식 9천127만2천609주를 약 2조3천441억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씨티증권은 이날 네이버에 대해 투자 의견을 '매도'로 제시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32만8천원에서 17만원으로 하향했다. JP모건은 투자의견 '중립'에 목표주가를 27만원에서 22만원으로 낮췄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4.14포인트(3.59%) 오른 696.79에 마감해 700선 회복을 눈앞에 뒀다.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1.03%), 에코프로비엠[247540](4.88%), 엘앤에프(2.08%), HLB[028300](4.67%), 카카오게임즈[293490](2.81%), 펄어비스[263750](3.11%), 에코프로[086520](1.38%), 셀트리온제약[068760](1.25%), JYP엔터테인먼트(1.36%), 리노공업(7.87%) 등이 올랐다.
미국 달러화의 초강세에 아시아 각국이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를 떠올리며 불안해하고 있지만, 최소한 현재까지는 유사한 위기가 재연될 위험은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진단했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연초 대비 약 17% 떨어졌으며, 일본 엔화(-20%), 중국 위안화(-11%), 태국 바트화(-11%), 필리핀 페소(-13%) 등 다른 아시아 통화 가치도 대폭 하락한 상태다. 이러한 흐름은 1997년 이후 좀처럼 없었던 만큼 기업과 정책 당국자들에게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게 NYT 평가다. NYT는 "최근 아시아 통화의 약세는 25년 전 집단적 트라우마를 떠오르게 한다"면서 "당시 아시아 지역의 눈부신 성장에 대한 흥분이 하룻밤 사이에 악몽이 됐다"고 전했다. 1997년 당시 태국에서 시작된 외환위기가 한국과 인도네시아 등으로 번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연말까지 이들 국가의 금융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 1천억달러(약 142조원) 넘는 자금을 배정했다. 그 당시 외환위기 여파로 1998년 한국(-5.8%)을 비롯해 인도네시아(-13.7%), 태국(-9.7%) 등 아시아 각국은 혹독한 마이너스 성장을 겪어야 했다. 이를 계기로 아시아 각국은 경제 체질 개선에 나섰다. 최소한 현재까지는 대다수 이코노미스트와 시장 애널리스트들이 아시아 전역에서 유사한 위기가 확산할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